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원리조트 "경찰 수사 결과 후 보상안 마련할 것"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지난달 3일 강원랜드가 운영 중인 정선의 하이원리조트 스키장에서 스키를 타던 20대 남성이 펜스 앞 얼음덩어리와 충돌해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 사건을 두고 유족 측은 하이원리조트 측이 사건 현장을 보존하지 않고 증거 인멸에 몰두하고 있다며,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유족 측은 "하이원 측과 정선경찰서에서 사망사고를 제대로 수사하지 않고 덮으려고 하고 있다. 해당 사고 건은 현재 강원지방경찰청으로 사건이 이첩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고 초기 대처부터 미흡한 점이 다수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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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원리조트 스키장에서 젊은 스키어가 사망한 사건을 두고 유족측이 진상규명 촉구 시위를 이어가고있다. [사진=유가족] |
유족 측은 사고 발생 당시 응급 119구 차량으로 이송되지 않고 리조트 의무실 일반 차량으로 이송된 점과 정선군립병원에서 헬기장으로 이동할 당시 사설 응급차에서 산소호흡기 고장으로 작동하지 않아 응급조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의구심을 제기했다.
또 원주 세브란스병원 외상센터에 자리가 없어 헬기 탑승이 지연돼 적시 응급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점 등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고인은 원주 세브란스병원 도착 당시 심정지 상태로 도착했으며, 응급처치로 심폐 소생, 수술 전 이미 뇌사, 개복 시 장기 파열 등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고인은 원주 세브란스병원에서 사고 발생 후 6시간 만인 오후 3시 30분경 사망 판정을 받았다.
유족 측은 고인이 초보 스키어가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5세 때부터 스키를 즐겼으며, 스키장경영협회 티칭2 자격증까지 취득한 뒤 매년 개인지도를 받으며 티칭3를 준비하던 상급 스키어였다고 설명했다.
유족 측은 "고인인 실력에 맞지 않는 슬로프를 무리하게 이용하다가 펜스에 부딪쳐 사고가 발생한 것이 아니다"라며 "펜스 앞에 방치된 얼음덩어리에 부딪혀 장기가 손상돼 사망한 것이며, 스키장 측이 시설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이런 사고가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사고 후 스키장 측이 현장을 보존하지 않고 얼음덩어리를 파쇄해 처리했으며, 사망사고 현장을 보존하지 않고, 사건의 주요 원인이 된 얼음덩어리를 처리한 점에 대해 진상 규명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족 측은 사고 후 하이원리조트의 대응에도 목소리를 높였다. 고인의 장례식장을 방문한 하이원리조트 레져팀 관계자들은 '도의적' 차원으로 방문해 보험사의 명함을 건네며, 보상 방안에 대해 협의하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유족 측은 사건 경위와 환자 이송 과정 등에 대해 구체적 사실을 듣기 위해 당시 보건실 근무자였던 간호사와의 면담을 요청했지만, 하이원리조트 측은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요청해야 답변할 수 있다는 무성의한 태도를 보였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하이원리조트 측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족측에게도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면서 "사망 사건과 관련해 경찰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으며 수사가 종결된 후 유족측과 만나 보상안에 대해 협의할 계획"이라고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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