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감시 칼 빼든 공정위, KFC는 비웃듯 1년 안돼 또 가격 인상

유통·MICE / 주영래 기자 / 2025-04-09 15:33:40
사측 "원자재 사승 등 인상 어쩔 수 없어"
공정위 "담합에서 비롯된 건지 철저히 감시"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체 KFC가 가격을 인상한 지 채 1년도 되지 않아 또  가격을 인상해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KFC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내고도 가격을 인상해 소비자 부담을 외면한다고 지적한다. 


KFC는 홈페이지를 통해 메뉴 가격 조정 안내 공지를 올렸다. 지난 8일부터 버거류는 최대 100원, 핫크리스피 치킨·오리지널 치킨·핫크리스피 통다리 3조각 구성 메뉴는 300원, 디저트인 버터비스켓과 에그타르트는 100원이 인상된다. 

 

▲ KFC가 10개월 만에 가격 인상을 단행한다. [사진=KFC 홈페이지] 


KFC의 가격 인상은 지난해 6월 이후 10개월 만이다. 당시 KFC는 징거세트와 오리지널 치킨, 핫크리스피 치킨 등의 가격을 100~300원 인상했다.

KFC 측은"원자재 가격과 제반 비용 상승으로 불가피하게 일부 메뉴 가격을 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해 최대 실적을 갈아치운 KFC의 행보에 소비자들은 쉽게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KFC의 작년 영업이익은 164억 원으로, 전년보다 약 469% 증가했다. 매출은 약 18% 늘어난 2923억원이다. 


한 소비자는 "가뜩이나 소비자 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임에도 KFC가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낸 것은 소비자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는 결정인 것 같다"고 말했다.

통계청이 지난 2일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3월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은 3.6%로 2023년 12월(4.2%) 이후 1년 3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KFC가 가격 인상을 알린 날은 공교롭게도 공정위가 소비자 물가 감시에 칼끝을 겨누겠다고 선언한 날이다.

어수선한 정국 상황 속에서 정부의 물가 관리 실패가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을 더 어렵게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최근 물가 상승과 관련해 "담합이나 불공정 행위에서 비롯된 것이 있는지 철저히 감시하라"고 지시했다.

한기정 위원장은 지난 4일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후 7일 열린 긴급 국무위원간담회와 경제관계장관회의 지시 사항을 직원들에게 전달했다. 그는 "최근 물가 상승으로 국민 생활이 어렵고 힘든데 가격 인상이 담합 등으로 인한 것인지 공정위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업계 일각에서는 어수선한 정국을 틈타 기습적으로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낸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해서다.

지난해 12.3 계엄 사태 후 가장 먼저 가격을 올린 업체는 버거킹이다. 지난 1월 대표 메뉴인 와퍼 등의 가격을 인상했다. 이후 한국맥도날드가 지난달 20일 20개 메뉴 대상으로 가격을 최대 300원 올렸고, 이후 롯데리아는 지난 3일부터 65개 메뉴 가격을 평균 3.3% 인상했다. 또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노브랜드는 지난 1일 버거 메뉴 가격을 평균 2.3% 올리는 등 버거 프랜차이즈 업계가 경쟁적으로 릴레이 가격 인상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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