농협중앙회, 다주택자 주담대 생활안정자금 1억 제한
김병환 금융위원장 “실수요자 문제없도록 세밀히 관리”
전문가 “금융당국, 부동산 문제해결 의지 있는지 의문”
[메가경제=노규호 기자] 금융당국이 지난달 2금융권 가계대출이 3조원 가까이 폭증하자 상호금융권이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중심으로 대출규모가 증가하고 있다고 보고 리스크 관리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상호금융 각 중앙회는 자체적으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주요 시중은행들과 상호금융업권이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단지인 올림픽파크포레온 입주 예정자들을 대상으로 잔금대출에 나서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당국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 |
▲입주를 40여 일 앞둔 17일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의 모습. [사진= 연합뉴스] |
금융감독원은 지난 12일부터 농협중앙회를 상대로 가계대출 취급 점검에 들어갔다. 금융당국이 11일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통해 제2금융권 점검 계획을 밝힌 지 하루만이다.
이에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메가경제에 “금감원의 해당 점검이 갑자기 생긴 일정은 아니다”며 “가계부채 점검회의가 있기 전부터 농협은 다주택자 주담대 생활안정자금 한도를 1억원으로 제한하는 등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18일부터 진행하는 새마을금고 정부 합동감사에서도 가계대출 현황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새마을금고는 지난달에만 가계대출이 1조원 가량 폭증하면서 2금융권 ‘풍선효과’의 핵심으로 지목되고 있다.
13일 새마을금고중앙회에 따르면 14일부터 새마을금고의 둔촌주공 잔금대출만기 기간이 40년에서 30년으로 단축된다. 집단대출 대환도 한시적으로 중단한다. 타 기관 대출 경쟁 영업을 지양한다는 설명이다.
주택담보대출의 이자만 내는 거치기간은 한시적으로 미적용한다. 거치 기간 없이 즉시 분할상환을 시행한다.
실제로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인 올림픽파크포레온은 1만2000여 세대로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사업으로 불릴 만큼 워낙 대단지 아파트라 전체 가계대출 증가세에 미칠 파급이 세다는 평가를 받는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는 메가경제에 “그동안 금융당국에서 시중은행에 대한 가계대출 규제를 이어가면서 유일하게 40년 만기기간을 유지하게 됐던 것”이라며 “이에 대출 수요가 새마을금고로 몰리면서 만기기간을 30년으로 줄이게 됐다”고 알렸다.
한편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둔촌주공 입주 예정자들 사이에서 대출이 안돼 큰 난리가 나고 있다”는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큰 불편이 없도록 관리해 나가겠다”고 대답했다.
김 위원장은 “8월 중순부터 가계부채를 관리하면서 둔촌주공의 수요가 있을 것이라는 부분을 계속 알고 있었다”며 “상황을 계속 모니터링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해당 발언을 두고 무책임한 언사라고 비판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당국이 금융권에는 지속적으로 가계대출 억제를 주문하면서 건설·부동산 침체 우려에는 과도하게 반응하는 모습”이라며 “이런 식이면 실수요자든 다주택자든 주담대 ‘영끌’ 수요는 식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