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PB센터 진출 조사 통해 스터디 "자산관리 보강 대두"
금융위 자본시장법 인가신청...적격심사 결과 6월 말 예상
추가 증권사 매물 시나리오 언급…인력보충·자본확충'과제'
[메가경제=문혜원 기자] 우리금융이 자회사인 우리종금과 초소형 증권사인 포스증권과 합병해 '우리투자증권'의 재출범 시대를 선언했다. 당초 우리금융은 가장 선호하는 시나리오로 투자금융(IB)과 리테일 분야에 두루 강점을 지닌 증권사를 만드는 것만큼 관련 자산관리 경쟁력을 보강할 사업플랜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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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금융이 우리투자증권 출범 예고를 한 가운데 증권업 진출 사업구상 관련 포트폴리오 시너지를 계획 중이다. (오론쪽 남기천 우리종금 대표가 새 수장으로 낙점됐다) [사진=우리금융 제공] |
13일 금융권과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지난달 3일 이사회 결의 통해 우리종합금융과 포스증권을 합병하는 방식으로 증권업 진출 관련 결정하고, 증권투자매매업을 진행하기 위해 금융위원회에 인가신청을 제출했다.
이달 안으로 금융위 정례회의를 거쳐 최종 인가가 확정된다면, 내달부터 증권매매 관련 사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자본시장법 금융투자업 규정상 신규 사업 진출을 위해서는 '최대주주가 최근 1년간 기관경고 조치 또는 최근 3년간 시정명령이나 중지명령, 업무 정지 이상의 조치를 받은 사실'이 없어야 금융당국의 인가를 받을 수 있다.
자본시장법상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으려는 금융사는 ▲200억원 이상의 자기자본 ▲타당하고 건전한 사업계획 ▲충분한 인력 및 전산설비, 그 밖의 물적 시설 ▲대주주의 충분한 출자능력과 건전한 재무상태 및 사회적 신용을 갖춰야 한다. 합병 증권사는 이런 모든 요건을 충족하기 때문에 인가 승인만 허락되면 바로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
우리금융은 새 증권사 명으로 '우리투자증권'이라는 이름 아래 8월에 출범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새 둥지 마련에도 나섰다. 우리자산운용을 통해 여의도 미래에셋증권빌딩 매각 입찰에 참여했다. 미래에셋 측은 매각가가 약 3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건물은 현재 미래에셋생명 등 미래에셋 계열사가 입주해 있다.
앞서 우리종금은 여의도 사학연금 건물로 이전을 마친 것으로도 알려진다. 포스증권 또한 하이투자증권 건물을 임차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오는 8월 출범과 동시 증권업 부문의 인력들은 여의도 건물로 전적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금융은 기업금융(IB사업)역량이 강한 우리종금과 국내 최대 온라인 펀드 판매 플랫폼인 한국포스증권의 결합으로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금융 안팎에서는 증권사 진출에 천명했어도 인수한 포스증권의 규모와 포트폴리오 부문에서 크지 않아 추가 증권사 매물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나온 것으로 알려진다. 포스증권은 퇴직연금과 펀드판매 관련 온라인창구로 운영해온 회사다.
우리금융은 최근 내부적으로 주요 은행지주사들의 증권시장 진출 관련 브랜드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 같은 조사를 실시한 배경은 최근 증권시장 흐름이 맞춤형 금융·개인자산관리(PWM) 등 서비스를 고급화하면서 초고액 자산가 대상 영업을 강화하고 있는 부분 관련 앞으로 향방에 대한 스터디 차원에서 분석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PB센터의 브랜드 평가부문에서는 1위가 신한금융, 2위는 하나금융이 꼽혔다는 후문이다. PB센터는 수익기여도가 높은 고객 중심 협업대상으로 펀드판매 중심으로 이뤄진다. PB센터는 은행, 증권, 보험을 아우르는 자산관리 원스톱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복합점포를 말한다. 현재는 기업고객 및 국내에 체류 중인 외국인 고객까지 시너지 제고를 위한 타깃 고객그룹으로 활용되고 있다.
일례로, 신한은행은 PMW센터(27개)와 PMW라운지(17개) 이외에도 신한은행 창조금융플라자를 설립해 중소(중견)기업 대상의 기업금융+IB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하나은행은 인터내셔널 PB센터를 통해 외국인 대상의 PB+IB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반면 우리은행은 PB센터가 따로 있지만 타 은행과 비교시 점포도 많지 않고 서비스들 또한 다양하지 않다. 최근 '투체어스' 라는 초고액자산가 특화 점포를 여는 등 나름 점포확대 전략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은 멀었다는 후문이다. PB센터의 경우 2026년까지 20개로 늘릴 계획이다.
아울러 내부적으로 중소형사를 추가 인수해 제대로 갖춘 증권업에 발을 담그는 방법을 고려 중이다. 중소형 증권사가 가진 고객데이터 정보를 통해 PB센터도 육성하고, 자산관리 분야를 보강하기 위함으로 분석된다.
현재 중소형증권사로는 현대차증권, 하이투자증권, SK증권, 한양증권, 유진투자증권, 다올투자증권 등이 있지만, 추가 매물에 나설 지는 미지수인 상황이다. 과거부터 우리금융과 시너지가 가능할 것으로 거론되던 증권사는 유안타증권사가 단골로 꼽혀왔으나, 최근 대만 유안타파이낸셜홀딩스는 매각에 미온적인 것으로 전해진다. 유안타증권은 과거 동양증권이던 시절 채권 영업부문에서 탄탄한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초대형증권사가 되기 위해선 자기자본 4조원 이상, 내부통제 시스템 구축, 대주주 적격성 등의 자격 요건을 갖춰야 하는데 우리금융의 자본여력은 타 경쟁사보다 낮다. 보통주자본(CET1)비율이 경쟁그룹(13%)비교시 12%다. 자본금도 1조8000억원 수준이라 추가 자본확충 문제도 고려돼야 한다. 합병 과정에서 자금유출은 물론 위험가중자산(RWA) 증가까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우리금융이 무리한 추가 매물에 자본금을 쏟아 붓기보다는 유상증자 등을 통해 합병증권사에 대한 자본확충을 실시, 타 증권사에 있는 IB관련 전문가 대상 인재를 영입해 인력보충 쪽으로 가닥을 잡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젊은 자산가를 확보하기 위해 경쟁그룹들이 PB관련 인력영입에 열을 올리듯이, 우리금융 입장에서는 전문인력 보강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현재 증권사들 중 내부경영 상황이 안 좋은 곳 위주로 인력영입 ‘총력전’에 나설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투자증권'을 새로 이끌 리더로는 현 우리종금 대표를 맡고 있는 남기천 대표가 낙점됐다. 남 대표는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취임하자마자 외부에서 영입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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