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주영래 기자]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 구불구불한 산길을 따라 올라간 해발 800m 고지에 거대한 물놀이 천국이 모습을 드러냈다. 하이원 워터월드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느껴지는 것은 시원함이었다. 서울에서 35도를 웃돌던 기온이 이곳에서는 28도. 고원지대 특유의 선선함이 몸을 감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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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원 워터파크. |
"여기가 정말 워터파크 맞나요?"
함께 온 7살 딸아이가 의아해했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이곳에 실내 2만5024㎡, 실외 2만6014㎡ 규모의 대형 워터파크가 있다는 것 자체가 신기했다.
입장과 동시에 가장 먼저 향한 곳은 VR슬라이드였다. 1회당 2,500원의 별도 요금이 부담스러웠지만, '세계 최장 길이 VR워터슬라이드'라는 문구에 호기심이 발동했다.
직원이 6가지 옵션을 제시했다. ▲정글 ▲게임 ▲캔디랜드 ▲우주 ▲드래곤 ▲신비의 섬. 딸아이는 주저 없이 '드래곤'을 선택했다.
VR 고글을 착용하고 튜브에 몸을 맡겼다. 순간, 현실의 워터슬라이드는 사라지고 용이 지배하는 판타지 세계가 펼쳐졌다. 5번의 업다운 코스를 따라 내려가는 동안 거대한 용이 하늘을 날아다니고, 불을 뿜어댔다.
"아빠, 진짜 용이 나타났어요!"
슬라이드를 마친 딸아이의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일반 워터슬라이드와는 완전히 다른 경험이었다.
오후 3시, 실외 아일랜드존으로 자리를 옮겼다. 강원도의 푸른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싸인 야외 공간에서 만난 것은 3대가 함께 물놀이를 즐기는 한 가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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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원 워터파크. |
"서울은 너무 더워서 피서 왔어요. 여기는 물에서 나와도 덥지 않아서 좋네요.“
인천 부평에서 온 김모(45)씨 가족은 할아버지(73)까지 포함해 3대가 함께 워터파크를 찾았다. 김씨의 아버지는 "나이가 들어서 워터파크는 처음인데, 여기는 너무 덥지 않아서 괜찮다"며 손자와 함께 유수풀에 몸을 맡겼다.
급류 유수풀 '엑스리버'에서 만난 또 다른 가족. 부산에서 올라왔다는 박모(38)씨는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도 사람이 너무 많고 더워서 여기까지 왔다"며 "산속 워터파크라니, 정말 신기하다"고 말했다.
오후 4시경,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 없었다. 실내·외 통합형 구조로 설계된 이곳에서는 날씨에 관계없이 물놀이를 즐길 수 있었다.
실내 패밀리존으로 이동한 사람들의 표정은 여전히 밝았다. 수압 마사지 바데풀에서 하루 종일 운전에 지친 몸을 풀고, 베베풀에서는 어린 아이들이 안전하게 물놀이를 즐겼다.
"비 와도 상관없어서 좋아요. 다른 워터파크는 비 오면 거의 놀 게 없는데.“
인천에서 온 이모(42)씨는 "실내 시설이 충분해서 날씨 걱정 없이 올 수 있다"고 만족해했다.
오후 5시, 비가 그치자 다시 야외로 나갔다. 비에 젖은 주변 산들이 더욱 푸르게 보였다. 도심 속 워터파크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풍경이었다.
파도풀에서 만난 서울 거주 직장인 최모(29)씨는 "워터파크 주변이 이렇게 자연 경관이 좋은 곳은 처음"이라며 "물놀이하면서 자연도 함께 즐길 수 있어서 힐링이 된다"고 말했다.
해가 서서히 기울어가는 오후 6시. 여전히 28도를 유지하는 기온 속에서 사람들은 아쉬운 듯 물놀이를 이어갔다. 해발 800m 고원지대에서 만난 특별한 워터파크. 하이원 워터월드는 단순한 물놀이 공간을 넘어 자연과 기술이 어우러진 새로운 형태의 휴양지로 자리잡고 있었다.
극심한 무더위가 계속되는 여름, 시원한 고원에서 즐기는 물놀이는 도심 속 워터파크와는 확실히 다른 경험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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