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 친환경 항공유 의무 도입...업계의 시각은?

자동차·항공 / 심영범 기자 / 2025-09-24 16:30:37
정부, 2027년부터 SAF 혼합의무비율 1%로 정해
SAF 혼합의무비율 1% 시행시 약 920억원 추가 비용 부담 발생 추산
김광옥 한국항공대 교수 "SAF 인증 등에 소요되는 비용 항공사에 전가해선 안돼"

[메가경제=심영범 기자]정부가 오는 2027년부터 국제선 항공기에 지속가능항공유(SAF) 혼합 사용을 의무화하는 가운데 항공업계에서는 정부의 세제 지원 등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9일 서울 서초구 대한건축사협회 회관에서 항공·정유업계 및 유관기관이 참석한 가운데 '지속가능항공유(SAF) 혼합 의무화제도 로드맵'을 공동 발표했다. 정부는 오는 2027년부터 SAF 혼합의무비율을 1%로 정했다. 2030년에는 3~5%, 2035년에는 7~10%로 상향할 예정이다.

 

▲ 정부가 오는 2027년부터 국제선 항공기에 지속가능항공유(SAF) 혼합 사용을 의무화하는 가운데 항공업계에서는 정부의 세제 지원 등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사진=대한항공]

 

SAF는 폐식용유·바이오매스 등 재생 가능 자원으로 만든 항공유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2030년까지 SAF 사용으로 국제항공 부문 탄소배출량을 5% 감축한다는 목표를 제시했으다. 이미 유럽연합(EU)과 영국이 SAF 혼합 의무제도를 도입했다.

 

국내 공항에서 출발하는 모든 국제선 항공편은 연간 급유량의 90% 이상을 출발 공항에서 급유해야 한다. 다만 급유의무 이행 실적 관리 시스템 구축과 시범 운영, 국제적 공감대 형성을 거쳐 2028년부터 적용한다. 급유의무 미이행에 따른 과징금 부과는 1년 유예한다.

 

급유의무 제도 도입 시 신생 항공사에 대해서는 3년간 적용을 유예하고 안전상 이유 또는 불가피한 사유로 인한 급유의무량을 미충족할 경우는 의무적용에서 제외한다. 유연성 제도를 통해 전체 이행량의 20% 범위 내에서 최대 3년까지 이월할 수 있도록 허용할 계획이다.

 

국가전략기술로 지정된 바이오 기반 SAF의 R&D, 시설투자 세액공제를 지속 지원하고 향후 재생합성 SAF 등 차세대 생산기술에 대한 추가적인 인센티브 지원도 검토해나가기로 했다.

 

SAF 신규투자에 대해 정책금융을 통한 지원을 검토해 나가고 SAF 주요 원료의 경제안보품목 지정을 추진해 시설투자, 원료 구매 자금 등을 지원한다.

 

급유의무 제도 도입 시 신생 항공사에 대해서는 3년간 적용을 유예한다. 안전상 이유 또는 불가피한 사유로 인한 급유의무량을 미충족할 경우는 의무적용에서 제외한다.

 

SAF는 기존 항공유 대비 탄소 배출량을 최대 80% 줄일 수 있다. 기존 항공유와 섞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어 추가 급유 설비가 없어도 된다. 다만 비용 부담이 관건이다. 일반 항공유보다 최대 4배 비싸기 때문이다. 일부 항공사들은 2027년 SAF 혼합의무비율 1%가 시행되면 총 920억원의 추가 비용 부담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항공사의 항공유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항공권 가격이 인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코트라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2030년까지 상업 항공 연료의 6% 이상을 SAF로 의무 혼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후 2035년 10%, 2050년까지 100% 탄소중립 연료 전환이라는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다. 유나이티드, 델타 등 주요 항공사들도 SAF 장기 구매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항공업계에서는 최근 대한항공이 지속가능항공유(SAF)를 사용하는 상용운항 노선을 확대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8월 말까지 국내 정유업체가 생산한 국산 SAF를 처음 한국발 상용운항 노선(인천-하네다)에 적용했다. 

 

대한항공의 국산 SAF 확대 사용 항공편은 인천에서 출발해 일본 고베로 가는 KE731편과 김포에서 출발해 일본 오사카로 향하는 KE2117편이다. 지난 19일부터 내년 12월 31일까지 약 1년 4개월 동안 해당 항공편(KE731편 총 90회·KE2117편 총 26회 예정) 전체 항공유의 1%를 국산 SAF로 채운다.

 

인천-고베 노선에는 HD현대오일뱅크, 김포-오사카 노선에는 GS칼텍스가 생산한 국산 SAF를 공급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SAF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생산부터 유통까지 안정적으로 공급될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며 정부기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SAF 사용은 글로벌 스탠다드"라며 "항공사가 안정적으로 SAF를 공급받을 수 있는 인프라 확충과 과도한 유류비 지출로 귀결되지 않도록 세제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보헌 극동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SAF의 생산량을 늘리고 가격을 낮추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과 유럽은 이미 SAF를 상용화하고 있으며 비싼 단가를 고려하면 정부의 지원은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SAF를 국가 경쟁력으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김광옥 한국항공대 항공경영학과 교수는 “SAF는 단순히 친환경 연료가 아닌 향후 항공산업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며 “국가 차원에서 주도적으로 생산과 공급 체계를 구축한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SAF는 제조비용 자체도 높지만, 국제 인증·검증 절차에 드는 비용 또한 막대하다”며 “만약 이 비용을 전적으로 항공사나 소비자에게 부담시키면 항공사의 수익성과 이용자의 가격 경쟁력이 크게 훼손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정부가 정유업계와 항공사에만 SAF 의무를 전가하기보다, 정책적 지원과 인센티브 제공을 통해 초기 시장 형성에 적극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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