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우리금융호' 첫 우리은행장 선임 4파전 압축···최종 승자는

금융·보험 / 황동현 / 2023-05-17 16:49:48
롱리스트 4명 중 내주 2명 압축…26일 이사회서 결론
'영업통·현장"강조...상업·한일 교대 관행 깨지나

[메가경제=황동현 기자]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체재 아래 첫 우리은행장 인선이 막바지 단계에 온 가운데 후보군으로 압축된 4명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파벌의 영향력을 배제한 경영승계 프로그램 가동으로 외부에서 결과를 판단하기 어렵지만 이석태 우리은행 국내영업부문장과 강신국 우리은행 기업투자금융부문장 간 2파전에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와 조병규 우리캐피탈 대표가 추격하는 양상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이번 주 롱리스트에 오른 4명에 대한 외부전문가 인터뷰 평가로 2명으로 추리고 다음 주 심층면접 등을 거쳐 오는 26일 예정된 이사회에서 최종 후보를 확정할 예정이다.

 

▲ 오는 26일 우리금융 이사회가 열리는 가운데 이날 차기 우리은행장 최종후보가 결정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왼쪽부터) 이석태 국내영업부문장, 강신국 기업투자금융부문장,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 조병규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사진=우리은행]

 

이원덕 행장은 연말까지 임기가 남아있지만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의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용퇴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임 회장은 취임 직후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가동해 후임 은행장 선정 절차를 진행해왔다. 이 프로그램은 주요 보직자 3~4명을 후보군으로 정하고 일정 기간 성과를 면밀히 분석한 후 최적의 후임자를 자회사 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에서 결정하는 방식이다.

 

지난달 21일 우리금융지주 정기 이사회는 후보들을 대상으로 사외이사 등 이사진에게 업무현황과 목표 등을 설명하는 첫 면접을 실시했다. 임 회장은 차기 행장 선임프로그램에 최대한 거리를 두고 공정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첫 면접에는 참여하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후보들은 이사진과의 첫 면접에 이어 지난달 25~28일 우리은행 노동조합을 찾아 노조 관계자와 티타임도 진행했다.

특히 조직 쇄신을 위한 '세대교체형' 리더, '지주는 전략 중심, 자회사는 영업 중심'이라는 임 회장의 경영방침에 맞춰 후보들의 영업력이 주요 평가 항목으로 꼽힌다. 임 회장은 탕평인사에도 신경 써 취임 직후 조직개편 당시 경영진 구성에 인사 균형을 맞춘 데 이어 우리은행장 롱리스트 선정 시에도 옛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출신을 각각 2인씩 후보로 올렸다.


우리금융은 지난 3월 말 자추위를 열고 우리은행 이석태 국내영업부문장, 강신국 기업투자금융부문장,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 조병규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등 4명을 차기 은행장 롱리스트 명단에 올렸다.

이석태 부문장(58)은 순천고와 중앙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우리은행 압구정로데오지점장, 전략기획부장, 미래전략부장 등을 지냈다. 우리금융 전략기획단 상무, 신사업총괄 전무, 사업성장부문 부사장, 우리은행에서 영업총괄그룹 집행부행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국내영업부문장 겸 개인그룹장을 맡고 있다. 강신국 부문장(58)도 동래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우리은행에서 IB그룹 상무, 자금시장그룹 집행부행장 등을 거쳤다. 지난달부터 기업투자금융부문장 겸 기업그룹장을 수행하며 기업금융에 강점을 갖고 있다.

 

박완식 대표(58)의 경우 동국대사대부고를 졸업하고 우리은행에서 송파기업지점장, 채널지원부장, 중소기업그룹 상무, 개인그룹장 겸 디지털금융그룹장, 개인·기관그룹 집행부행장 등을 지냈다. 지난달 우리카드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조병규 대표(57) 역시 관악고와 경희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우리은행 강북영업본부장, 준법감시인, 경영기획그룹 집행부행장, 기업그룹 집행부행장 등 역임하며 영업력을 쌓은 인물이다. 3월 우리금융캐피탈 대표로 선임됐다.

 

이중 이석태 부문장과 조병규 대표는 옛 상업은행 출신이며 강신국 부문장과 박완식 대표는 옛 한일은행 출신이다. 출신별 번갈아 행장을 맡았던 관례대로라면 한일은행 출신인 이원덕 행장의 후임으론 상업은행 출신인 이석태 부문장과 조병규 대표가 유리하다. 하지만 임 회장은 계파 이슈에 연연하지 않고 공정한 행장 선임 의지를 드러낸 만큼 이조차 깨질 수 있어 한일은행 출신인 강신국 부문장과 박완식 대표의 행장 선임 가능성도 상존한다.

 

▲ 우리은행 본점. [사진=우리은행]

 

다만 내부 일각에서는 우리은행 내 부문장을 맡고 있는 이석태, 강신국 후보 선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임 회장이 취임 후 첫 인사에서부터 '현장과 영업능력'을 강조하면서 두 부문장이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얘기다. 리테일 영업에 강점을 갖고 있는 이석태 부문장은 후배들의 신임이 두터운 '덕장'으로, 기업영업에 강점을 지닌 강신국 부문장은 카리스마형 '용장'형 리더로 알려져 있다.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 조병규 우리캐피탈 대표도 각각 우리은행 재직 시절 영업에 잔뼈가 굵은 인사들로 두 부문장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결국 최종 결과는 네 후보들이 경영승계 프로그램에서 얼마나 충실히 객관적, 주관적 지표에서 좋은 점수를 얻느냐에 따라 달려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이번 우리은행장 선정 과정은 이전과 달리 조용히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임 회장이 은행장 선정 과정에서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조하며 파벌 다툼이나 흑색선전 등의 철저한 차단을 주문하면서 함구령을 내려 별다른 잡음이 나오지 않고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이번 은행장 선정 결과에 따라 향후 회장을 비롯해 임원진 등 경영진을 선발하는 시스템 구축의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룹이 행장 선임 절차에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황동현 황동현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오늘의 이슈

포토뉴스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