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백신허브 도약] 한미,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연구협력 확대…MOU 4건 체결

국제 / 류수근 기자 / 2021-05-23 13:14:35
한미정상 '한미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 구축 합의
'한미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 전문가그룹' 설치 합의
삼성바이오-모더나, 백신 위탁생산 계약...수억 도즈 분량
SK바이오-노바백스, 백신 개발·생산 협력 강화 MOU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미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로 합의 함에 따라 한국의 글로벌 백신 허브 도약을 위한 한미 양국 정부 및 기업 간 협력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그 첫 단계로 22일 밤(이하 한국시간) 워싱턴 현지에서 개최된 ‘한미 백신 파트너십’ 행사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모더나 사(社) 간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비롯해 정부 및 한미 양국 기업 간 총 4건의 계약과 양해각서(MOU) 체결이 이뤄졌다.

한미 양국은 또 ‘한미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을 실무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한미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 전문가 그룹’의 구성에도 속도를 낼 작정이다.
 

▲ 22일 오전(현지시간) 워싱턴 한 호텔에서 열린 '한미 백신 기업 파트너십 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백신 위탁 생산 계약 MOU가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 문 대통령, 스테판 반셀 모더나 CEO. [워싱턴=연합뉴스]

보건복지부 강도태 2차관은 23일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브리핑실에서 가진 한미 정상회담 후 백신 개발 방안에 대한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의 미국 순방을 계기로 한미 양국 간 협력 단계가 한 단계 더 진전되는 성과가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2일 새벽에 열린 한미 양국 정상 회담을 통해 한미 양국이 전세계 코로나19 위기를 조기에 극복하기 위해 백신의 신속한 보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인식을 같이 하고 포괄적인 ‘한미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KORUS Global Vaccine Partnership)을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한국은 이미 아스트라제네카(AZ), 노바백스 및 스푸트니크V 등 주요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해 전세계에 공급하는등 글로벌 백신 생산기지로서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강 차관은 “이러한 한국의 백신 제조 생산 역량과 미국이 가진 백신 기술 및 원부자재 공급 능력을 결합한다면 코로나19 백신 생산 및 공급을 획기적으로 확대하여 전세계 백신 수급 문제 해소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에 한미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미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을 구축해 백신 생산 능력 확대, 원부자재 공급 능력 해소 등을 위해 공동으로 대응하고 백신 개발 및 생산과 관련된 과학 및 기술 협력 등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미 양국은 파트너십 구축을 실무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과학자, 전문가, 공무원으로 구성된 ‘한미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 전문가 그룹’(KORUS Global Vaccine Partnership Experts Group)을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보건복지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러한 한미 간 백신 협력 강화의 일환으로, 22일 밤 11시(현지시간 22일 오전 10시) 워싱턴DC 소재 윌라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미 백신 파트너십’ 행사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최태원 SK 회장,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 하비에르 베세라 미국 보건부 장관, 스탠리 어크 노바백스 회장, 스테판 반셀 모더나 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코로나19 백신 위탁 생산, 연구·개발과 협력 및 한국 내 투자 등을 위한 정부 및 한미 양국 기업 간 총 4건의 계약 및 양해각서(MOU) 체결식이 진행됐다.


먼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모더나 사는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을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모더나 사의 코로나19 백신 원액을 완제 충전하는 방식으로 모더나 코로나19 mRNA(메신저리보핵산) 백신을 생산해 전세계에 공급할 예정이다. 위탁생산 규모는 수억 도즈 분량이며, 기술 이전 및 시험 생산 등을 거쳐 올해 3분기부터 대량 생산할 계획이다.

위탁생산 계약 체결에 이어 산업부와 복지부, 모더나 사는 모더나의 잠재적인 한국 투자 및 생산 관련 논의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에도 서명했다.

주요 내용을 보면, 모더나 사는 한국에 mRNA 백신 생산 시설 투자와 한국의 인력 채용을 위해 노력하고, 한국 정부는 모더나 사의 한국 내 투자 활동 지원과 비즈니스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이번 MOU 체결을 계기로 모더나 사의 한국 투자 관련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투자 성사 시 한국의 감염병 대응 역량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와 노바백스 사 및 모더나 사 간 생산 및 연구 개발 등 분야 협력도 본격 추진된다.

우선, 이날 한미 백신 파트너십 행사에서 보건복지부-SK바이오사이언스-노바백스 사는 백신 개발과 생산에 대한 협력을 강화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노바백스 백신은 합성항원 방식의 백신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를 비롯한 국내 다수 기업에서 개발중인 백신 플랫폼이다.

현재 노바백스 사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독감 결합 백신 등을 개발하고 있다.

