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황성완 기자] 올 한해는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산업이 성장 둔화 속 수익성과 효율을 최우선 가치로 전환한 분기점이다. 가입자 확대 경쟁이 사실상 정체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주요 OTT 사업자들은 콘텐츠 투자 조정과 요금제 다변화, 스포츠·광고 중심 생존 전략을 짜기 시작했다.
특히 넷플릭스의 독주 체제가 한층 공고해진 반면, 디즈니플러스는 비용 통제와 브랜드 회복에 방점을 찍으며 전략 수정에 나섰다. 국내 OTT 역시 단독 생존의 한계를 드러내며 합병 등 구조 재편 논의가 재점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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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CI. [사진=넷플릭스] |
◆ 넷플릭스, 성장 둔화 속에서도 '현금 창출력' 입증
23일 업계에 따르면 2020년 이후 국내 OTT 이용자 증가율은 연 5% 내외로 둔화됐다. 시장 규모 역시 약 6조원 수준에서 당분간 저성장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러한 가운데, 글로벌 OTT 시장의 주도권은 올해도 넷플릭스가 쥐었다. 가입자 증가 속도는 과거보다 둔화됐지만, 광고형 요금제(AVOD)의 안착과 요금 인상 효과를 바탕으로 OTT 업계 1위를 지키며,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유지했다는 평가다.
넷플릭스는 2025년 들어 무차별적인 오리지널 확대 대신 제작 편수 조정과 흥행 가능성 중심의 선별 투자 전략을 강화했다. 한국 콘텐츠 역시 ‘물량 공세’보다는 글로벌 흥행 가능성이 높은 작품 위주로 재편됐다. 여기에 스포츠·라이브 콘텐츠, 게임 사업 등 비드라마 영역으로의 확장도 본격화하며 장기 성장 동력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제휴를 통해 광고 요금제 확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 지난 5일 워너브라더스를 720억 달러(한화 약 106조원)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하며, 파라마운트와 전쟁을 치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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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즈니플러스 CI. [사진=디즈니플러스] |
◆ 디즈니플러스, 적자 축소 위해 ‘IP 중심 전략’으로 선회
반면, 디즈니플러스는 2025년을 기점으로 뚜렷한 전략 수정에 나섰다. 공격적인 콘텐츠 투자로 외형 성장을 추구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적자 축소와 비용 통제를 최우선 과제로 설정했다.
마블·스타워즈 등 핵심 지식재산권(IP)의 제작 속도를 조절하고, 흥행성이 검증된 브랜드 중심으로 콘텐츠 라인업을 재정비했다.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역시 무분별한 확대보다는 대작 중심의 선별 투자 기조가 강화됐다.
이는 글로벌 OTT 시장 전반에서 나타나는 공통된 흐름으로, “콘텐츠의 양보다 브랜드 가치와 효율이 중요해진 시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오픈AI에 지분 투자를 단행하면서 AI·IT기업을 이용해 IP 비즈니스 확대도 추진 중에 있다. 최근 월트디즈니컴퍼니는 오픈AI 지분 취득을 위해 10억 달러(약 1조4723억원)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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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빙·웨이브 CI. [사진=각사] |
◆ 티빙·웨이브, 경쟁에서 합병으로 결정
국내 OTT 시장 역시 변곡점을 맞았다. 티빙은 KBO 중계권을 중심으로 한 스포츠 콘텐츠와 CJ 계열 예능·드라마를 앞세워 국내 충성 이용자 확보에 주력했다. 스포츠와 예능을 축으로 한 차별화 전략은 일정 부분 성과를 냈지만, 콘텐츠 투자 부담과 수익성 개선이라는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웨이브는 지상파 방송 콘텐츠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장 정체와 투자 여력 한계가 뚜렷해졌다. 이에 따라 OTT 간 합병·제휴 가능성이 다시 거론되며, 국내 OTT 산업 전반의 구조 개편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티빙과 웨이브의 단합도 눈여겨볼 점이다. 양사는 지난 2023년 12월 합병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지만, KT의 CEO 교체로 인해 구체적인 합병 시점은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현재 웨이브의 최대주주는 SK스퀘어(36.7%)이며, 나머지 지분을 각각 19.8%씩 보유한 지상파 3사(KBS, MBC, SBS)는 통합 찬성 의사를 밝혔다.
2025년은 OTT 산업이 성장 산업에서 수익 산업으로 전환된 원년으로 평가된다. 무작정 투자하던 시대는 끝났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살아남는 플랫폼만이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구조가 형성됐다.
업계는 2026년을 기점으로 글로벌 OTT의 사업 성과와 국내 OTT 재편 논의의 결과가 본격적으로 가시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OTT 시장의 경쟁은 이제 ‘확장’이 아닌 ‘지속 가능성’을 놓고 벌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2025년 OTT 산업은 이제 이용자 수보다 ARPU(가입자당 평균 매출)와 수익 구조를 먼저 본다"며 "올해는 시장의 평가 기준이 완전히 바뀐 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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