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 아닌 분단위로...유통가 배송전쟁 '점입가경'

유통·MICE / 심영범 기자 / 2025-09-25 12:05:29
이마트, 배민과 협업해 퀵커머스 점포 연말까지 80여개 늘려
서용구 교수 "맞벌이 가정 늘며 시간 부족에 따른 퀵커머스 수요 증가"

[메가경제=심영범 기자]유통업계의 '퀵커머스'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1시간 배송을 넘어서 분단위 배송으로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퀵커머스 시장 규모는 2020년 3500억원 수준에서 올해 4조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2030년 5조900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유통업계 '퀵커머스' 서비스가 점입가경이다. 1시간 배송을 넘어서 분단위 배송으로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이마트는 지난해 11월 배민과 손잡고 퀵커머스 사업에 뛰어들었다. 현재 61곳의 퀵커머스 점포를 운영 중이다. 올해 연말까지 서비스 점포를 80여개점으로 늘릴 계획이다. 배송 상품도 즉석조리식품과 생필품 등 6000여 종에서 1만종으로 늘린다. 

 

여기에 이달 초부터 SSG닷컴의 '바로퀵'을 추가해 멀티 플랫폼 체제로 전환했다. '바로퀵'은 서비스 오픈 이후 주문금액과 주문 건수가 꾸준히 늘어 첫날 대비 두 배 이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서비스 확대의 배경에는 2030세대의 높은 수요가 있다. 이마트가 지난 10개월간 서비스 추이를 분석한 결과, 퀵커머스 이용 고객의 절반 이상이 20~3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선·가공식품 등 그로서리 매출 비중이 90%에 달했으며 특히 소단량 상품, 델리, 냉동육, 밀키트 등 간편식 카테고리가 강세를 보였다.

 

이마트 배민 앱 주문 고객은 월 3만명을 돌파하며 빠른 배달 서비스에 대한 높은 인기를 입증했다. 배민은 이마트와의 협업을 통해 신선식품, 델리, 베이커리 등 각종 생필품을 1시간 내외에 배달하는 퀵커머스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현재 배민 장보기·쇼핑에는 이마트 외에도 홈플러스, 이마트에브리데이, GS더프레시, CU, GS25 등 다양한 대형마트, SSM, 편의점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홈플러스도 지난 4월 배민을 통해 퀵커머스 서비스를 시작해 현재 41개 지점으로 확대했다. 네이버 플러스 스토어는 기업형 슈퍼마켓·편의점이 입점한 퀵커머스 ‘지금배달’을 운영 중이다.

 

지난 5월에는 마트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SSM)에 '매장에서 직접 배송'(매직)을 도입했다. 이후 5~7월 관련 매출이 전년 대비 17% 증가했다.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 역시 60% 이상 증가했다. 

 

다이소는 지난 4월부터 '오늘배송'이라는 퀵커머스 서비스를 서울 강남·서초·송파 일부 지역에 도입했다. 주문 후 4시간 이내 배송을 목표한다. 4만원 이상 주문시 무료이고 미만시 5000원의 배송료가 부과된다.

 

배달의민족은 2018년부터 직매입 기반의 퀵커머스 서비스 ‘B마트’를 운영해왔다. B마트는 전국 70여 개 도심형 유통센터를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다. 

 

쇼핑·장보기 카테고리에도 동네 자영업자와 더불어 홈플러스, 이마트, 홈플러스익스프레스, 이마트에브리데이, GS더프레시, GS25, CU 등의 입점 업체를 늘리고 있다. B마트로 식료품과 생필품을 주문 후 1시간 이내에 받을 수 있도록 배달 생태계를 구축했다.

 

쿠팡이츠는 지난 2021년부터 해오던 직매입형 퀵커머스 서비스인 '이츠마트' 서비스를 28일 종료하고 음식 외 상품 배달 서비스인 '쇼핑' 서비스를 서울 전역에서 시범 운영한다.

 

쿠팡이츠 쇼핑 서비스는 소비자가 인근 상권에서 영업 중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상품을 주문하면 배달해주는 방식이다.

 

컬리가 지난해 6월 ‘컬리나우’를 론칭했다. 신선식품·HMR·뷰티 상품 등 컬리의 강점을 1시간 내외로 받아볼 수 있다. 서울 서대문, 마포 지역으로 서비스를 시작하고 강남 도곡점까지 확장했다.

