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이하늘 기자] 손흥민에 대해 인종차별성 발언을 한 토트넘 동료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잉글랜드축구협회(FA) 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보이고 있다.
최근 벤탄쿠르는 코파 아메리카 출전을 앞둔 채 고향에서 휴식을 취하던 중, 우루과이 방송 프로그램 ‘포를라 가미세타’에 출연했고, 해당 방송의 진행자는 벤탄쿠르에게 ‘손흥민의 유니폼을 구해달라’는 요청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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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로드리고 벤탄쿠르, 손흥민 [로이터=연합] |
이에 벤탄쿠르는 “손흥민 사촌 유니폼을 가져다줘도 모를 거다. 손흥민이나 그의 사촌이나 똑같이 생겼다”며 동양인은 모두 똑같이 생겼다는 생각이 배어있는 전형적인 인종차별성 발언을 입에 담았다.
해당 발언은 순식간에 전 세계에 퍼졌고, 수습이 불가능할 정도로 일이 커지자 벤탄쿠르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쏘니, 내 형제여! 이번에 일어난 일에 대해 사과하고 싶다. 정말 나쁜 농담이었다! 나는 너를 정말 좋아하고, 너를 존중하지 않으려고 한다거나 너를 비롯한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려는 게 아니라는 걸 알 거다! 사랑해 쏘니!”라고 사과했다.
하지만 24시간이 지나면 계정에서 사라지는 인스타그램 스토리 기능을 활용해 사과문을 게재했고, 심지어 사과문 내에 손흥민의 별명인 쏘니는 Sonny가 아닌 일본 기업 이름인 Sony로 적기도 해 진정성이 결여됐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럼에도 손흥민은 벤탄쿠르의 사과에 응답했다. 손흥민은 지난 2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로 “벤탄쿠르와 대화했다. 그는 실수를 저질렀고, 이를 알고 사과했다. 그는 의도적으로 모욕적인 말을 할 의도가 없었다”고 전했다.
이어 손흥민은 “우리는 형제이고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며 “이 일을 극복하고 단결한 우리는 다시 하나가 돼 프리시즌에 우리 클럽을 위해 싸우기 위해 함께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침묵하던 토트넘도 같은 날 “이 문제를 잘 해결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모든 선수를 대상으로 다양성, 평등, 포용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현지 매체는 벤탄쿠르가 이번 인종차별성 발언을 통해 FA 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영국 매체 '더 타임스'는 21일(한국시간) "벤탄쿠르는 FA로부터 징계를 받을 수 있다. FA는 이번 사건을 인지하고 있으며, 징계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조사 중"이라고 보도했고, 토트넘 소식을 전하는 '더 스퍼스 익스프레스' 역시 "FA가 벤탄쿠르에게 징계를 주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며 "벤탄쿠르는 출전 정지 징계를 받게 될 수 있다"고 전한 바 있다.
그간 FA는 그라운드 내에서 벌어진 인종차별적 행위는 물론, 경기 외 상황에서 시작된 인종차별 사건에도 징계를 할 만큼 인종차별 행위에 대해 엄정하게 대처해온 바 있다.
이에 대한 예로 2019년 맨체스터 시티의 베르나르두 실바가 본인의 SNS에서 팀 동료 뱅자맹 멘디의 피부색을 스페인 과자 브랜드 캐릭터에 비유해 1경기 출전정지와 벌금 5만 파운드(약 8천 800만원)의 징계를 받았고, 2021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 에딘손 카바니는 SNS에서 자신을 응원하는 팬의 게시물을 공유해 흑인을 비하할 때 쓰이는 단어를 사용해 3경기 출전 정지와 10만 파운드(약 1억 7천만원)의 징계를 받은 바 있다.
이번 사건 역시 예외는 아니기에, 벤탄쿠르의 건 또한 이미 징계를 검토중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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