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호텔 제주 관광단지 개발, 난개발·환경 파괴 우려...김동선 방문계획 없나

유통·MICE / 윤중현 기자 / 2024-08-01 15:04:33
중산간 녹지 보전관리지역...이미 제주호텔 과잉 공급 현실 지적도
김동선 파이브가이즈 론칭 1년 전부터 전국 누볐지만 제주는 무소식

[메가경제=윤중현·노규호 기자] 한화그룹이 제주 애월읍 중산간에 대규모 관광단지 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난개발과 환경 파괴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해당지역이 보전관리지역과 지하수특별관리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지역사회와 시민단체에서 우려를 표한다. 

 

이런 가운데 이 사업을 추진하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삼남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부사장의 제주도 방문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은 식지 않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 7월 26일 제주도 홈페이지에 한화그룹에서 추진하는 '애월포레스트 관광단지 조성 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 항목 등의 결정 내용'을 공개하고 관련 절차에 돌입했다. 애월포레스트 관광단지 사업은 애월읍 상가리 125만㎡ 부지에 2036년 12월 말까지 1조7000억원을 투자해 사업비 1조7000억원을 투자해 대규모 관광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 제주 애월포레스트 조감도 [자료=한화호텔앤드리조트]

 

주요 사업 내용은 ▲테마파크와 워케이션라운지, 에너지스테이션 등 휴양 문화시설 ▲골프아카데미, 승마체험장 등 운동시설 ▲휴양콘도 890실 및 호텔 200실 등 숙박시설이다. 

 

사업계획에는 휴양콘도미니엄(890실), 호텔(200실) 등 숙박시설에 29.5%, 테마파크·워케이션라운지·에너지스테이션 등 휴양문화시설에 16.7%, 도로·주차장·저류지 등 공동시설에 14.7%, 원형녹지와 조성녹지 등에 36.8%가 할애된다. 골프아카데미·승마체험장 등 운동시설로 사용되는 부지는 2.3%다.

 

이 사업은 지난 4월 말 제주도청에서 도시관리계획 사전입지검토 자문 회의가 열리면서 추진 사실이 알려졌고, 동시에 환경 보전 문제와 난개발 논란이 제기됐다.

 

홍영철 제주참여환경연대 공동대표는 메가경제에 “해발 300m 이상 중산간 한화의 부지에는 녹지가 분포한다. 보전관리지역이 19%를 차지하기 때문에 제주특별법 특례 없이는 지구단위 계획 지정이 불가능한 곳”이라며 “도민들은 제주도가 한화그룹의 하원테크노밸리 내 한화우주센터 설립을 비롯해 도심항공교통(UAM) 시장 진입으로 이 사안에 편의를 봐줬다는 시각이 대부분”이라고 주장했다. 

 

또 해당 지역은 지하수 보전을 위해 지하수 개발과 이용 허가를 제한하는 '지하수 특별관리구역'으로 지정돼 있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에 대해 한화호텔 관계자는 “지하수 개발에 따른 오염 및 남용을 최소화하고자 상수도 공급을 원칙으로 한다”며 “많은 양의 용수 사용으로 인한 인근 지역 물 공급량 부족 등 대비하기 위해 수요량 및 공급구역, 방안에 대해 지속 협의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제주도 측은 사업 부지가 중산간에 위치해 있지만 주변에 애월국제문화복합단지나 9·81파크 등 사업단지가 있어 개발사업에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더해 이 사업이 3만3000실 가량 과잉 공급돼 있는 제주도 내 숙박업에 1000실이 넘는 객실을 더하는 셈으로 숙박업 과잉공급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홍 대표는 “그동안의 제주도 내 개발사업 계획을 돌아보면 숙박업이 주가 된 상태에서 세부적인 지역 관광 콘텐츠가 삽입됐다”며 “이런 경우 대부분 숙박업에 의존하는 형태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화호텔 관계자는 “애월포레스트 관광단지 조성 사업은 단순 숙박업이 아닌 친환경 숲을 구현하기 위한 자연친화테마 프로그램 도입을 중점으로 한다”며 “궁극적으로 제주도 내 일자리 창출 및 관광산업 활성화를 통해 제주도민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개발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역사회와 일각에서는 조 단위가 넘는 대형 프로젝트 사업임에도 김동선 부사장의 흔적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 같은 논란 속에 김동선 부사장이 미국 유명 햄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를 국내에 들여온 사례가 해당 사업 속 행보와 상반돼 주목받고 있다. 김 부사장은 론칭 전 1년 여 동안 미국 파이브가이즈에서 쓰는 러셋 감자와 동일한 품질과 맛을 가진 국산 감자를 찾는 데 공을 들였다. 또 직접 농가를 방문해 생산 과정 전반을 살피는 동시에 한국 파이브가이즈와 협업을 하고 있는 지역 농가 교류를 위해 진행한 바 있다.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오른쪽)은 지난해 8월 2일 한국 파이브가이즈에 감자를 공급하는 강원 평창군 산지를 찾아 감자 수확에 참여했다. [사진=한화갤러리아]

 

리조트업계 관계자는 “애월 프로젝트처럼 규모가 큰 사업인 경우 사업계획서 결재단계부터 최고 경영진에게 보고 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사업 초기 단계에는 지역 환경단체나 지역사회 주민들과의 우호적 사업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경영진은 이런 대외 환경들을 종합해 사업에 차질이 없도록 관리해야 프로젝트의 마무리 단계인 준공 때까지 원활하게 사업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 부사장의 행보에 대해 한화호텔 관계자는 “최고 경영진의 출장 동선까지 인지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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