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사상 최대 규모 M&A...“글로벌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 퀀텀점프”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미국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 내 매트리스 판매 1위 기업인 ‘지누스’의 경영권 인수에 성공했다.
총투자금액 약 8947억 원으로 그룹 M&A 사상 역대 최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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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
현대백화점그룹은 온라인 가구·매트리스 기업 ‘지누스’의 창업주 이윤재 회장과 특수관계인 등이 보유한 지분 30%(보통주 474만 135주)를 경영권을 포함해 7747억 원에 사들인다고 22일 밝혔다.
또 이번 지분 인수와 별도로 지누스와 인도네시아 제3 공장 설립과 재무구조 강화를 위해 1200억 원 규모의 신주(보통주 143만 1981주)를 인수한다.
신주 발행가액은 8만 3800원이며, 상장 예정일은 오는 6월 10일이다.
이날 현대백화점은 이사회를 열어 이 같은 안건을 의결하고, 주식매매·신주인수계약을 각각 체결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현대백화점은 오는 5월 말 기준으로 지누스의 최대주주에 올라선다.
계약이 마무리되면 현대백화점은 지누스의 지분 35.82%를 보유하게 된다. 지누스 직원들은 모두 고용이 보장되고, 기존 임원들도 그대로 경영에 참여한다.
이 회장 역시 경영권 매각 이후에도 지분 일부를 보유하면서 회사 경영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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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백화점 사옥 전경 |
지누스는 2006년 미국을 시작으로 캐나다, 호주, 일본을 비롯해 영국·독일·스페인 등 유럽에도 진출한 글로벌 회사다.
세계 최초로 침대 매트리스를 압축 포장해 상자에 담아 배송해주는 기술을 상용화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아마존 내 매트리스 판매 부문에서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미국 온라인 매트리스 시장에서는 30%대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 전역의 대형 유통업체 월마트 매장에도 매트리스 업체 중 유일하게 납품한다.
지난해 연결 기준으로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 1238억 원, 743억 원을 기록했다. 주력 제품인 매트리스 매출이 전체 매출액의 절반 이상이다.
97%에 달하는 글로벌 매출에서 미국 시장이 90%가량의 비중을 차지했고, 아마존 등 온라인 채널을 통한 매출 비중도 전체 매출의 80%에 이른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누스 인수를 통해 유통·패션·식품 사업 부문과 함께 4대 핵심 포트폴리오인 리빙 사업 부문에서 3조 6000억 원 규모의 연매출을 올릴 수 있게 됐다.
앞서 현대백화점그룹은 2012년 가구·인테리어 기업 현대리바트 인수에 이어 2019년 건자재 기업 현대L&C를 계열사로 편입했다.
지난해 현대리바트와 현대L&C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각각 1조 4066억 원, 1조 1100억 원에 달했다.
향후에는 현대리바트·현대L&C 등 리빙 부문 계열사들과의 사업 협력을 통해 지누스의 취급 품목을 매트리스 외에 거실, 홈오피스, 아웃도어 등 일반 가구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미국 등 북미 중심의 지누스 사업 구조도 유럽과 남미, 일본 등으로 확장한다.
이와 함께 백화점·홈쇼핑·면세점 등 그룹 내 유통 계열사들의 탄탄한 유통망을 적극 활용해 지누스의 국내 사업 확장에도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복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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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현대 서울 외관 [현대백화점 제공] |
특히, 현대백화점의 프리미엄 이미지와 구매력이 높은 탄탄한 고객층을 기반으로 현재 중저가 위주의 지누스 사업 모델을 중고가 시장으로 확대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슬립테크(수면 기술) 전문 기업에 대한 추가 인수나 협업 등을 통해 고부가 제품 기반의 수면 시장 진출도 검토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지난해 발표한 ‘비전 2030’ 청사진에는 오는 2030년까지 리빙 사업 부문의 규모를 5조 원대로 성장시킨다는 목표가 담겼다.
또 온라인 기반 사업을 펼쳐온 지누스 인수로 현대백화점그룹의 ‘이커머스 사업’도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규모의 경제를 앞세운 온라인 플랫폼 통합이나 M&A 방식보다 각 계열사별 전문성과 차별성을 바탕으로 질적 성장을 추구하는 ‘전문몰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오프라인과 국내 유통 중심의 백화점 사업 영역을 온라인과 글로벌 분야로 확장하고, 산업 성숙기 국면인 백화점 사업을 보완할 수 있는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글로벌 온라인 비즈니스 혁신기업인 지누스 인수를 최종 결정했다”며 “그룹 내 리빙 부문과의 사업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면서도 성장성이 높아 그룹의 사업 방향에도 부합된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메가경제=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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