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정국·경기침체'에 두 번 울고, 가격 인하 결정
[메가경제=정호 기자] 페르노리카코리아가 이달부터 치열해지는 주류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발렌타인·로얄샬루트 등 주력 제품의 편의점 판매가 인하에 나섰다. 하이볼 열풍에 힘입어 성장세를 기록한 위스키 시장은 최근 국내 정세 악화·경기 침체 등으로 소비 둔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유흥 시장마저 악화하고 있기에 페르노리카코리아의 고심이 더욱 깊어지는 모양새다.
페르노리카코리아가 가격을 인하한 제품은 발렌타인21년(700ml)·로얄샬루트21년(500ml)·로얄샬루트21년 몰트(700ml)다. 각각 평균 25만원, 30만원, 40만원으로 판매되던 제품들로 3.9%, 10.1%, 8.2% 대로 가격을 낮췄다. 지난해 12월 제품 가격 인하 결정에 따라 5개월 만에 가격을 내렸다. 이 배경에는 악화한 업황이 이유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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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트 매대에서 판매되는 위스키 제품들.[사진=연합뉴스] |
20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위스키 시장이 둔화되며 발렌타인과 로얄샬루트의 소비가 줄어들었다. 반면 캔에 담긴 RTD(즉석음용음료) 하이볼이 판매량이 늘었다. GS25의 지난해 하이볼 매출은 전년 대비 376.7% 성장했다. CU에서는 '생과일 하이볼'의 흥행에 힘입어 주류 매출 차지 비중이 4%에서 11.3%까지 신장했다.
반대로 위스키 성장률은 둔화세를 기록했다. GS25에서 판매된 위스키 매출 증가율은 36.5%로 호황이었던 2022년과 비교해 65.6% 수준으로 멈췄다. CU 또한 30.1%로 2022년 48.5% 대비 하락했다. 세븐일레븐의 지난해 위스키 매출 증가율은 15%로 전년 80% 대비 하락한 모습이다.
국내에 유입되는 위스키 수입량 또한 지난해 2만7441t으로 전년 3만586t 대비 11.5% 감소했다. 위스키 수입량은 하이볼 열풍이 불던 2022년 2만t대를 기록했으며 2023년 3만t까지 늘어나며 2000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수입액으로 봤을 때도 2억4921만달러(3389억원)로 지난해 2억5967만달러(3531억원) 대비 4.2% 감소했다.
반면 데킬라와 사케 수입량은 강세를 유지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를 살펴보면 지난해 데킬라 수입액은 645만5000달러(87억원)로 10% 증가세를 기록한 전년 647만6000달러(87억원)와 비교했을 때 변화가 두드러지지 않았다. 사케 수입액 또한 지난해 2635만4000달러(366억원)로 전년 2475만3000달러(344억원) 대비 6% 성장 폭을 기록했다.
수입 주류와 경쟁이 심화하는 것과 동시에 주요 소비처였던 유흥 시장 또한 탄핵 국면 이후에도 불안정한 정세가 지속됨에 따라 얼어붙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흥이 이뤄지던 강남과 을지로 등 도심가가 일찍 문을 닫는 등 업황이 악화한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며 "또한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면서 상대적으로 중저가형 위스키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악화된 업황을 인지했으며 접근성 있는 가격과 소비자 혜택을 강화할 예정이다. 페르노리카코리아 관계자는 "시장은 2023년 말까지 호황이었지만 최근 둔화하고 있는 경황을 보여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며 "어려워진 국내 시장 상황을 반영해, 보다 접근성 있는 가격으로 고객과 소비자 혜택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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