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전장·냉난방공조 쌍두마차로 질적 성장…네옴시티·AI 데이터센터 수주 성과
[메가경제=황성완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지난 5일부터 오는 9일(현지시간)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5'에 참가해 서로 다른 미래 전략을 제시한 가운데, 노태문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 직무대행(사장)과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직접 현장을 찾아 글로벌 비전을 공개하며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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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장 사장이 지난 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5 참석차 국내 언론과 간담회를 갖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 삼성전자 "2030년까지 모든 업무에 AI 적용"
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노태문 사장은 IFA 2025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를 통해 "2030년까지 모든 업무에 AI를 적용해 'AI 드리븐 컴퍼니'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했다. 스마트폰, 가전, 서비스 전반에 AI를 융합해 ‘혁신 DNA’를 되살리고, 갤럭시 스마트폰을 허브로 한 ‘진짜 AI홈’ 구현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프리미엄 제품에 국한하지 않고 보급형 제품까지 AI 기술을 확대해 대중화하겠다”며, “혁신 DNA를 기반으로 글로벌 AI 선도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단순히 AI를 보조적으로 도입하는 수준을 넘어, AI가 독립적으로 분석하고 실행하며 인간은 이를 근거로 의사 결정을 내리는 체제로 전환한다. 인간은 이를 근거로 의사 결정을 내리는 'AI 드리븐 컴퍼니'로 전환하겠다는 입장이다.
노 사장은 "생성형 AI와 AI 기술을 업무 절차에 적용해서 내부 생산성을 높이고, 지속적으로 성장 발전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IFA2025는 노태문 사장이 DX부문장 직무대행을 맡은 후 처음으로 데뷔한 국제 가전 박람회이자, 부문장 자격으로 국내 언론과 만난 자리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갤럭시S24 시리즈를 시작으로 'AI 스마트폰 시대를 개척한 바 있다. 올해는 연내 4억대 이상의 갤럭시 기기에 AI를 탑재해 누구나 쉽게 멀티모달 기반 AI 경험을 누릴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다.
스마트폰 외에도 모바일·TV·가전 등 전 제품과 서비스에도 AI를 모두 적용해 소비자 경험도 극대화한다. 삼성전자는 TV에 '비전 AI'를 적용해 맞춤형 콘텐츠 추천을 강화하고, '비스포크 AI' 가전은 개인과 가족 생활을 세심하게 돌보는 케어 기능을 중심으로 확장할 예정이다. 특히 삼성헬스·TV플러스 등 서비스도 AI로 고도화하고, 에이전트 AI, 로봇, 휴머노이드 등에도 투자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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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IFA 2025 행사장에 마련한 '미디어 파사드'에 많은 인파가 몰렸다. [사진=삼성전자] |
삼성전자는 이번 행사를 통해 갤럭시 S25 시리즈 보급형 모델 ‘갤럭시 S25 FE(팬에디션)'를 공개했다. 갤럭시 S25 FE는 ▲One UI 8 기반의 최신 갤럭시 AI 기능 ▲진화된 셀피 및 AI 기반 편집 경험 ▲향상된 성능을 고루 갖춘 제품으로 더욱 많은 사용자들이 합리적인 가격에 플래그십 수준의 혁신을 누릴 수 있게 된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IFA 전시 현장에서 생활가전 신제품 '인피니트 라인 후드일체형 인덕션’도 선보였다. 후드일체형 인덕션은 요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냄새와 연기를 인덕션 하단의 팬과 필터로 즉시 흡입·정화하는 제품으로, 유럽에서 최근 급성장하는 주방 가전 카테고리다.
삼성의 신제품은 ‘터보 슬림팬’을 탑재했다. 또 지름이 큰 팬을 활용해 유럽 에너지 효율 기준 A++ 등급을 획득했으며, 내구성이 뛰어난 ‘고경도 글라스’와 오염방지 코팅을 적용해 실용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콰트로 플랙스 존’을 통해 소형팬부터 대형 사각팬까지 다양한 용기를 활용할 수 있어, 유럽 가정의 다양한 요리 문화에 맞춘 점이 특징이다. 이 제품은 내년부터 국내와 유럽 시장에 순차적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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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완 LG전자 CEO가 IFA 2025 현장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조주완 LG전자 사장도 이번 행사에 참석해 ‘B2B’를 중심으로 한 질적 성장을 화두로 던졌다. 그는 “전장(VS)과 냉난방공조(ES)를 양대 축으로 삼아 LG전자의 성장을 이끌겠다”며, B2B·Non-HW·구독·D2C를 4대 신성장 축으로 제시했다.
그는 HVAC 사업과 관련해선 "AI 데이터센터 열 관리에서 필요한 기술과 노하우를 통해 인도네시아, 미국에 이어 이번에 네옴시티까지 열 관리 솔루션을 수주하게 됐다"며 "네옴시티의 잠재력이 상당히 크다"고 설명했다. 네옴시티는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추진하는 탈(脫)탄소 국가 발전 계획 '비전 2030'의 핵심 사업이다.
앞서, 그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최근 미국에서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냉각솔루션 프로젝트를 수주했다”며 “첨단 프리쿨링 기능을 갖춘 칠러를 공급해 LG전자의 기술 경쟁력, 글로벌 AI 인프라의 까다로운 요구사항을 충족할 만한 능력을 입증했다”고 밝힌 바 있다.
가전 사업에 대해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가전은 유럽 시장에서 5년 내 2배 이상 키워 시장 1위를 하겠다는 포부가 있다"며 "이런 가운데 B2B 사업도 이익 낸다면 밸런스 있는 성장 구조로 갈 수 있다는 좋은 신호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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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IFA 2025에서 유럽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최적화된 자사 AI 가전 신제품과 실생활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LG AI 홈' 솔루션 등을 선보여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LG전자] |
LG전자는 이번 행사를 통해 AI홈 허브 'LG 씽큐 온(ThinQ ON)’으로 집 안팎의 인공지능(AI)가전과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하나로 연결하는 통합 AI홈 솔루션을 공개했다. LG 씽큐 온은 생성형 AI를 탑재해 고객과 대화하며 맥락을 이해하고, 생활 패턴을 학습·예측해 자동으로 최적의 환경을 조성하는 AI 홈 허브다.
각 방에 보이스 컨트롤러를 설치한 고객은 거실의 씽큐 온을 중심으로 집안 어디서든 가전과 IoT 기기를 대화로 제어하고 작동 완료 알림 등을 받을 수 있다. 뉴스, 날씨, 일정 등도 쉽게 확인 가능하다.
또, 스마트 기능이 없는 가전도 씽큐 IoT와 씽큐 온을 통해 원격 제어가 가능하다. 예를 들어, 스마트 플러그를 헤어드라이어나 선풍기 등에 연결하면 깜박하고 외출해도 원격으로 전원을 차단할 수 있고, 스마트 조명 스위치를 설치하면 조명을 음성이나 원격으로 ON·OFF가 가능하다.
LG전자는 IFA 2025에서 AI가전과 IoT 기기를 차량과 결합, 고객의 생활과 이동방식을 새롭게 정의한 콘셉트카 ‘슈필라움(Spielraum)’으로 실내에서 고객이 머무르는 모든 공간으로 확대되는 AI홈 경험도 전시했다.
한편, 이번 전시에서 삼성전자는 AI를 모든 제품과 서비스의 중심에 둔 반면, LG전자는 B2B와 빌트인 전략으로 질적 성장을 추구하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두 기업 모두 AI를 핵심 도구로 활용하되 접근 방식에 차이를 둔 점이 이번 IFA2025에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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