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산업용 냉방까지 수요 확대
[메가경제=황성완 기자] 유럽 전역이 섭씨 40도를 웃도는 기록적인 폭염에 휩싸이면서 이동식 에어컨과 선풍기 등 냉방기기 품귀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냉방 인프라 투자까지 확대되고 있어 글로벌 공조(HVAC) 시장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사업 확대에도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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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사진=챗GPT] |
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프랑스와 스페인, 이탈리아, 독일 등 유럽 주요 국가에서는 연일 40도 안팎의 폭염이 이어지면서 에어컨과 공조기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유럽은 가정용 에어컨 보급률이 아시아나 북미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상황에서 건축 규제 등으로 벽걸이형 제품 설치가 쉽지 않아, 별도 공사가 필요 없는 이동식 에어컨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중국 가전업체 메이디와 그리전기 등은 유럽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공장을 24시간 가동하고 있으며, 일부 이동식 에어컨은 품절되거나 중고 가격이 신제품 가격을 웃도는 현상까지 나타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한 아시아 가전업체들도 이번 폭염으로 유럽 에어컨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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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전자의 고효율 히트펌프 'LG 멀티브이 아이(Multi Vi)'가 설치 중인 스페인 대형 주거단지 '플렉시 리빙(Flexy Living)' 조감도. [사진=LG전자] |
◆ 삼성·LG, AI 에어컨·HVAC·데이터센터 냉각 사업으로 유럽 공략
이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올해 광주 에어컨 생산라인을 조기 가동하며 여름 성수기 물량 확보에 나섰다. 유럽에서는 인공지능(AI) 기반 '비스포크 AI 무풍에어컨'을 앞세워 프랑스와 이탈리아, 스페인 등 주요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독일 공조 전문기업 플랙트그룹(FlaktGroup)을 인수하며 유럽 HVAC 사업 경쟁력을 한층 강화했다. 이를 통해 가정용 제품뿐 아니라 상업용 빌딩과 산업시설, 데이터센터 등 대형 공조 시장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경쟁사 대비 차별점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자사 에어컨에 적용된 히트펌프 솔루션에 국내 주거 환경과 기후 특성에 최적화된 기능을 대거 탑재했다. 냉매를 높은 압력으로 압축해 열을 전달하는 속도와 양을 늘리는 '고효율 압축 기술'과 액체 냉매와 가스 냉매를 혼합 주입해 압축하는 고효율 냉매 분사 방식 '플래시 인젝션(Flash Injection)' 기술이 적용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유럽에서는 대부분 'R290' 냉매를 사용하고 있지만, 발화 위험성이 높아 안전성과 성능을 모두 고려해 이 기능을 채택했다"며 "해당 국가를 주력 판매 시장으로 집중해, 지속 히트펌프 매출을 확대할 것"이라고 전했다.
LG전자도 올해 열린 유럽 최대 공조 전시회 'MCE 2026'에서 유럽형 히트펌프와 상업용 공조 시스템, AI 기반 에어컨,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 등을 공개하며 유럽 HVAC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실제 LG전자는 올해 에어컨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라인을 조기 풀가동하고 있다.
국내를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여름철 성수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예년보다 빠른 시점부터 생산을 확대했으며, 올해 봄 에어컨 판매량도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맞춰 초대형 냉동기(칠러)와 컴퓨터룸 공조·냉각장비(CRAC·CRAH) 등 산업용 냉각 솔루션 사업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다양한 냉난방 솔루션 포트폴리오와 엔지니어링 역량을 기반으로 한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유럽 시장 공략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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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트펌프 솔루션이 적용된 제품 이미지. [사진=삼성전자] |
◆ 폭염으로 인해 글로벌 HVAC 시장 성장세 급증
업계에서는 이번 유럽 폭염이 단순한 계절적 특수를 넘어 글로벌 HVAC 시장의 구조적인 성장세를 앞당길 것으로 보고 있다.
폭염의 영향은 가정용 냉방기기에만 그치지 않고 있다. 최근 유럽에서는 물류창고와 식품 저장시설 등에서 냉각 설비의 운영 부담이 커지면서 산업용 냉방 투자도 확대되는 분위기다. 일부 지역에서는 고온으로 인해 기존 공랭식 냉각 설비의 효율이 저하되면서 냉방 설비를 보강하거나 운영 방식을 조정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여기에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서버 발열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냉각 산업 성장세도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안정적인 서버 운영을 위해 고성능 냉각 시스템이 필수적인 만큼, 관련 HVAC 시장도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가전업체들도 기존 생활가전을 넘어 데이터센터와 산업시설을 아우르는 종합 HVAC 기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후변화로 폭염이 일상이 되면서 냉방 수요도 계절적 요인을 넘어 구조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라며 "가정용 냉방기기를 넘어 산업용 공조와 데이터센터 냉각 시장에서도 글로벌 업체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랭식 냉각설비 효율 저하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HVAC 제품은 기본적으로 실내 환경에서 운영되는 만큼 외부 기온이 높다고 해서 성능이 크게 저하되진 않는다"며 "다만 폭염이 장기화하는 만큼 운영 효율을 높이기 위한 기술 개발은 지속하고 있으며, 중동 등 고온 지역과 한랭 지역에서도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제품 검증과 실증(PoC)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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