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 류수근 기자] 민주화와 통일운동에 헌신해온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이 15일 투병 끝에 별세했다. 향년 89세.
서울대병원 등에 따르면 백 소장은 이날 오전 입원 중 영면했다. 고인은 지난해 1월 폐렴 증상으로 입원해 투병생활을 해왔다.
1932년 황해도 은율군 장련면 동부리에서 태어난 백 소장은 1950년대부터 농민과 빈민운동, 통일운동, 민주화운동에 매진하며 한국 사회운동에 앞장서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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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 8월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광복 63주년 8.15 민족 자주선언 행사에서 발언하는 고(故)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사진= 연합뉴스] |
백 소장은 현대사의 큰 굴곡마다 솔선하는 지도자로서 큰 획을 남기며 여러 차례 투옥되기도 했다.
1964년에는 한일협정 반대운동에 참가했고, 1974년에는 유신 반대를 위한 1백만인 서명운동을 주도하다 긴급조치 위반으로 투옥됐다.
또 1979년 ‘YMCA 위장결혼 사건'과 1986년 ’부천 권인숙양 성고문 폭로 대회'를 주도한 혐의로도 체포돼 옥고를 치렀다.
백 소장은 1987년 대선에서는 독자 민중후보로 출마했다가 김영삼·김대중 후보의 단일화를 호소하며 사퇴했고, 1992년 대선에는 무소속으로 입후보하기도 했다. 이후에는 자신이 설립한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으로 활동해왔다.
고인은 실천적인 문인으로서의 면모도 보였다. ‘장산곶매 이야기' 등 소설과 수필집을 낸 문필가이자 대표적인 민중가요인 ’임을 위한 행진곡'의 가사 원작자이기도 하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정숙 씨와 딸 백원담(성공회대 중어중국학과 교수)·백미담·백현담, 아들 백일 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2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19일 오전 7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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