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주영래 기자] 망막혈관폐쇄 환자가 최근 10년간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혈압과 당뇨병,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 유병률이 높아지면서 발병 위험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망막혈관폐쇄로 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2013년 4만8953명에서 2023년 8만1430명으로 10년 새 약 66% 증가했다. 망막혈관폐쇄는 망막에 영양과 산소를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면서 시력 저하를 유발하는 대표적인 혈관성 안질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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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망막혈관폐쇄 환자가 최근 10년간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
이 질환은 주로 고혈압과 동맥경화 등 혈관성 질환을 배경으로 발생하며, 당뇨병과 고지혈증 역시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전신 혈관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만성질환을 함께 앓고 있는 경우 발병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망막혈관폐쇄는 뚜렷한 전조증상 없이 갑작스러운 시력 저하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환자 상당수가 50대 이상 중·장년층이다. 의료계는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환자의 경우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조기 발견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최근 젊은 층에서도 고혈압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혈압 관리 등 위험 요인에 대한 선제적 관리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망막혈관폐쇄는 폐쇄 부위에 따라 망막동맥폐쇄와 망막정맥폐쇄로 나뉜다. 망막동맥폐쇄는 경동맥이나 심장에서 유래한 색전 또는 혈전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며, 통증 없이 갑작스러운 시야 소실이나 심한 시력 저하가 나타나는 응급질환이다. 다만 환자들이 증상을 응급 상황으로 인식하지 못해 병원 방문이 지연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망막정맥폐쇄는 폐쇄된 정맥의 위치와 범위에 따라 예후 차이가 크다. 황반 허혈이 동반되지 않은 경우에는 출혈과 황반부종이 자연 흡수되면서 시력 회복을 기대할 수 있지만, 광범위한 허혈성 변화가 발생하면 적극적인 치료에도 시력 회복이 제한적일 수 있다. 반대쪽 눈이나 양안에 순차적으로 발생할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높아 장기적인 추적 관찰이 요구된다. 조기 진단 이후 항혈관내피성장인자(anti-VEGF) 주사 치료 등 적극적인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합병증 최소화의 핵심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망막혈관폐쇄가 이미 발생한 이후에는 혈압과 혈당을 관리하더라도 완전한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한다. 다만 전신 질환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치료를 병행하면 망막 출혈과 황반부종 감소를 통해 시력 저하를 억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생활습관 개선과 함께 금연·절주, 규칙적인 운동 역시 재발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망막혈관폐쇄는 유리체출혈, 황반부종, 신생혈관 녹내장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치료와 지속적인 관리가 필수적이다. 특히 망막동맥폐쇄는 전신 혈관 질환의 신호일 가능성이 있어 심장과 뇌혈관에 대한 정밀 검사를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김안과병원 망막병원 김예지 전문의는 “고혈압과 당뇨 등 만성질환이 있다면 전신 질환 관리와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눈 건강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며 “시력 저하와 같은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지체 없이 안과 진료를 받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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