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는 모바일 메신저 기반 인터넷은행에 유리한 환경
인도네시아 법인장 출신 박성호 행장, 글로벌 업무역량 발휘 기대 한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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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하나은행 현지법인 [자카르타=연합뉴스] |
하나은행이 디지털 플랫폼 강자 라인과 손잡고 인도네시아에서 디지털뱅킹 서비스를 정식 론칭하면서 실적반등에도 성공할 지 주목된다.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은행장을 지낸 박성호 하나은행장이 지난 3월 취임하면서 인도네시아 시장 공략은 더욱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 글로벌 모바일 플랫폼 라인과 손잡은 하나은행
지난 11일 하나금융그룹(회장 김정태)은 라인과 인도네시아에서 디지털뱅킹 서비스인 'LINE Bank(라인뱅크)'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앞서 라인뱅크는 지난 2019년 은행업 설립 허가 취득 후 관계 기관들과 협력해 실사 절차를 진행했다.
라인은 전 세계 1억8600만 명의 월간 활성 사용자(MAU)를 보유한 메신저 플랫폼으로 핀테크, 인공지능(AI), 커머스, 엔터테인먼트, 게임 등으로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태국에서 모바일 뱅킹 플랫폼 '라인BK'를 선보인 바 있으며, 이번에 인도네시아에서도 뱅킹 서비스를 출시하게 됐다. 태국 시장에서 라인 BK는 성공적인 론칭과 함께 많은 고객을 확보하며 빠르게 성장 중이다.
라인은 일본, 대만에서도 뱅킹 서비스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데 대만 라인뱅크는 현지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인터넷전문은행 운영 라이선스를 이미 획득했다. 라인뱅크는 첫 단계로 예금·송금·체크카드 발급 및 개인 대출 등 소매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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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금융그룹(회장 김정태)은 라인과 인도네시아에서 디지털뱅킹 서비스인 '라인뱅크'를 출시했다. [그래픽=하나금융지주 제공] |
이번 라인뱅크 론칭은 국내은행이 빅테크기업과 협력해 동남아시아에서 금융서비스를 시작한 첫번째 사례로 ▲비대면 실명확인(e-KYC)을 통한 계좌개설 ▲정기예금 ▲직불카드 ▲무카드(Cardless) 출금 ▲공과금 납부(Bill Payment)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앞서 라인은 라인뱅크 출시를 위해 2018년 10월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의 지분 20%를 취득하고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은 바 있으며, 이후 양사의 금융 및 플랫폼사업 전문인력과 현지에서 채용한 디지털 전문인력으로 전담부서를 구축하고 서비스 오픈을 준비해왔다.
하나금융그룹은 라인의 브랜드 인지도, 현지 시장에서의 디지털 사업경험 등을 활용해 철저하게 현지 위주의 전략으로 디지털 사업을 확대하는 동시에, 현지 특성에 맞춘 금융상품과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현지 고객 기반 확대와 은행 브랜드 인지도 향상이 기대된다"며, "향후 개인 대출 상품 런칭 등 서비스 영역 확장을 통해 더 많은 고객들이 차별화된 디지털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코로나 19사태로 현지 영업 부진, 디지털 금융 통해 실적 회복 도전
하나은행은 외환은행 시절인 1990년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뒤 현지화 전략으로 영업 기반을 닦았고 이번 라인뱅크 출범으로 디지털뱅킹으로 영역을 더욱 확장하게 됐다. 인도네시아 법인은 지난해 기준 순이익, 자산 등으로 하나은행 해외 법인 중에서 중국 법인 다음으로 규모가 크다.
하나은행 인도네시아는 올해 1분기 순이익 71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1분기 순이익 288억원의 4분의 1 수준이다. 같은 기간 자산도 3조4324억원으로 8.4% 감소했다. 인도네시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현지 영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어 향후 악화된 실적을 회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만 해도 인도네시아 법인은 성장세를 유지했다. 순이익은 2019년 420억원에서 지난해 475억원으로 1년 전보다 13.1% 증가했었다. 작년 1분기에는 국채매각,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충당금 환입 등 1회성 요인으로 법인 순이익이 크게 증가했다며 이를 감안할 경우 올해 1분기에도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 하나은행 측의 설명이다.
하나은행 인도네시아법인은 기존엔 기업 금융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했다면 이젠 개인 고객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라인 뱅크는 수신 업무를 시작으로 상반기 중 업무를 개시하고 연내에 비대면 개인 대출로 서비스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인도네시아의 경우 수많은 섬으로 이뤄지면서 초대형 은행보다는 모바일 메신저 기반의 인터넷은행에 유리한 환경으로 평가되고 있는 것도 라인뱅크에는 유리한 환경이다.
◇ 인도네시아 법인장 출신 박성호 하나은행장, 글로벌 업무역량 발휘 기대 한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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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호 하나은행장 [사진=하나은행 제공] |
박성호 하나은행장은 디지털과 글로벌사업을 중심으로 하나은행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한국투자금융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해 서울 광화문지점장, 감찰실장, 싱가포르지점 차장, 인력개발실장, 인도네시아법인 부행장, 경영관리본부장을 거쳤다.
하나금융지주에서 전략담당 전무로 일한 뒤 하나금융티아이 대표이사를 맡았고 하나은행 복귀 후 개인영업그룹장, 글로벌사업그룹 전무, 인도네시아 하나은행장, 자산관리그룹장, 디지털리테일그룹 부행장을 지냈다.
박 행장은 영업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기록해 왔으며 전략기획, 글로벌, 디지털 등에서도 업무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그는인도네시아 법인 인수 이후 현지법인에서 근무하며 성장에 크게 기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행장 부임 시 현지 128개 은행 중 하위권에 있던 인도네시아 하나은행은 그가 법인 근무를 마칠 때 30위 수준까지 성장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은 하나금융그룹 글로벌사업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며, "박 행장은 하나은행장이 된 후에도 인도네시아 법인을 향한 관심과 의지는 남다를 수 밖에 없는 만큼 그의 글로벌사업에서의 경험과 식견이 힘을 발휘하게 될 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메가경제=김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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