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닭 인기 폭발에 유럽 공략 나서
[메가경제=심영범 기자]삼양식품이 '3조클럽'을 향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신사옥 이전과 더불어 해외법인과 내년 초 완공예정인 중국공장을 기반으로 불닭의 영향력 확대에 나선다.
삼양식품은 26일 서울 중구 명동(충무로2가)에 위치한 신사옥으로 본사 이전을 마치고 임직원들이 첫 출근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번 이전은 1997년 성북구 하월곡동 사옥 준공 이후 약 28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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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양식품이 '3조클럽'을 향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신사옥 이전과 더불어 해외법인과 내년 초 완공예정인 중국공장을 기반으로 불닭의 영향력 확대에 나선다. [사진=삼양식품] |
이번 명동 이전은 브랜드 상징성과 실질적인 업무 효율성을 동시에 고려한 선택이다. 명동은 김정수 부회장이 과거 한 음식점에서 착안해 불닭볶음면을 구상한 장소로, 삼양식품 대표 브랜드 ‘불닭’의 출발점으로 꼽힌다.
사옥 이전 배경에는 폭발적인 외형 성장이 자리하고 있다. 불닭 브랜드의 글로벌 흥행으로 최근 10년간 임직원 수는 약 두 배로 늘었고, 기존 하월곡동 사옥은 수용 한계에 도달했다. 새 사옥은 연면적 2만867㎡, 지하 6층~지상 15층 규모로 조성됐다. 본사 인력과 함께 분산돼 있던 삼양라운드스퀘어 주요 계열사 인력을 한곳에 모아 협업과 의사결정 속도를 높일 수 있게 됐다.
해외 생산 거점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저장성 자싱시에 건설 중인 공장은 지난해 11월 투자 금액을 2014억원에서 2072억원으로 늘리고, 생산 라인도 6개에서 8개로 확대하기로 했다.
해당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전량 중국 내수 시장에 공급할 방침이다. 불닭볶음면 오리지널을 비롯해 까르보, 크림치즈, 양념치킨 등 현지 소비자 취향을 반영한 제품 다변화와 함께 불닭소스, 기타 면류로 브랜드 인지도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해외 매출 흐름도 순조롭다.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은 2022년 6057억원에서 2023년 8093억원, 2024년에는 1조3359억원으로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해외 비중이 80% 안팎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해외 매출만 2조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한국 라면 수출액은 사상 처음으로 2조원을 넘어섰다. 관세청에 따르면 2025년 국내 라면 수출액은 15억21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2% 증가했다. 이 가운데 삼양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67%를 웃도는 것으로 추산된다.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한 물류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8월 물류 자회사 삼양로지스틱스를 통해 네덜란드에 ‘삼양로지스틱스유럽’을 설립했다.
삼양식품은 그동안 해외 시장에서 판매와 물류를 단계적으로 연계하는 전략을 취해왔다. 현지 판매법인이 일정 수준 안착하면 물류법인이 후속 진출하는 방식이다. 유럽은 미국과 중국에 이은 세 번째 글로벌 물류 거점이다.
미국과 중국의 경우 2021년 판매법인 설립 이후 2023년 물류법인을 출범시키며 약 2년의 준비 기간을 거쳤다. 반면 유럽에서는 판매법인 설립 이후 불과 1년 만에 물류법인을 세우며 진출 속도를 크게 앞당겼다.
이는 현지에서 불닭 브랜드의 인지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확대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양식품은 올해 상반기 유럽 내 관할 권역을 서유럽에서 영국과 동북유럽까지 확대했다. 네덜란드 알버트하인, 독일 레베 등 주요 슈퍼마켓 체인에 이어 2분기에는 영국 최대 유통채널인 테스코에도 입점했다.
유럽은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이 하반기 첫 글로벌 현장경영지로 선택한 지역으로, 미국에 이어 공을 들이고 있는 핵심 해외 시장이다. 김 부회장은 지난해 독일 쾰른에서 열린 세계 최대 식품 박람회 ‘아누가(ANUGA) 2025’에 참석해 삼양식품 부스를 직접 둘러보고, 유럽 현지 식품·외식업계 관계자들과 교류하며 브랜드 홍보에 나섰다.
현재 삼양식품 제품은 네덜란드와 독일 등 주요 국가의 대형 슈퍼마켓에 입점해 있다. 지난해 2분기부터는 영국 최대 유통 채널인 테스코(Tesco)에서도 판매를 시작했다.
이 같은 유통 확대에 힘입어 삼양식품 유럽법인의 3분기 영업부문 매출은 127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 분기 27억원 대비 약 46배 급증한 수치다.
증권가에서는 삼양식품이 지난해 매출 2조3000억원대를 기록하며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매출 2조원을 돌파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라면 올해는 매출 3조원도 가시권이라는 분석이다.
현대차증권은 삼양식품의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매출을 6450억원, 영업이익을 1435억원으로 추정했다. 하희지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삼양식품은 해외비중이 80% 이상으로 업종 내 가장 높은데 내년부터는 국내 밀양 2공장을 풀가동하면서 해외시장 확대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이고 내다봤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삼양식품의 장기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했다. 해외 판매 확대에 따른 외형 성장과 주력 제품을 기반으로 한 수익성 유지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정진원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미국, 중국, 동남아시아, 유럽, 중동 등에서 수출 규모가 확대되며 내수 성장 둔화를 상쇄하고 있다”며 “밀양 2공장과 중국 공장의 생산능력 확대로 매출 성장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양식품의 영업이익률은 2022년 9.9%에서 2023년 12.4%로 상승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19.9%까지 확대됐다. 불닭볶음면이 글로벌 시장에서 ‘프리미엄 K-라면’으로 자리 잡으며 가격 결정력이 높아졌고, 소스·스낵 등 파생 제품이 수익성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명동 신사옥 이전은 단순한 공간의 변화를 넘어, 삼양식품이 글로벌 식품 시장의 주역으로 도약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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