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인터 “민주 정부 시절부터 진행된 프로젝트”
[메가경제=이동훈 기자] 미얀마 내전이 격화되면서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책임론이 도마 위에 올랐다. 미얀마 군부의 자금줄로 지목되는 국영 에너지 기업과 합작 사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수익금 배분 구조와 직접적인 대금 수취 과정을 밝히며 관련 의혹을 일축했다.
지난 2일 한국 거주 미얀마 출신 활동가와 이주노동자, 미얀마 민주항쟁연대 부산네트워크 회원들은 부산역 광장에서 미얀마 군부의 폭력을 규탄하고 민주주의를 염원하는 집회를 진행했다. 하루 앞서 1일에는 서울과 대전에서 ‘미얀마 봄혁명 집회-거리행진’이 펼쳐졌다. 동시에 평택과 경남 김해에서는 미얀마 피란민 돕기 거리 모금 운동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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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코인터내셔널 미얀마 가스전 사업 현장 [사진=포스코인터내셔널] |
미얀마 군부는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의 민주주의민족동맹이 압승을 거둔 2020년 11월 총선을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며 2021년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켰다. 이후 군부는 국가비상사태를 연장하며 장기 통치를 정당화하고 있다.
이에 민주진영의 시민방위군(PDF)과 소수민족 무장세력들이 군사정권에 저항하기 시작하면서, 미얀마는 격한 내전에 휘말렸다. 현재 저항군은 미얀마 전체 도시 532개중 95개를 점령하고 있다.
미얀마네트워크는 ”300만명 이상의 피난민이 물과 식량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음에도 미얀마 민중들은 굽히지 않고 군사독재 종식과 민주주의를 위해 저항을 계속해 나가고 있다”라고 국제사회의 관심과 지지를 호소했다.
이들은 또한 포스코는 “미얀마의 비극적 상황 뒤에는 한국 기업 포스코가 있다”며 “미얀마 군부의 돈줄인 가스전 사업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미얀마 시민단체들의 조사에 따르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미얀마국영석유가스회사(MOGE)와 함께 2004년부터 미얀마 슈웨(Shwe) 가스 개발 사업을 벌여왔다. MOGE는 토머스 앤드루스 유엔 미얀마 인권특별보고관이 표적 제재를 촉구할 정도로 미얀마 군부의 핵심 자금줄로 꼽힌다.
미얀마 시민단체 ‘슈웨 가스 무브먼트’ 등은 포스코 등의 투자로 진행된 이 가스 개발 사업 과정에서 지역주민 강제이주, 토지몰수, 강제노동, 성폭력 등 미얀마군의 심각한 인권침해가 이뤄졌다고 비판했다.
현재 미얀마 사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기업들은 이윤 추구뿐만 아니라 인권 보호와 사회적 책임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 프랑스전력공사는 인권문제를 이유로 미얀마 산주에서 진행하던 15억달러(1조7000억원) 규모의 수력 발전 프로젝트를 중단했고, 호주 에너지기업 우드사이드도 “군부가 운영하는 국영 미얀마석유가스회사(MOGE) 등 합작사와 함께 소유한 탐사 자산 처리를 위한 공식적인 절차에 착수하겠다”며 미얀마에서의 사업 철수를 밝혔다.
미국의 거대 에너지기업 토탈에너지스와 세브런도 미얀마 사업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018년 한 해에만 1억9400만달러(2192억원)를 미얀마에 석유가스사업 대금으로 냈다. 또한 이 과정에서 중국 정부의 일대일로 사업을 간접적으로 돕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미얀마 군부에게 수익금을 제공함으로써 군부에 의해 자행되는 미얀마 국민들의 인권 침해에 가담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미얀마 가스전 사업과 관련해 “당사는 정해진 사업 구조 내에서 적법한 절차에 따라 운영되고 있다”며 “해당 사업은 민주 정부 시절부터 진행된 프로젝트로, 당사는 수익금 배분의 주체가 아니다”고 메가경제에 전했다.
회사에 따르면 해당 사업은 생산물분배계약에 따라 컨소시엄에 참여한 모든 참여사가 지분 비율대로 생산물에 대한 소유권을 각자 보유하고 판매하게 된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당사는 미얀마 가스전에서 생산된 천연가스를 중국에 판매하고 중국으로부터 직접 판매대금을 수취하고 있기 때문에, 미얀마 군부 지원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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