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갚으면 사기죄로 고소"…사채업자 역고소, 출석요구서 받아도 빚은 늘지 않는다

사회 / 정창헌 기자 / 2026-10-14 15:2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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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경제=정창헌 기자] 사채를 제때 갚지 못한 상황에서 업자로부터 사기죄로 고소하겠다는 말을 듣거나 경찰 출석 요구를 받으면 형사처벌에 대한 부담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돈을 갚지 못했다는 사실만으로 사기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차용 당시의 사정과 거래 경위를 확인하고, 업자가 요구하는 금액에 법적 근거가 있는지도 함께 살펴야 한다.

 

지난 8월에는 최고 연 4,866%대의 이자를 받은 혐의와 함께 채무자들을 상대로 한 허위 고소 34건에 대해 무고 혐의가 적용된 불법사금융업자 사례가 보도됐다. 수사 절차를 채권 추심 수단으로 악용하는 경우가 있는 만큼, 고소 내용과 실제 거래 내역을 대조할 필요가 있다.

 

▲ 사진제공 : 법무법인 백천

 

형법상 사기죄를 판단하는 핵심은 돈을 빌릴 당시 상대방을 속여 금전을 받았는지 여부다. 법무법인 백천 김영재 총괄대표변호사는 차용 당시 갚을 의사와 능력이 있었지만 이후 사정이 나빠져 상환하지 못한 경우라면 민사상 채무불이행과 형사상 사기를 구분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차용 당시의 재산과 소득, 변제 계획, 돈을 빌린 경위와 사용 목적 등이 판단 자료가 된다.

 

그동안의 상환 내역도 중요하다. 원금이나 이자를 보낸 계좌이체 기록, 상환 일정을 협의한 문자, 기한 연장을 요청한 대화 등은 거래 과정을 설명하는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일부 금액을 갚았다는 사실만으로 사기 혐의가 당연히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차용 당시 상대방에게 설명한 내용과 실제 상황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반대로 업자가 허위임을 알면서도 채무자를 형사처벌 받게 할 목적으로 고소했다면 무고죄가 문제될 수 있다. 형법 제156조는 무고죄에 대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규정한다. 다만 고소 사건이 불송치되거나 무혐의로 끝났다는 이유만으로 고소인에게 곧바로 무고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허위 신고의 내용과 고의 등을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

 

추심 과정의 위법성도 구분해 살펴야 한다. 채무자나 가족을 협박하거나, 실제로 진행되지 않은 법적 절차가 진행 중인 것처럼 알리는 행위는 채권추심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 고소하겠다는 말 자체와 협박·허위 고지를 동반한 추심은 동일하게 취급할 수 없으므로, 통화 녹음과 문자 등 구체적인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고소 취하를 조건으로 새로운 차용증이나 각서 작성을 요구받았다면 문서에 기재된 채무액과 산정 근거부터 확인해야 한다. 서명했다는 이유만으로 법률상 무효인 이자 약정이 유효해지는 것은 아니지만, 작성한 문서가 이후 분쟁에서 채무를 인정한 자료로 제시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형사절차에 대한 불안만으로 추가 채무를 인정하거나 합의를 서두르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대부계약의 효력도 별도로 검토할 사항이다. 개정 대부업법의 적용 대상인 불법사금융업자와의 계약은 이자 약정이 무효다. 폭행·협박 등을 이용해 현저히 불리하게 체결된 계약이나 불법추심을 허용하는 내용이 포함된 계약 등은 법정 요건에 따라 원금과 이자 모두 청구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계약 체결·갱신 시점과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불법추심 피해가 있다면 금융감독원이나 경찰에 신고할 수 있다. 변호사를 채무자대리인으로 선임해 업자에게 서면으로 통지하면 법에서 정한 예외를 제외하고 채무자에 대한 직접 연락이 제한된다. 비용 부담이 있는 피해자는 무료 채무자대리인 지원제도 이용 가능 여부도 확인할 수 있다.

 

법무법인 백천 김영재 총괄대표변호사는 “그동안 낸 돈이 곧 증거다. 출석요구서를 받으면 먼저 거래 내역을 날짜별로 정리하라”고 조언했다. 고소 내용에 대한 소명과 함께 이자율, 실제 지급액, 추심 과정의 위법성을 확인하는 것이 대응의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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