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 불씨 살린 홈플러스…승부처 '구조 혁신'

유통·MICE / 김민준 기자 / 2026-07-22 14:38:08
회생절차 연장·DIP 대출 확보…영업 정상화 시동
업계 "체질 개선·경쟁력 회복 없인 회생 어려워"

[메가경제=김민준 기자] 법원의 회생절차 연장으로 홈플러스가 영업 정상화의 기회를 다시 얻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회생절차 연장이 유동성 위기를 넘길 시간을 확보한 것일 뿐, 향후 구조혁신과 경쟁력 회복 여부가 회생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홈플러스의 회생절차를 오는 94일까지 연장했다. 홈플러스는 MBK파트너스 김병주 회장의 연대보증을 통해 확보한 2000억원 규모 DIP 대출을 바탕으로 핵심 점포 재개장과 온라인 영업 확대, 구조혁신 및 부실 점포 정리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회생절차 연장이 곧 경쟁력 회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본지가 인터뷰한 홈플러스 출신 업계 관계자와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홈플러스 사태를 단순한 자금난이 아니라 대형마트 업태 변화와 온라인 소비 확산, 투자 부족, 경영 구조 등 여러 문제가 누적된 결과라고 진단했다.

 

▲홈플러스의 구조적 문제와 회생 위한 추진 방안. [사진=챗GPT4]

 

"대형마트 자체가 구조적 위기온라인 시대 대응도 늦었다"

 

홈플러스 출신 업계 관계자와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 모두 홈플러스 사태를 개별 기업의 실패가 아닌 대형마트 산업 전반의 구조적 변화로 바라봤으며, 또 다른 원인은 온라인 전환 대응 실패를 꼽았다.

 

이은희 교수는 "대형 할인마트 업태 자체가 지금은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과거처럼 3~4인 가족이 자동차를 이용해 대량 구매하던 소비 구조가 바뀌었고, 인터넷 쇼핑은 더 저렴하고 배송도 빠르다. 홈플러스만의 문제가 아니라 업태 자체가 사양길에 접어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오프라인만으로는 어렵고 온·오프라인을 연계하는 전략이 필요했지만, 충분히 준비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온라인 소비가 빠르게 확대됐고 쿠팡도 크게 성장했다""홈플러스도 온라인 배송을 강화하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홈플러스 스페셜이라는 창고형 마트와 일반 대형마트의 중간 성격에 해당하는 새로운 포맷도 시도했지만 중간에 흐지부지됐다""이마트는 트레이더스 등에 투자했지만 홈플러스는 그런 시도가 이어지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MBK의 경영 구조도 한계규제·노조갈등도 경쟁력 약화 요인"

 

MBK파트너스의 경영 방식과 대형마트 의무휴업 등 유통산업발전법, 노조와의 갈등 등도 경쟁력을 떨어뜨린 요인들로 꼽혔다.

 

이은희 교수는 "사양 산업일수록 더욱 비상한 각오와 전문성이 필요한데, 유통 경험이 없는 사모펀드가 인수하면서 운영에 한계가 있었던 것 같다""일정 기간 보유한 뒤 기업가치를 높여 매각하는 사모펀드 특성상 장기적인 투자에 한계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대형마트 의무휴업 제도도 현실 변화에 맞춰 재검토할 필요가 있으며, 노조와 관련해서는 "온라인 소비가 급격히 늘어나던 시기에는 온라인 배송 확대 등 변화가 필요했지만, 현장에서는 업무 부담 등을 이유로 반발이 있었고,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서 생존을 위한 변화에 노사가 함께 대응하지 못한 측면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노조가 매장 안에서 정치 활동을 했던 것도 손님을 한 사람이라도 더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적절하지 않았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당시 홈플러스는 자가 부동산 자산 가치가 상당했기 때문에 리츠(REITs) 등을 통한 부동산 활용에 무게를 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유통을 어떻게 성장시킬 것인가보다 부동산 가치에 더 주목했던 것으로 보이고, 경쟁사들과 비교해 투자 규모도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CEO 임기가 길어야 2~3년인데 누가 5, 10년 뒤를 내다보고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겠느냐""전문경영인 체제에서는 장기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거나 과감한 투자를 추진하기 어려운 구조였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대형마트를 규제한다고 해서 전통시장이 살아난 것은 아니었다""유통산업발전법에 따른 의무휴업 규제 완화 논의는 선거 때마다 반복됐지만 결국 흐지부지됐고, 이런 제도적 한계도 경쟁력 약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회생 불씨 살렸지만성공의 열쇠는 체질 개선

 

한편, 홈플러스는 최근 서울회생법원이 회생절차를 오는 94일까지 연장함에 따라 영업 정상화에 다시 나설 계획이다. MBK파트너스 김병주 회장의 연대보증으로 2000억원 규모 DIP(회생금융) 대출이 성사되면서 임시휴업 중인 핵심 점포 67곳도 순차적으로 영업을 재개할 예정이다.

 

홈플러스는 DIP 대출금이 입금되는 대로 상품대금과 임대료, 유틸리티 비용 등 매장 운영에 필요한 비용을 우선 지급하고, 직원 급여와 소상공인 미정산 대금도 순차적으로 지급할 계획이다.

 

또한, 매출이 크고 회전율이 빠른 생필품부터 우선적으로 확보해 판매함으로써 현금흐름을 개선해나갈 것으로 알려졌으며, 수도권 16개 점포를 시작으로 온라인 배송도 재개하고, 회생기간 동안 구조혁신 작업과 37개 부실점포 정리, 매각 절차에도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운영자금 확보로 영업 정상화의 발판은 마련됐지만, 회생 성공 여부는 홈플러스가 예고한 구조혁신과 점포 재편, 온라인 영업 확대 등 체질 개선을 실제로 이행할 수 있을지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회생절차 연장으로 시간을 확보한 만큼, 일시적인 유동성 위기 해소를 넘어 변화한 유통환경에 맞는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을지가 향후 홈플러스 회생의 최대 과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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