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무안공항 참사 관련 조종사가 조류 충돌 후 엔진 잘못 껐다고 발표
조종사협회, "조종사에 책임 전가" 비판
[메가경제=심영범 기자] 제주항공이 연이은 논란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최근 공식 틱톡 계정에 게시된 기내 숏폼 콘텐츠가 유가족들의 반발을 사는 가운데, 지난해 무안공항 참사와 관련한 항공사고조사위원회의 중간 조사 결과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 틱톡 계정에 올라온 ‘앙칼진 승무원’이라는 제목의 10초짜리 영상은 승무원들이 기내에서 밝은 표정으로 춤을 추는 모습을 담고 있다. 해당 영상은 이날 오후 기준 조회수 218만 회, 좋아요 20만 개를 기록 중이지만, 무안공항 참사가 발생한 지 채 1년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라는 점에서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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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항공이 논란의 도마 위에 연일 오르고 있다. [사진=제주항공] |
일부 누리꾼들은 “사고 발생 8개월이 채 되지 않았다. 유가족 입장을 고려해야 한다”며 불편함을 표했고, “애도 기간조차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제주항공 측은 “승객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승무원들의 활동을 응원해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항공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가 발표하려 했던 제주항공 7C2216편 사고의 중간 조사 결과가 유가족 반대로 공개가 연기되면서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항철위는 “조류 충돌 이후 조종사가 정상 작동 중인 왼쪽 엔진을 오작동으로 꺼 사고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하지만 유가족 측은 “사망한 조종사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조사”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사고 당시 경찰은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 등 관계자 24명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했으며, 항철위는 조종사 훈련 및 피로도 관리 적정성에 대한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는 “항철위가 사고의 복합성을 무시한 채 조종사 개인에게 책임을 떠넘기려 한다”며 블랙박스 기록 등 모든 자료의 전면 공개를 촉구했다.
권보헌 극동대 항공안전공학과 교수는 “정상 작동 중인 엔진을 공중에서 끄는 것은 일반적으로 매우 위험한 행위”라며 “통상적으로 부기장이 기장에게 확인 절차를 거치며, 엔진 상태가 좋지 않더라도 착륙 후 정지시키는 것이 원칙”이라고 지적했다.
항철위는 내년 6월 최종 보고서를 발표할 계획이다. 한편, 제주항공은 내부 소통 강화와 안전 조치를 강조하고 있지만, 숏폼 논란과 사고 조사 결과를 둘러싼 신뢰 문제로 여론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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