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PF 통합정보시스템 구축, 개발·운영 아우르는 디벨로퍼 육성"
[메가경제=노규호 기자]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 현재까지 반복되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의 근본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저자본·고보증 사업구조 개편과 금융권의 투자중심 에쿼티 금융시스템을 확립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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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맹성규 국회 국토교통위원장 주최로 ‘부동산 PF 선진화를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황순주 KDI 선임연구위원이 발제하고 있다. [사진= 메가경제] |
지난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맹성규 국회 국토교통위원장 주최로 ‘부동산 PF 선진화를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에서는 2~3% 수준인 부동산PF 사업의 낮은 자기자본비율을 단계적으로 끌어올리고, PF정보시스템 구축 등 사업성 평가를 위한 관리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오갔다.
발제자로 나선 황순주 KDI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PF 사업의 근본적 문제로 저자본·고보증 사업구조를 꼽았다.
황 연구위원은 “저자본·고보증 구조는 시행사가 적은 자본을 투입해 막대한 개발이익을 독점하게 하는 반면 리스크가 촉발되면 연대보증으로 사회 전체에 피해를 끼친다”며 “이는 새로운 문제가 아닌 지난 십수년간 고질적으로 반복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5년 기준 국내 344개 사업장 자기자본비율의 중간값은 2.5%로 매우 낮은 수준을 보였다. 지방과 주거용 PF 자기자본비율은 각각 1.9%와 2.0% 수준으로 더 심각하다.
황 연구위원은 “자기자본비율에 따라 혜택과 규제를 적용하는 등 시행사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장치가 필요하다”며 “비율 임계치를 10%로 설정하되 주거용·지방은 10%보다 조금 낮추고 상업용·수도권은 높이는 방안이 있다”고 제시했다.
반면 이진 부동산개발협회 연구위원은 개발사업 자기자본을 조달할 수 있는 금융 생태계가 먼저 조성돼야 한다는 견해를 내놨다.
이 연구위원은 “리츠 활성화 혹은 연기금, 공제회, 금융기관 등이 재무적 투자자로서 나서 투자중심 에쿼티 금융시스템을 조성해야 한다”며 “지자체 재량에 의해 사업이 장기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인허가지원센터’ 설립도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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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PF 선진화를 위한 토론회’ 시작에 앞서 참석자들이 단체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 메가경제] |
이어진 토론에서는 각 분야 전문가들이 지속 가능한 국내 PF 산업 발전을 위해 여러 의견을 제시했다.
이철승 이지스자산운용 대표는 “국내 금융권에서 투자가 아닌 대출 위주의 보수적 영업을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며 “자기자본비율을 올리는데 앞서 사업성 평가 지표 개선을 통해 금융권의 자기자본 투자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명기 한일회계법인 회계사는 PF 사업성 평가와 관련해 초기보다 사후 평가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PF 사업 초기 위험가중치를 높게 설정받아 시작하더라도 사후 평가에서 사업 안정성이나 회수 가능성이 확인되면 위험가중치를 다시 조정할 수 있는 섬세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승범 국토부 부동산투자제도과장은 PF 통합정보시스템을 분기마다 공개하는 등 예측 가능성을 올리고 인허가 과정에서 불필요한 행정적, 비용적 낭비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개발부터 운영에 이르는 한국형 디벨로퍼를 육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분양 후 빠지는 등 단기 수익을 추구하기보다 개발, 운영, 금융 등 모든 게 가능한 종합부동산회사를 만들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역량 있는 한국형 디벨로퍼를 키워야 한다”고 했다.
김승범 과장은 “부동산PF 사업은 풀어야 할 문제들이 얽힌 고차방정식과 같다”며 “옛날부터 반복적으로 문제가 돼왔던 부분인 만큼 계속해서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해 최선의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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