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부담 7.6억 중 6.5억도 자사몰 홍보에 사용…사업 취지 놓고 논란
[메가경제=심영범 기자]기후에너지환경부가 다회용 택배상자 활성화를 위해 추진한 시범사업에서 대규모 유통업체를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국회에 보고한 뒤, 공모 과정에서 해당 조건을 제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컬리가 사업 대상자로 선정돼 약 6억7000만원의 국비를 지원받으면서 사업 목적과 실제 집행 내역을 둘러싼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기후부는 2025년 포장폐기물 저감을 위해 ‘다회용 택배상자 시장형성 시범사업’을 추진했다. 환경부는 당시 일회용 수송 포장재로 인한 자원 낭비와 환경오염 문제를 줄이기 위해 해당 사업을 공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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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후에너지환경부가 다회용 택배상자 활성화를 위해 추진한 시범사업에서 대규모 유통업체를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국회에 보고한 뒤, 공모 과정에서 해당 조건을 제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컬리가 사업 대상자로 선정돼 약 6억7000만원의 국비를 지원받으면서 사업 목적과 실제 집행 내역을 둘러싼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컬리] |
당시 기후부는 국회에 대규모 유통업체를 지원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취지로 사업 내용을 보고했다. 하지만 실제 사업 운영기관인 한국환경공단에 전달한 운영지침에는 이 같은 제한 조건이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컬리가 사업에 참여해 대상자로 선정됐다. 컬리가 운영하는 다회용 택배상자 ‘퍼플박스’의 적격성도 심사 과정에서 쟁점이 됐다.
적격심의위원회는 퍼플박스가 일반적인 택배상자와 성격이 다른지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퍼플박스는 소비자가 직접 구매해 보관하다 상품 주문 때 문 앞에 내놓으면 배송 담당자가 회수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위원회는 개인 소유 제품인 퍼플박스를 사업에서 지원하는 다회용 택배상자로 볼 수 있는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봤다.
소비자 이용 확대 방식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퍼플박스 할인만으로 이용자를 늘리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컬리는 최종 사업 대상자로 선정됐다. 컬리의 총사업비는 13억7800만원으로, 이 가운데 약 6억7000만원이 국비로 지원됐다.
문제는 국비의 상당 부분이 다회용 택배상자의 회수·세척·재공급 등 직접적인 운영 비용보다는 판촉 성격의 비용에 사용됐다는 점이다.
컬리는 지원받은 국비 가운데 약 4억7000만원을 퍼플박스 할인 보조비와 배송비 등 판촉 행사에 사용했다. 반면 세척비로 집행한 금액은 약 67만원에 그쳤다. 국비 지원액의 약 0.1% 수준이다.
당초 기후부가 국비를 다회용 택배상자의 회수·세척·재공급 비용 등에 지원하겠다고 설명한 사업 취지와 실제 집행 내역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자부담금 사용처도 도마에 올랐다. 컬리는 전체 자부담금 약 7억6000만원 가운데 약 6억5000만원을 자사 쇼핑몰에 게재한 ‘퍼플박스 할인 행사 홍보 배너’ 등에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실제 외부 지출 규모는 약 1억원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김기현 의원은 사업 추진 과정에서 국회에 보고한 내용과 실제 운영 과정에 차이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국회에 ‘대규모 유통업체 제외’를 전제로 설명해 예산을 받아 놓고 실제로는 임의로 조건을 삭제하며 국회의 예산심의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실상 대형업체 판촉 행사를 세금으로 대신 치러준 행태에 대해 철저한 감사를 통해 경위와 책임 소재를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논란에 컬리 관계자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다회용 택배상자 활성화라는 취지에 공감하고 사업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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