 

GS25와 슈퍼마켓 GS더프레시는 지난달 26일 ‘쿠팡이츠 쇼핑’에 입점했다. 

 

GS리테일은 이번 제휴로 배달의민족·쿠팡이츠·요기요 등 국내 주요 배달앱 3사와 모두 퀵커머스 서비스를 제휴한 업계 유일 기업이 됐다.

 

여기에 자사 앱 ‘우리동네GS’와 네이버 등까지 월간 이용자 수(MAU) 약 4500만 명 규모의 퀵커머스 네트워크를 구축했으며, 전국 1만 8000여 개 오프라인 매장을 물류 거점으로 연계한다.

 

이날 서울 지역 내 1200여 개 GS25 매장을 시작으로 오는 28일부터는 GS더프레시 100여 개 매장에서 쿠팡이츠 퀵커머스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시행한다. 추후 서비스 매장 확대를 검토할 계획이다.  GS25의 올해 상반기 퀵커머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0% 이상 증가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CU는 지난 5월 네이버와 손잡고 ‘지금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금배달은 고객 주변 1.5㎞ 내 점포에서 1시간 내외로 상품을 배송하는 서비스다.

 

CU의 네이버 지금배달 서비스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이나 웹 페이지의 ‘지금배달’ 메뉴를 통해 접속할 수 있다. 반경 1.5㎞ 내의 CU에서 1만원 이상 구매 시 배달비 3000원으로 배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2만원 이상 구매할 때는 3000원 할인 쿠폰도 사용 가능하다.

 

구매 가능 품목은 편의점에서 소비자들의 구매 빈도가 높은 간편식, 디저트, 주류, 생필품, 얼음, 즉석 커피 등 총 3000가지다.

 

홈쇼핑업계에서도 배송 서비스 강화를 통한 경쟁력을 제고하고 있다.

 

CJ온스타일의 경우 기존 빠른 배송 서비스를 '바로도착'이라는 신규 브랜드로 개편하면서 당일도착 상품의 주문 마감 시간을 오전 10시 30분에서 오후 1시까지 연장 도입했다.

 

통상 홈쇼핑 업체들이 10시 이전 주문 시 당일배송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에 대한 경쟁력 확보 차원이다. 실제로 '바로도착' 도입일인 지난 18일부터 27일까지 군포물류센터에서 출고되는 물동량은 전월 동기 대비 32%나 늘었다. 지난 1월부터 수도권에 국한됐던 빠른 배송 인프라를 전국으로 확대하며 주 7일 배송 체계를 강화했다. 

 

CJ온스타일이 배송 경쟁력을 강화하고 나선 배경에는 고객 수요 증가에 따른 대응이다. CJ온스타일은 지난 1월 '주 7일 빠른 배송'을 도입하면서 물동량이 월평균 17% 이상 증가했다.

 

GS샵은 지난 7월부터 오전 6시~11시 방송 상품을 대상으로 '오늘도착' 당일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8월까지 두 달간 '오늘도착'으로 당일 배송된 주문 건수는 약 6만건 규모다. 

 

현대홈쇼핑은 2023년 7월 온라인몰 현대H몰에서 오후 4시까지 결제 시 익일 도착을 보장하는 '휙배송'을 도입했다. 올해 4월부터는 TV 방송 상품에도 일부 적용하며 서비스를 확장했다.

 

올해 상반기 '휙배송' 적용 상품 수는 2023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가을철 패션 신상품, 뷰티, 건강식품(H&B)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적용 상품을 현재보다 3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롯데홈쇼핑은 올해 1월부터는 주 7일 배송을 도입해 토요일 방송 상품도 당일 출고, 일요일 배송을 실시하고 있다. 전일 18시 이후부터 당일 10시까지 주문된 상품은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 당일 배송이 가능하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우리나라가 구조적으로 아파트 문화 등으로 퀵커머스가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이라며 "맞벌이가구가 늘고 시간을 아끼려는 흐름에 따라 수요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퀵커머스 시장은 2라운드에 돌입했다고 본다"며 "향후 업체들의 경쟁이 더욱 과열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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