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DL이앤씨·롯데건설·현대산업
미분양, 공사비 상승 리스크에 실적 전무
[메가경제=윤중현 기자] 대형 건설사 10곳 중 7곳이 올해 1분기 단 한개의 정비사업도 수주를 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2일 건설업계와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상위 10개 건설사들의 정비사업 수주액은 총 3조9994억원으로 전년 동기(4조5242억원) 대비 약 12% 감소했다. 이는 2년 전(6조7786억원)과 비교하면 약 40%가량 줄어든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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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은 글 내용과 무관함. [사진=연합뉴스] |
올 1분기 정비사업 수주액이 가장 큰 건설사는 포스코이앤씨로 총 2조3321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현대건설(1조4522억원), SK에코플랜트(2151억원·미아11구역 재개발)가 뒤를 이었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1월 부산 재개발 대어로 꼽히는 촉진2-1구역(1조3274억원) 시공권을 수주하면서 선두로 올라 섰고, 현대건설 역시 지난달 23일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7740억원) 시공자로 선정돼 1분기 막바지에 수주 실적을 채웠다.
그러나 삼성물산,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GS건설, 디엘이앤씨,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 7곳은 수주 실적이 전무다. 이에 지난 1분기 정비사업 수주액은 3조9994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12% 가량 감소했다. 2022년 1분기 6조7786억원과 비교하면 40% 가량 급감했다. 시공사를 구하려는 조합은 많지만 건설사 외면에 유찰되는 사업지가 늘고 있다. 최근에는 지방뿐만 아니라 서울 지역도 유찰되는 사례가 발생 중이다.
사업비만 1조원에 달해 재개발 최대어로 꼽히는 서울 동작구 노량진1구역 사업도 예상 외로 포스코이앤씨만 단독 입찰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지난달 강남 개포주공5단지 재건축조합 시공사 선정 입찰에도 대우건설만 참여했고, 송파구 삼환가락아파트 재건축조합의 경우 디엘이앤씨 단독 입찰로 결국 유찰돼 최근 재입찰공고를 내기도 했다. 경기 안양시 종합운동장 북측 일원 재개발 조합은 지난달 시공사 선정 입찰을 진행했는데, 금호건설만 응찰해 자동 유찰됐다.
실제 정비 현장에서도 예전과 같은 격렬한 수주전 양상은 좀처럼 보기 어려워졌다. 최근 한남5구역 조합은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건설사 대상 간담회를 개최했으나 이날 간담회에는 국내 대형사 중 DL이앤씨,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 5개사만 참석하고 삼성물산, 포스코이앤씨 등은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남5구역의 입지와 사업성을 고려하면 간담회에 참여한 건설사 수가 적다는 평이다.
건설업계가 수주에 소극적인 것은 미분양과 공사비 증가 등의 업황 침체가 주된 이유다. 지난 2월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4874가구로 전월 대비 1119가구(1.8%) 늘었다. 지난해 12월 이후 3달 연속 증가세다.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같은 기간 1만1867가구로 한 달 새 504가구(4.4%) 증가했다. 지난해 8월 이후 7개월 연속 매달 악성 미분양이 느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올 한 해 10대 건설사 도시정비 수주실적 감소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형 건설사 복수의 관계자들은 “건설 경기 침체로 인한 공사비 증가와 미분양 리스크가 커진 만큼 각 회사들이 무리하게 수주전에 나서지 않고 있다”며 “서울과 수도권의 주요 재건축 단지에서도 이런 추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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