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필리조선소와 시너지 효과 기대
향후 한화오션 등 방산 계열사들 역량 결합해 미국 시장 공략 가능
[메가경제=심영범 기자]한화가 호주 조선사 오스탈의 최대주주로 올라서며 현지 해양방산 시장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지난 12일(현지시간) 호주 정부로부터 오스탈 지분 19.9%를 인수한 것을 승인받으며 오스탈의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게 됐다. 기존 1대 주주인 호주 투자회사 타타랑벤처스(19.28%)는 2대 주주가 된다. 짐 차머스 호주 재무장관은 당시 "오스탈 지분을 9.9%에서 19.9%로 늘리는 한화의 제안에 대해 엄격한 조건 아래 반대하지 않기로 한 호주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FIRB)의 명확한 권고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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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화가 호주 조선사 오스탈의 최대주주로 올라서며 현지 해양 방산 시장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사진=한화] |
한화는 지난해부터 오스탈 인수를 추진했다. 작년 4월 오스탈 경영진이 인수 제안을 거절하면서 무산됐다. 이 과정에서 호주 해군의 차기 호위함 사업 파트너인 일본이 핵심 기술 유출 우려를 이유로 극렬하게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한화는 올해 3월 한화시스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공동 출자한 호주 법인 HAA를 통해 장외거래 방식으로 오스탈 지분 9.9%를 인수했다. 이후 지분 매입 완료의 전제조건인 미국과 호주 정부의 승인을 받았다.
오스탈은 호주에 본사를 둔 조선·방산업체다. 미국 앨라배마주 모빌과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등에서 조선소를 운영 중이다. 미국 내 소형 수상함과 군수 지원함 시장에서는 40~60%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한화오션은 미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을 국내 조선사 최초로 수주한 뒤 관련 사업을 확대해왔다. 그러나 한 단계 더 나아가 함정 건조 사업은 현지 생산 기반 없이 진입이 녹록치 않았다. 미국은 ‘번스-톨리프슨 수정법’에 따라 자국 군함의 해외 건조ㆍ수리를 제한하지만, 미국 내 조선소에서 건조ㆍ정비하면 해외 기업이 지분을 보유해도 일감을 따낼 수 있다.
오스탈이 미 해군과 장기간 협력 관계를 구축한만큼 한화가 이번 오스탈 인수로 미국 군함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한화가 필리조선소와의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약 1억달러에 필리조선소를 인수했다. 이는 한국 기업 최초의 미 현지 조선소 운영권 확보였다. 한화오션은 지난 8월 필리조선소에 50억달러 규모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연간 건조 역량을 최대 20척까지 확대한다고 밝혔다.
필리조선소가 상선과 관공선 건조에, 오스탈은 특수선과 알루미늄 선체 기술 등 방산 분야에 특화돼 있어 상호 보완 관계를 기대할 수 있다. 향후 한화오션, 한화시스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방산 계열사들의 역량을 결합해 무기 체계 및 함정 건조 등을 통한 미국 방산 시장 진출을 노려볼 수 있다.
두 조선소 모두 미국 해군과 국방물자조달청(DLA)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어 한화는 향후 해군 현대화 프로그램 '마스가 프로젝트'에서 가장 선두에 있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이번 승인을 통해 한화와 오스탈이 글로벌 방산 함정 건조 사업 분야에서 전략적으로 협력할 기회가 열렸다"며 "승인에 부과된 조건 또한 존중하며 한화는 이를 철저히 준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배기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오스탈USA는 2026년 핵추진잠수함 모듈 생산시설을 완공할 예정"이라며 "한화그룹의 오스탈 인수 성공은 미국이 집중하고 있는 핵추진잠수함 건조 가치사슬에 직접 참여하는 국내 업체의 등장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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