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롯데재단 채용 '졸속 운영' 파문… "갈 곳 없는데 일할 수 있는 게 어디야"

유통·MICE / 주영래 기자 / 2025-09-03 10:57:47
"지방 출신은 서울 월세가..." 면접 보러 갔다가 '막말' 공격 당한 취준생
계약직 모집에 14배수 면접, 영어면접 돌발 실시로 혼란
홍보팀 지원자에게 임원 비서 업무 가능하냐 묻기도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롯데재단이 최근 채용 과정이 졸속 운영 논란에 휩싸였다. 면접에 참석한 한 지원자는 "전문성이 부족한 면접 진행과 지원자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조차 지켜지지 않아 충격을 받았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이번 롯데재단 채용에서는 사업팀 11배수, 홍보팀 14배수의 지원자가 최종 면접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직 포지션임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면접 인원으로 인해 지원자들의 대기 시간이 길어지는 문제가 발생했다.
 

▲ 롯데재단이 최근 채용 과정에서 졸속 운영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면접 당일 인사담당자가 사전 안내 없이 갑작스럽게 영어면접을 실시한다고 발표해 현장이 혼란에 빠졌다. 홍보팀 지원자들에게는 현장에서 "영어면접 보고 싶은 분 손들어보라"며 즉석에서 참가자를 모집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면접 진행 과정에서도 문제점이 드러났다. 영어면접이 조별로 20분씩 진행되면서 홍보팀 지원자들은 총 3시간을 대기한 후에야 실무면접에 참석할 수 있었다.

한 지원자는 "사전에 영어면접 여부를 조사했다면 시간대를 나눠서 부를 수 있었는데, 모든 지원자를 한꺼번에 불러놓고 장시간 대기시키는 것은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가장 큰 논란은 대기시간 중 임원진의 발언이었다. 임원 2명이 대기실에 나타나 "우리는 좋은 일을 하는 곳이지 돈을 바라고 하는 일이 아니다", "갈 데도 없는데 일할 수 있다는 것 자체로 (의미가) 크지 않냐"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업무도 안 어렵고 누구나 할 수 있는 거니까 편히 다닌다 생각하면 된다", "지방 출신이 서울에서 생활하면 월세가 20만원 정도 되나?"는 등의 발언으로 지원자들의 반감을 샀다.

임원진은 면접 도중에도 지속적으로 연봉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여기 연봉이 낮은데 괜찮겠냐"고 반복해서 물어본 것으로 알려졌다.

채용공고 자체도 문제로 지적됐다. 구체적인 업무 내용이나 연봉 구간이 명시되지 않아 지원자들이 혼란을 겪었다.

면접 당일에는 홍보팀 지원자들에게 갑작스럽게 "임원 비서 업무나 총무 회계 업무에 관심 있는 사람"을 찾는다며 손을 들어보라고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 지원자는 "홍보팀으로 지원했는데 왜 비서 업무를 시키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면접 내용 역시 전문성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원자들이 회사 연혁, 주요 프로젝트, 향후 비전 등을 준비해왔음에도 불구하고 관련 질문은 전혀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한 면접 참석자는 "채용 과정 자체가 그 회사의 업무 문화를 보여주는 거울인데, 이런 식으로 운영되는 곳에서 과연 체계적인 업무가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롯데재단 관계자는 “채용 과정에서 특이점은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재단은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의 장손녀이자 신영자 롯데재단 의장의 맏딸인 장혜선 이사장이 사령탑으로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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