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달 째 소비 감소는 외환위기 이후 24년여만에 처음
전산업생산 0.6% 증가...제조업 1.8%↑·건설 2.0%↓ 서비스업 0.3%↓
동행지수 순환변동치 0.2%↑...선행지수 0.0% 보합
지난달 국내 소비가 외환위기 시기 이후 처음으로 4개월 연속 감소했다.
산업생산은 제조업을 중심으로 늘었지만 서비스업 생산은 증가세가 꺾였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6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의 흐름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는 118.3(2015년 100 기준)으로 전월대비 0.9%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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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6월 산업활동동향. [통계청 제공] |
소비 감소는 3월부터 4개월째(-0.7%→-0.3%→-0.2%→-0.9%) 지속됐다. 소비가 4개월 연속 감소한 것은 외환위기 시기인 1997년 10월∼1998년 1월 이후 무려 24년 5개월 만의 일이다.
품목별로는 승용차 등 내구재와 오락·취미 및 경기용품 등 준내구재,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 판매가 줄어든 영향이 컸다.
내구재 판매는 2.3% 감소했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화물 운송 차질 등으로 승용차 판매가 줄어든 영향이 컸다.
의복 등 준내구재는 0.9% 줄었다. 평년보다 이른 무더운 날씨로 인해 야외 스포츠용품 등의 판매가 감소했다.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 판매도 0.3% 감소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1.5% 감소했다. 준내구재 판매가 3.8% 늘었으나, 내구재와 비내구재는 각각 –7.2%와 –0.1% 줄었다.
소매업태별로는 1년 전보다 백화점(9.5%), 전문소매점(1.5%), 편의점(4.4%) 등에서는 판매가 늘었으나, 승용차·연료소매점(-7.9%), 슈퍼마켓·잡화점(-5.1%), 대형마트(-3.9%), 면세점(-1.0%), 무점포소매(-0.1%) 등에서 판매가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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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산업생산지수. [통계청 제공] |
전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17.9(2015년=100)로 전월 대비 0.6% 높아졌다. 서비스업과 건설업에서 생산이 줄었지만 광공업과 공공행정에서 생산이 늘었다.
전(全)산업 생산은 4월(-0.9%) 감소에서 5월(0.8%) 증가로 돌아선 뒤 지난달까지 2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전산업 생산 기여도는 광공업(0.62)과 공공행정(0.27)이 플러스였으나 건설업(-0.11)과 서비스업(-0.14)은 마이너스였다.
광공업 생산은 화물연대 파업에 따른 일부 업종 생산 차질에도 불구하고 주력업종 호조로 6개월만에 최대폭으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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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조업 출하. [통계청 제공] |
특히 광공업생산 중 제조업은 전월 대비 1.8% 늘어나며 기여도에서도 0.55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제조업 증가율은 지난해 12월(3.5%) 이후 최대폭이다.
전자부품(-14.4%) 등에서 생산이 줄었으나, 반도체(4.2%)와 자동차(7.4%) 등에서 생산이 늘었다.
3개월 연속 조정을 받았던 반도체 생산은 수급 차질 문제가 완화하면서 큰 폭으로 증가했다. 다만 디스플레이 등 전자 부품 생산은 주요 업체의 생산 중단과 스마트폰 수요 둔화의 영향으로 크게 감소했다.
제조업 재고도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전월보다 5.6% 증가했다. 출하는 3.1% 감소했으며 제조업 재고율(재고/출하 비율)은 124.6%로 전월보다 10.3%포인트(p) 상승했다.
제조업평균가동률은 76.5%로 전월대비로 4월(-1.3%)과 5월(-1.1%) 2개월 연속 낮아졌으나 3월(1.0%) 이후 3개월만에 올랐다.
지난 3∼5월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던 서비스업은 감소세로 돌아서 0.3% 줄었다.
금융·보험(1.8%) 등에서 생산이 늘었으나, 도소매(-1.6%), 교육(-1.5%) 등에서 생산이 감소했다.
특히 도소매의 경우 화물연대 파업 등의 영향으로 자동차 판매가 줄면서 생산이 꺾였다.
강수일수 증가, 폭염의 여파로 인한 외부활동 제약 등으로 대면서비스 회복이 영향을 받았다. 예술·스포츠·여가(-4.9%) 생산이 줄었고, 숙박·음식점(1.7%)도 증가 폭이 전월보다 둔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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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활동 주요지표. [통계청 제공] |
설비투자는 4.1% 증가했다. 선박 등 운송장비(-2.7%) 투자가 줄었으나,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6.6%) 투자가 늘었다.
공급망 차질로 밀렸던 반도체 장비 도입을 중심으로 증가하면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아직 전년 말 수준을 만회하지는 못한 모습이다.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은 9억8200만 달러로 전월(9억6400만 달러)보다 더 늘었다.
건설투자(-2.0%)는 강수일수 증가에 따른 조업 축소, 화물연대 파업에 따른 시멘트 수급 차질 등으로 감소세로 전환했다.
건설기성은 앞선 파업 등에 따른 시멘트 수급 문제로 5월(6.5%)보다 크게 줄면서 2.0% 감소했다. 건축(-2.3%)과 토목(-1.1%) 공사 실적이 모두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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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행종합지수와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 추이. [통계청 제공] |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102.4로, 생산지표 개선으로 전월보다 0.2포인트(p) 올라 2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소매판매액지수, 광공업생산지수 등은 감소했으나, 서비스업생산지수, 건설기성액 등은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99.4로 코스피, 재고순환지표 등은 감소했으나 장단기금리차, 수출입물가비율 등이 증가하면서 보합이었다.
기획재정부의 전망에 따르면, 소비・투자의 경우, 7월 확진자 확대 속에서도 카드매출액 증가, 고용개선흐름 지속, 정부의 세부담・규제 완화 추진 등이 긍정적이나 물가상승, 금리인상 지속, 가계・기업심리 위축 등이 불안요인으로 잠재하고 있다.
생산측면에서는 두 자릿수 수출증가세 지속(일평균기준), 화물연대 등 파업 종료효과, 공급망 애로 일부 완화 등이 긍정적이지만, 글로벌 성장둔화에 따른 향후 수출증가세 제약 소지, 제조업 재고 증가 등이 생산회복 흐름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예상했다.
기재부는 “2분기 전체적으로 소비(소매판매+서비스업) 중심의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글로벌 인플레·성장둔화 등 해외발(發) 요인으로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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