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삼성전자 화성 반도체 화재·가스 누출 논란…'매뉴얼 대응'과 '현장 체감' 간극

전기전자·IT / 박제성 기자 / 2026-01-02 12:40:19
삼성전자 측 "매뉴얼대로 과잉 대응" vs 현장 "경보·대피 없이 근무 지속"
ClF₃(삼불화염소) 가스 누출까지 겹치며 '안전 최우선' 원칙 실효성 도마 위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최근 삼성전자 화성 반도체 사업장에서 발생한 화재 및 가스 누출 사고를 둘러싸고 회사의 공식 대응과 현장 직원들의 체감 사이에 괴리가 다소 존재한다는 일부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 측은 "평소를 비롯해 사고 당시 모두 안전 매뉴얼에 따라 적절히 신속하게 대응했다"는 입장이지만, 일부 현장 근무자들은 "실제 상황과는 다르게 해당 반도체 사업장 라인에 불이 났는데 해당 건물 사람들 아무도 몰랐다가 뉴스를 보고 알게 됐다"고 반응했다.

 

▲삼성전자 화성 반도체 사업장 [사진=삼성전자 홈페이지]

 

2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논란의 핵심은 화재 발생 직후 초기 대응 과정인데 화성사업장 내 간접 시설에서 탄화가 발생해 삼성전자 측은 평소 안전 매뉴얼대로 즉시 직원들을 대피시키고 신속히 진화했다는 입장이다. 

 

반면 당시 현장에 있던 반도체연구소(DS부분 연구 조직) 관련 시설에서 근무중이던 일부 직원들은 초동 대처가 다소 미흡했다는 주장을 제기해 양측의 입장차가 다른 상황이다. 

 

당시 현장에 있던 관계자 주장에 따르면 반도체 생산 라인 내 화재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건물 내 근무자 다수가 이를 즉각 인지하지 못한 채 정상 근무를 이어갔다는 것이다. 

 

DS 부분 연구조직 관계자는 "현장에서 별도의 대피 방송이나 경보가 없었고 외부 언론 보도를 통해서야 화재 사실을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반도체 공정 특성상 사용되는 물질 중 하나로 알려진 'ClF₃'(삼불화염소) 가스가 누출됐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직원들 사이의 불안감은 더욱 커졌다는 전언이다. 

 

ClF₃는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에 사용되는 초고위험 물질로 공기 중 노출 시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독성 가스로 분류된다.

 

이와 관련해 소방당국 관계자는 "소방이 출동해서 현장을 확인한 결과 소량의 가스 누출이 검출돼 당시 현장에 있던 삼성전자 관계자와 누수막기 조치를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 "피난 시도하자 복귀 지시(?)"…대응 논란


▲한 익명게시판에 최근 삼성전자 화성 반도체 사업장에 초동조치가 미흡했다는 직원들의 주장이 한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라온 모습 

 

일부 직원들은 화재 사실을 비교적 빠르게 인지한 뒤 자발적인 대피를 시도했으나 이 과정에서 환경안전(EHS) 담당 부서로부터 ‘현장으로 복귀해 근무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현장 근무자는 "불이 났다는 이야기가 돌고 가스 냄새를 느꼈다는 직원도 있었지만 초동 조치 과정에서 대피 지침은 없었다"며 "오히려 환경안전 담당자가 ‘문제가 없다’며 근무 지속을 요구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후 화재 진압이 완료된 뒤 사내 방송을 통해 "상황은 종료됐고, 별다른 문제가 없으니 업무를 이어가라"는 안내가 나왔다.

 

하지만 일부 직원들은 회사가 외부에 공개한 대피 인원 규모와 실제 현장 상황이 다르다고 주장한다. 

 

실제로는 조직적인 대피가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대외적으로는 마치 매뉴얼에 따라 신속한 대피가 진행된 것처럼 설명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삼성전자 측의 주장은 다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역 소방대로 신고도 즉시 했고, 신속한 조치로 상황을 매듭지었다"면서 "화성반도체 공장은 몇 만명이 근무하는 곳이다 보니 직원들의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평소 자사는 과할 정도로 대응·조치를 비롯해 대피 훈련도 자주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 '안전 최우선' 원칙과의 괴리 지적

 

이번 사고는 특히 사고 전날 발송된 최고안전책임자(CSO)의 안전보건 강조 메일 직후 발생했다는 점에서 내부 직원들의 반발심을 키우고 있다는 전언이다. 

 

삼성전자는 평소 '환경안전이 제1원칙'이라며 '카디널 룰(핵심안전 수칙)' 준수를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는데 이번 사고가 직원들의 안전 조치에 대한 경각심을 더 키웠다는 의견도 나온다.

 

일부 직원들은 "문서와 교육에서는 안전을 최우선이라 말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생산 차질을 더 우선하는 문화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지적한다. 

 

이는 반도체 업계 특성상 반도체 라인의 생산 중단에 따른 손실이 막대하다 보니 초기 위험 신호에도 즉각적인 대피보다 ‘상황 통제’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 삼성전자 "절차에 따른 대응"…사고 인지와 대응이 중요해지는 시대

 

삼성전자 측은 이번 사고 발생과 관련해 공식적으로는 "관계 당국 및 내부 매뉴얼에 따라 적절히 조치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회사 측의 설명과 일부 현장 직원들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는 만큼 실제 당시 대피 지침 전달 여부, 환경안전 부서의 판단 과정, 대피 인원 산출 근거 등에 대한 추가적인 확인이 필요하다고 업계는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반도체 사업장의 안전 사고는 단순한 내부 이슈를 넘어 산업 전반의 신뢰와 직결된다"며 "사고 자체보다도 사고를 어떻게 인지하고 공유하며 대응했는지가 더 중요해지는 시대"라고 말했다.

[ⓒ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오늘의 이슈

포토뉴스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