정부는 노바백스 사와 민관 차원의 협력을 통해 변이 바이러스 대응을 위한 차세대 백신 개발은 물론, 국내 SK바이오사이언스 생산시설을 이용한 백신의 안정적 공급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질병관리청 소속 국립보건연구원은 모더나 사와 mRNA 백신 관련 연구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한국 정부와 모더나 사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와 결핵 등 우리나라에서 수요가 높고 질병 부담이 높은 감염병 대응을 위해 mRNA 백신 연구 프로그램 개발, 비임상·임상 연구 수행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한미 백신 파트너십’ 행사 전날인 22일 새벽 4시(현지시간 21일 오후 3시) 하비에르 베세라 미국 보건부 장관과 사전 양자 회담을 가졌다고 강 차관은 밝혔다.

이 자리에서 한미 양국 장관은 전세계 코로나19의 조속한 극복을 위해서는 코로나19 백신의 신속한 보급이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양국 정상 간 합의에 따라 코로나19 백신 생산 및 글로벌 공급 관련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 자리에서는 또한, 양국 정상 간 합의 내용에 대한 실무적 논의가 조속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미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 전문가 그룹’ 의 신속한 구성 방안도 논의됐다.

한미 양국은 글로벌 보건안보 대응 기여 및 보건 거버넌스 강화 등을 위한 보건의료 협력 노력도 확대하기로 했다.

한미 양국은 국제적 감염병·생물 테러 등에 대한 대응능력을 높이기 위해 ‘글로벌 보건안보 구상’(GHSA) 활동을 강화하기로 협의했고, 한국은 올해부터 오는 25년까지 향후 5년간 2억 달러를 신규로 기여하기로 했다.

GHSA(Global Health Security Agenda)는 국제 공중보건위기를 예방·탐지·대응하기 위해 2014년 발족한 협의체로 현재 미국, 인도네시아, 이탈리아 등 70개 회원국이 참여하고 있다.

한국은 또한, 미래 감염병 팬데믹 등에 대비해 새로운 ‘보건안보 자금조달 메커니즘 창설’에도 협력하기로 했다.

한미 양국은 보건부 간 보건의료협력 양해각서 개정 체결도 신속하게 추진하여 신종 감염병에 대비한 백신 및 의약품 개발, 디지털 헬스케어, 바이오헬스 산업 등에 대한 보건의료 협력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한미 보건의료협력 양해각서는 2003년 7월 처음 체결됐으며, 2009년과 2015년 두 차례에 걸쳐 개정된 바 있다. 양국은 기존 공공보건, 모자보건 등 6개 분야에다 포스트 코로나 대비 백신 및 의약품 개발 등 10개 분야를 추가해 총 16개 분야로 넓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강 차관은 “코로나19 백신의 신속한 공급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한미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 구축으로 한국의 우수한 생산 능력, 인적 재원 및 품질 관리에 대한 국제적인 인지도를 제고하는 한편, 한국이 글로벌 백신 공급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됨으로써 코로나19의 완전한 종식을 앞당기는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또한 “한미 간 백신 연구·개발 협력 강화 및 위탁생산 확대, 해외 백신기업 유치 활성화 등으로 백신 개발 및 생산 역량이 제고됨으로써 한국이 글로벌 백신 허브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울러 “백신 및 글로벌 보건안보에 대한 한미 간 공조 및 협력 강화를 통해 방역 모범국에서 글로벌 보건위기 대응 선도국가로의 위상 제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이번 합의의 성과가 조기에 가시화될 수 있도록 후속 조치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한미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이 조속히 구체화될 수 있도록 전문가 그룹을 신속히 구성할 예정이다.

강 차관은 “정부는 국내 백신 생산능력을 지속 확대하는 한편 관련 협회 및 기업 등과 협력해 백신생산 및 공급 확대를 위한 국내 준비에도 만전을 기하겠다”며 “이번에 구축한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한국이 글로벌 백신 허브로 도약하고 바이오 산업이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맞이할 수 있도록 관련 지원에도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한편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번 문 대통령 방미 중 한미 생명과학인협회 루크 오 회장을 비롯한 회원들을 만나 한미 생명과학 관련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한국의 바이오산업 발전을 위한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도 가졌다.

한미 생명과학인협회는 한국 바이오산업·생명과학의 미국 및 글로벌 진출과 협력을 목적으로 설립되어 워싱턴DC, 메릴랜드, 버지니아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비영리단체다,

권 장관은 또한 칼라일 그룹의 이규성 대표를 만나 세계 시장 현황 및 향후 경제 전망 등을 보고 받고, 국민연금 해외 투자 방향 등에 대해 논의했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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