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형통:조현범①] 한국타이어 불황속 역대급 실적...'능력' 제일

재계 / 이동훈 / 2025-02-05 11:01:42
비주류지만 글로벌 전문가였던 이수일 대표 발탁
프리미엄·윈터 전략 성공, 능력자 등용 삼박자

[메가경제=이동훈 기자]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가 완성차 시장의 침체에도 불구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성과를 달성했다. 이 같은 성과는 조현범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프리미엄 타이어 공급 확대와 윈터 타이어 판매 증가, 효율적인 비용 관리 그리고 ‘측근ㆍ병풍’보다는 ‘능력’이 검증된 인사들로 경영진을 꾸린 결과로 분석된다. [편집자 주]


①한국타이어 불황속 역대급 실적...‘말’보다 ‘능력’
②경영 전략·재무 요직에 ‘단맛’아닌 ‘쓴맛’ 배치 

▲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그룹 회장 [사진=한국타이어]


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 있어 암흑기로 비유된다. 자동차 시장 성장의 한 축을 담당하는 내수 시장의 1~3분기 누적 판매가 10여 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1~3분기 국내 신차 등록 대수는 120만9154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132만3670대)보다 8.7% 감소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쌓였던 재고 해소, 고금리·고물가·고환율 영향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탓이다. 또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부진)의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올해 1~3분기 전기차 등록 대수는 약 10만80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11만8000대보다 7.9%가량 감소했다.

특히 4분기는 12·3 계엄, 탄핵 정국, 항공참사 등이 이어지면서 내수 판매율을 크게 깎아 놓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한국타이어는 2024년 전체 매출은 9.4조원으로 전년 대비 5.3%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1.8조원으로 32.7%라는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게다가 4분기에는 매출 2.5조원, 영업이익 4733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거뒀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OE 판매는 완성차 시장 영향으로 감소했으나, 프리미엄 타이어 공급 증가로 매출액은 전년수준 유지했고, RE는 판매 호조로 매출액 증가. 믹스 개선, 우호적 환율, 윈터 및 올웨더 타이어 판매 증가, 재료비 및 선임 안정화로 높은 영업이익률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프리미엄 타이어 시장 선도, 체질개선으로 고수익성 확보

이처럼 한국타이어는 완성차 시장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프리미엄 타이어 판매를 늘려 매출액을 전년 수준으로 유지했다. 또한 윈터 및 올웨더 타이어 판매 증가는 계절적 요인을 극복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는 데 기여했다. 믹스 개선과 우호적인 환율 역시 수익성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의 프리미엄 전략 및 선제대응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조 회장은 1972년 1월7일 경남 함안군에서 조양래 한국앤컴퍼니그룹 명예회장의 차남으로 태어나, 미국 드와이트잉글우드고등학교와 보스턴칼리지 재정학과를 졸업했다.

재정학과 출신답게 생산 등 투자시 하나 보단 둘 이상을 염두에 두는 최적화 멀티 사고가 몸에 배어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런 만큼 오너식 책임경영과 CEO식 효율성을 갖춘 경영스타일을 보여준다. 한마디로 “직관력과 숫자로 큰 흐름을 읽는 경영자”라는 의미이다.

또한 “화려한 것을 좋아하는 듯 보이지만 빠져들지 않고, 칭찬에 약해 보이지만 귀 기울이지 않는다. 게다가 귀공자 같은 외모와는 달리 상당히 대범하고 차돌멩이 같은 성격”이라는 주변의 전언이다.

◆ 글로벌 전문가 이수일 대표 경영진 발탁, 신의 한수


▲ 이수일 한국타이어 부회장 [사진=한국타이어]

조 회장의 이 같은 경영방식은 인사정책에도 잘 녹아있다.

한국타이어는 조 회장이 내부 경쟁을 딛고, 한국앤컴퍼니 단독 대표이사로 경영이사로 복귀한 2020년부터 전기차 전용 타이어 브랜드인 아이온 세그먼트를 늘리고, 슈퍼카와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 중심으로 신차용 타이어 공급을 강화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이를 위해 전진 배치한 인물이 이수일 한국타이어 부회장이었다. 이 부회장은 정통 한국타이어 출신이었지만, 37여년 재직기간 중 15년 이상을 해외에서 보냈다. 그런 탓에 그룹 실세들과의 옅은 인맥으로 출세 코스와는 동떨어져 있던 인물이다. 조 회장이 점차 부각 되던 2016년 전까지 18년 동안 한국에서 일한 기간은 마케팅담당 상무였던 2006~2008년의 3년이 전부일 정도였다.

본래 한국타이어는 내수 위주의 사업구조였다. 조 회장은 그룹 실권을 확보하기 전부터 한국타이어를 수출주도형 성장구조로 만들고 싶어 했다. 이런 차에 그의 눈에 들어온 인물이 이 부회장이다.

이 부회장은 사우디아라비아 지점장, 프랑스 법인장, 미국 본부장, 중국 본부장 등 선진시장과 신흥시장을 두루 거쳤다. 무엇보다 이 부회장은 중국본부장으로 근무했던 2013~2016년 당시 일본 업체와 중국 업체들과 경쟁해 프리미엄 타이어 수요를 끌어 올린 전적이 있다.

조 회장은 경기 흐름에 따라 프리미엄과 중저가 브랜드 시장에서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인물이 필요했고, 적임자가 이 부회장이었다.

이 부회장은 2017년 부사장이란 타이틀로 한국 본사로 왔고, 마케팅·경영·유통 등 3개 부문 본부장을 겸한다. 이후 한국타이어 최고운영책임자(COO·2018년),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최고경영자(CEO·2021년),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CEO 부회장(2024년)을 맡으며 조 회장의 구상을 실현해 나갔다.

한국타이어는 신차타이어(OE) 공급처를 벤츠, BMW, 아우디, 폭스바겐 등 독일 상위권 브랜드들로 확대하면서 고급화 전략에 성공했다.

그 결과 한국타이어는 2022년 연결기준 매출로 사상 최대인 8조3942억원을 기록했고, 2023년에는 8조9396억원으로 또다시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7058억원에서 1조3279억원으로 88.1% 급증했다. 이 흐름은 지난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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