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치형 회장 지분 확대 주목
[메가경제=윤중현 기자] 비상장사 두나무 주가가 네이버 자회사 편입과 미국 증시 상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으로 급등하며 3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새로 썼다.
30일 증권플러스 비상장에 따르면 두나무 주가는 전날 장중 40만5000원을 기록해 2022년 4월 22일(40만700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올랐다. 이는 네이버 자회사 편입 추진 소식이 전해진 지난 25일 30만원 초반대까지 떨어졌다가 이튿날 반등한 뒤 이어진 상승세의 결과다. 거래량도 평소 대비 10배 이상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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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은 포괄적 주식 교환을 통한 합병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이 합병 법인이 향후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주가 상승의 배경으로 꼽힌다. 성공적으로 증시에 진출할 경우 양사의 단순 합산 가치보다 높은 프리미엄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기대가 반영됐다.
구체적으로는 네이버가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고 이를 네이버페이 결제망과 두나무 블록체인 인프라 ‘기와’에 연계하는 신사업 구상이 거론된다. 증권가에서는 글로벌 투자자의 관심을 끌 경우 합병 법인 시가총액이 최소 50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비교 대상으로 거론되는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현재 나스닥에서 100조원을 웃도는 시가총액을 기록 중이다.
이 같은 구조는 두나무에는 숙원 사업이던 대규모 기업공개(IPO) 기회를, 네이버에는 코스피 상장사인 자사 주식을 우회 활용함으로써 ‘쪼개기 상장’ 논란을 피할 수 있는 장점을 제공한다.
다만 최근 주가 급등이 합병 과정에서 주식 교환 비율 산정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주목된다. 현재 시장은 두 회사 기업가치를 4대1 수준으로 추정한다. 이 비율이 적용될 경우 송치형 두나무 회장(지분율 25.5%)과 김형년 부회장(13.1%)은 합병 후 각각 20.4%, 10.5%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송 회장이 최대주주가 되는 것은 기정사실로 여겨지며, 주가 상승이 반영되면 지분율 확대 가능성도 거론된다.
일각에서는 송 회장이 장기적으로 네이버 최대주주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있으나, 업계 전반적으로는 가능성이 낮다는 신중론이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다시 네이버파이낸셜을 합병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오히려 네이버파이낸셜 단독 상장 가능성이 더 높게 점쳐진다”고 말했다.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은 내달 하순 각각 이사회를 열어 합병 세부 조건과 교환 비율을 확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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