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노사, 극한 대치 속 '아사 단식'까지...비노조·물류업계 “파업 명분 없어”

산업 / 이석호 / 2022-02-21 16:21:51
CJ대한통운 3층 점거 해제...1층 로비 농성은 이어가
대선 앞두고 대규모 집회로 정치권 압박...파업 반대 목소리 커져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이 지난 10일부터 농성을 벌이고 있는 CJ대한통운 본사 건물 3층 점거를 21일 해제하기로 했다.

다만 1층 로비 점거 농성은 계속 진행하며 사측과의 대치 국면을 이어갈 전망이다.
 

▲ 21일 청계광장에서 민주노총 전국택배노조 주최로 열린 2022 전국 택배 노동자대회에서 진경호 위원장(가운데)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2022 전국 택배노동자 대회’에서 “마지막 대화의 기회를 다시 한번 주기 위해 노조는 대승적으로 특단의 조치를 하겠다”며 “오늘부로 CJ대한통운 본사 3층 점거 농성을 해제한다”고 밝혔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 이행을 촉구하며 파업을 이어온 지 56일 만이자 CJ대한통운 본사 1층과 3층을 불법 점거한 지 11일 만이다. 

 

CJ대한통운은 택배노조의 본사 3층 점거 해제에 대해 "주출입구인 1층 로비에 대한 점거는 변동이 없어 전체 불법점거 상태는 변함이 없다"며 "회사가 정상적인 근무를 하기 위해서는 1층 로비에 대한 불법점거 중단이 필수적인 만큼 택배노조의 전면적인 즉각 퇴거를 요구한다"고 입장을 냈다.


이날은 택배노조가 CJ대한통운 측에 통보한 대화 시한이지만 양측의 입장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진 위원장은 이날부터 물과 소금을 끊는 ‘아사 단식’ 농성에 돌입하고, 택배노조 전 조합원이 CJ 측에 맞서 ‘끝장 투쟁’을 시작한다고 전했다.

롯데·한진·로젠의 쟁의권 있는 조합원들도 이날 하루 경고 파업을 진행한다. 앞서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이 대화에 응하지 않으면 전 택배사로 파업을 확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 김슬기 전국 비노조 택배기사연합 대표 [사진=연합뉴스]


택배노조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청계광장에서 CJ대한통운에 파업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진행했다.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과 연대해 압박 수위를 높여가는 양상이다.

진보당 김재연 대선후보 선거유세로 집회 신고가 됐으며, 주최 측 추산 2000여 명이 모였다. 선거유세에는 방역수칙 인원 제한이 적용되지 않는다.

이날 집회에서 노동당·녹색당·정의당·진보당 등 4개 진보정당은 공동결의문을 통해 “대선 시기 택배 노동자들의 파업 투쟁 승리를 위해 모든 지원과 연대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택배노조를 지지했다.

앞서 이날 오전에는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노조원 200여 명이 모여 국민의힘과 윤석열 대선 후보에게 택배 노동자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에 대한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 21일 청계광장에서 민주노총 전국택배노조 주최로 열린 2022 전국 택배 노동자대회에서 진경호 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반면에 이번 파업에 반대하는 측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비노조 택배기사연합은 이날 CJ대한통운 본사를 찾아 “택배노조 파업은 지속할 명분이 없다”면서 택배노조에 파업 철회를 촉구했다.

한국통합물류협회도 이날 입장문을 통해 “택배노조는 파업규모를 더욱 확대해 택배 서비스를 중단시키고, 국민의 택배를 볼모로 자신들의 명분 없는 주장을 관철하려 한다”면서 “국민을 불안에 몰아넣는 것은 물론 국민경제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자 위협을 가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또 “이번 총파업으로 현장에 갈등과 혼란이 확산되면서 사회적 합의 이행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며 “절대 다수의 비노조원 택배기사들은 거래처 이탈로 인한 수입감소를 호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이라도 택배노조가 명분 없는 파업과 불법 점거를 즉각 중단하고 현장으로 복귀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택배노조의 CJ대한통운 본사 불법 점거에 대한 경찰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남구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택배노조의 CJ대한통운 본사 점거 농성 관련 25명을 특정해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후 7시부터는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택배 노동자 과로사 방지와 사회적 합의 이행을 위한 미사가 열릴 예정이다.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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