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이슈토픽] 27년 만 '차량용 AI 반도체' 설계 나선 LG전자…"그룹 반도체 사업 시너지 주목"

전기전자·IT / 황성완 기자 / 2026-10-12 11:5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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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렛' 반도체 개발 논의…"구체적 사업화 계획 미정"
LG이노텍, '반도체 기판' 주력…계열사 간 기술 협력 가능성 주목

[메가경제=황성완 기자] LG전자가 1999년 '메모리 반도체' 생산사업에서 철수한 이후 약 27년 만에 차량용 인공지능(AI) '칩렛(Chiplet)' 반도체 개발에 나서면서 LG그룹의 반도체 사업 확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미 계열사 LG이노텍이 반도체 기판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만큼 두 회사의 사업 영역과 향후 협력 가능성에도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여의도 LG트윈타워. [사진=메가경제]

 

12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시스템온칩(SoC)센터는 산업통상부가 지원하는 칩렛 기반 SoC 연구개발 과제에 참여해 차량용 AI 반도체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연구개발은 독일 자동차 부품업체 보쉬와 연계된 프로젝트로, LG전자를 비롯해 국내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보스반도체와 반도체 패키징 전문기업 하나마이크론 등이 참여한다.

 

LG전자는 반도체의 기본 기능을 담당하는 베이스 칩 설계를 맡고, 보스반도체는 AI 연산을 처리하는 칩을 개발한다. 하나마이크론은 각각의 칩을 결합하고 패키징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 기술인 칩렛은 서로 다른 기능을 수행하는 반도체 칩을 하나의 패키지로 결합하는 기술이다. 필요한 기능에 따라 칩을 조합할 수 있어 반도체 개발의 유연성을 높이고 비용과 성능을 최적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LG전자는 앞서 TV와 생활가전 등에 사용되는 반도체 설계 역량을 축적해 왔다. 지난 2024년에는 AI 반도체 기업 텐스토렌트와 협력을 추진하며 차세대 시스템반도체 기술 확보에도 나선 바 있다.

 

다만 이번 프로젝트는 연구개발 단계로 실제 양산 및 외부 고객사 공급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

 

LG전자 관계자는 "칩렛 개발을 논의 중인 것은 맞지만,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 LG전자 '칩 설계', LG이노텍은 '반도체 기판'…사업 영역 달라

 

LG전자가 차량용 반도체 설계에 나서면서 계열사 LG이노텍의 반도체 사업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도 관심사다.

 

LG이노텍은 이미 반도체 패키지 기판을 핵심 성장동력 중 하나로 육성하고 있다. 대표 제품은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 무선주파수 시스템인패키지(RF-SiP), 플립칩 칩스케일패키지(FC-CSP) 등이다.

 

이 가운데 FC-BGA는 반도체 칩과 메인보드를 연결해 전기적 신호를 전달하는 고부가가치 기판이다.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AI 가속기 등 고성능 반도체에 활용된다.

 

LG이노텍은 지난 2022년 FC-BGA 사업 진출을 위해 4130억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다. 이후 사업을 확대해 올해 9월에는 AI 가속기용 FC-BGA를 공개하는 등 고성능 반도체 기판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는 AI 학습·추론용 고부가 FC-BGA와 차세대 유리기판을 각각 2027년, 2028년 양산할 예정이다.

 

사업 규모 확대도 추진 중이다. LG이노텍은 지난 6월 베트남 하이퐁 반도체 기판 공장 증설 계획을 발표했으며, 패키지솔루션 사업을 2030년 매출 3조원 이상 규모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결국 LG전자가 반도체의 기능과 구조를 설계하는 영역에 집중한다면, LG이노텍은 설계된 반도체가 실제 전자제품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돕는 기판을 생산한다는 차이가 있다. 두 사업은 반도체 산업 내에서 서로 다른 역할을 수행하는 만큼 직접적인 중복 사업으로 보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반도체부터 전장부품까지…LG그룹 시너지 기대, 상용화가 관건

 

LG전자의 차량용 AI 반도체 개발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그룹의 기존 전장 사업과 연계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와 전기차 구동부품 등 전장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LG이노텍 역시 차량용 센싱 및 통신 관련 부품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여기에 LG전자의 차량용 AI 반도체 설계 역량까지 더해지면 핵심 부품과 반도체를 아우르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수 있다.

 

특히 자율주행과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이 확산하면서 차량 내에서 대량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는 반도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고성능 차량용 반도체 확보가 전장 사업 경쟁력과 직결될 수 있다는 것이 업계 측 분석이다.

 

다만 계열사 간 기술 협력이 곧바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이번 칩렛 개발 과제에는 별도의 패키징 전문기업이 참여하고 있어 LG이노텍의 기판 기술이 실제 프로젝트에 활용될지는 추가적인 확인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시장 진입 자체도 쉽지 않은 과제다. 차량용 반도체는 높은 신뢰성과 안전성이 요구되며, 설계 개발 이후에도 성능 검증과 고객사 인증, 양산 체계 구축 등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한다.

 

특히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는 NXP, 인피니언, 르네사스 등 기존 업체들이 사업 기반을 구축하고 있어 신규 제품의 경쟁력과 고객 확보 능력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업계에서는 LG전자의 이번 행보는 단순히 과거의 반도체 생산사업으로 복귀한다기보다 기존 전장 사업을 바탕으로 반도체 설계 영역까지 사업 범위를 넓히려는 시도로 해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차량용 AI 반도체의 상용화와 외부 고객사 확보에 성공한다면 기존 전장 사업과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LG이노텍의 첨단 반도체 기판 사업과 협력할 수 있을지가 LG그룹 차원의 반도체 경쟁력을 강화하는 주요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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