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만 실적 방어...“신용판매 확대 효과”
[메가경제=신승민 기자] 카드사들이 올해 상반기 부진한 성적표를 내놓았다. 실적을 발표한 6개 카드사 중 5곳이 전년 동기 대비 역성장을 기록했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와 대손비용 증가가 수익성 악화의 주된 요인으로 지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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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드업계가 올 상반기 부진한 성적표를 내놓았다. 주요 카드사 6곳 중 5개사가 역성장을 기록했다. [사진=픽사베이] |
2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현대·하나·우리카드 등 6개 주요 카드사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총 1조115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8% 감소했다.
신한카드는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4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감소했으며, 2분기 기준으로는 전분기보다 18.2% 감소한 1109억원에 그쳤다. 삼성카드는 335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업계 1위를 유지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35% 감소했다.
KB국민카드는 1813억원, 우리카드는 761억원으로 각각 29.1%, 10% 줄었으며, 하나카드는 1102억원으로 5.5% 감소했다.
이 가운데 현대카드는 유일하게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현대카드의 상반기 순이익은 165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 증가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상품 경쟁력 강화에 따른 신용판매 취급액과 회원수 증가로 영업수익,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카드사들은 수익성 악화의 배경으로 지난 2월 시행된 중소·영세 가맹점 대상 수수료율 인하를 꼽는다.
가맹점 수수료율이 최대 0.1%p 인하됐으며, 이로 인해 연간 약 3000억원의 수수료 수입 감소가 예상된다.
특히 연매출 10억원 이하 가맹점의 수수료율은 신용·체크카드 기준 0.05~0.1% 수준으로, 카드사들은 "사실상 수익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구조"라고 토로하고 있다.
대손비용의 증가도 순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상반기 6개 카드사의 대손비용은 1조9500억원으로 전년보다 약 11% 증가했다.
경기 악화로 인해 연체율이 높아져 충당금 부담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고금리 여파로 늘어났던 조달 비용 부담도 여전히 영향을 미치고 있다.
카드론 규제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그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대상에서 제외됐던 카드론을 올 하반기부터는 일반 신용대출로 간주할 예정이다. 대출 취급 규모가 줄어들면서 카드사들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실적 반등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각 카드사는 위기 극복을 위해 본업 경쟁력 강화와 신사업 발굴, 비용 효율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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