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 다이얼·레버 기어 부활…KGM, 실사용 주행감·직관성에 집중"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SUV 토레스가 다시 거칠어졌다.”
18일 경기도 일산 KG모빌리티(KGM) 익스피리언스 일산점에서 사전 공개된 ‘뉴 토레스’를 처음 마주한 순간 가장 먼저 든 인상이었다.
KGM이 이날 공개한 뉴 토레스는 2022년 첫 출시 이후 약 4년 만에 선보이는 페이스리프트 모델이다.
![]() |
| ▲[표=메가경제] |
앞서 출시된 기존 토레스가 도심형 SUV와 정통 오프로더(비포장 도로) 사이의 균형을 잡았다면 이번 부분변경 모델(페이스리프트)의 뉴 토레스는 보다 선명하게 ‘정통 SUV’ 쪽으로 좀 더 방향을 틀었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수평으로 넓어진 전면 그릴(보닛과 범퍼 사이에 위치)과 각을 살린 범퍼, 입체감을 키운 스키드 플레이트(차량 하부 보호 금속장치) 등 차량 곳곳에는 SUV는 원래 투박하고 강해야 한다는 KGM식 이미지를 느낄 수 있었다.
여기에 아이신 8단 자동변속기와 신규 터레인 모드(운전 주행환경에 맞게 자동 제어)까지 더해지면서 이번 뉴 토레스는 단순한 부분변경을 넘어 ‘SUV 감성 복원’에 가까운 모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날 공개 행사 분위기도 기존 신차 발표회와는 조금 달랐다. 화려한 미래 모빌리티보다는 ‘SUV 본연의 감성’에 초점이 맞춰졌다.
토레스는 출시 직후 독특한 디자인과 높은 공간 활용성으로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끌어냈지만 이후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주행의 질적인 감을 더 다듬었으면 좋겠다”, “실내 조작계가 직관적이지 않다”는 의견도 꾸준히 나왔다. KGM은 이번 모델에 이러한 고객 피드백(의견)을 적극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뉴 토레스’는 기존 모델보다 훨씬 단단한 인상을 풍겼다.
![]() |
| ▲뉴 토레스[사진=KGM] |
전면부 변화가 가장 눈에 띄었다. 기존 세로형 슬롯 바 그릴(세로 줄무늬)은 수평형 패턴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바뀌었고, 범퍼 중앙부 역시 보다 넓고 강하게 다듬어졌다.
헤드램프에는 일체형 커버 구조를 적용해 내구성을 높였고, 에어로 다이내믹 가니쉬(차량 외관용 장식부품)를 가미해 최신 SUV 디자인 흐름도 반영했다.
새롭게 적용된 스키드 플레이트는 존재감이 강했다. 입체형 수직 패턴을 넣어 마치 오프로드 전용 차량 같은 분위기를 냈다. 이를 두고 KGM 관계자는 “디자인 헤리티지를 계승한 정통 오프로더 이미지”라고 설명했다.
후면부의 경우 변화 폭은 크지 않았다. 차체와 분리된 느낌의 레이어드 구조 범퍼를 적용해 SUV 특유의 강인함을 강조했고, 후면 스키드 플레이트도 보다 두껍고 입체적인 형태로 바뀌었다.
이전 모델이 다소 도심형 SUV에 가까웠다면 뉴 토레스는 확실히 ‘험로 주행’ 이미지를 강화한 모습이었다.
행사장 한편에 전시된 ‘블랙 엣지’ 패키지 모델은 분위기가 더욱 강렬했다. 블랙 라디에이터 그릴과 블랙 스키드 플레이트, 블랙 아웃사이드 미러, 20인치 블랙 다이아몬드 컷팅 휠까지 더해지면서 기존 토레스보다 훨씬 묵직한 인상을 만들었다.
새롭게 추가된 외장 컬러 ‘플라즈마 섀도우’도 눈길을 끌었다. 회색과 블루톤이 섞인 저채도 컬러인데, KGM은 이를 “Quiet Luxury(조용한 럭셔리)” 콘셉트라고 소개했다. 거친 SUV 차체 위에 차분한 색감을 입혀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혔다.
실내 변화는 외관보다 더 체감됐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센터 콘솔이었다. 기존 모델의 다소 복잡했던 구조를 정리하고 브릿지 형태로 재구성하면서 공간감과 수납성을 동시에 높였다. 상하단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플로팅 구조를 적용해 시각적 안정감도 강화했다.
운전석에 앉아보면 변화가 더 분명했다. 기존 토글형 전자식 변속기 대신 레버 타입 전자식 기어 노브가 적용됐는데, 조작감이 훨씬 직관적이었다.
실제 소비자들 사이에서 토글 방식에 대한 호불호가 있었던 만큼, KGM도 이번에는 보다 익숙한 조작 방식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공조 시스템도 물리적 다이얼 조작 중심으로 바뀌었다. 최근 자동차 업계가 터치 중심 인터페이스로 이동하는 흐름과는 반대 방향이다.
문익확 KGM 상품전략실 책임은 ‘주행 중 직관적 조작’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다이얼을 돌리는 즉시 화면과 공조 기능이 연동되면서 조작 속도가 빨랐다. 운전석과 동승석 공조뿐 아니라 통풍·열선 시트, 2열 히팅까지 한 번에 제어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주행 성능 개선은 뉴 토레스의 핵심 변화로 꼽힌다.
가솔린 모델에는 기존 6단 자동변속기 대신 아이신(AISIN) 8단 자동변속기가 새롭게 적용됐다. 최대토크는 기존 280Nm에서 300Nm으로 높아졌고, 저속 토크 반응과 가속 응답성을 개선했다는 설명이다.
0→100km/h까지 도달 가속 시간은 기존 10.47초에서 9.76초로 단축했다.
문 책임은 “실제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영역의 질적인 주행감을 다듬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모델에서 가장 강하게 밀고 있는 기능은 역시 신규 터레인 모드다.
KGM은 현장에서 자신들을 ‘4WD(사륜) 명가’라고 소개하며 SUV 기술력을 전면에 내세웠다.
새롭게 추가된 터레인 모드는 ▲Sand(모래길) ▲Mud(진흙길) ▲Snow & Gravel(눈길&빙판) 등 3가지로 구성되며, 노면 상황에 따라 구동력과 조향 성능을 최적화한다.
샌드 모드는 모래나 깊은 자갈길에서 탈출 성능을 높이고, 머드 모드는 진흙이나 비포장 도로에서 안정적인 주행을 돕는다. 스노우&그라벨 모드는 눈길이나 자갈길처럼 미끄러운 노면에서 가속과 조향을 최적화한다. 여기에 ▲Normal(평소) ▲Sport(스포츠) ▲Winter(겨울) ▲2WD(이륜) 모드까지 더해 총 7가지 드라이빙 모드를 지원한다.
![]() |
| ▲뉴 토레스 내부 모습[사진=메가경제] |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전면 개편됐다.
KGM 차세대 UX 플랫폼인 ‘아테나 2.5’가 적용되면서 무선 안드로이드 오토와 무선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한다. 최대 5개 기기 연결도 가능하다. 실제 디스플레이 그래픽은 기존보다 훨씬 선명해졌고, 드라이브 모드와 터레인 모드 UI(사용자 인터페이스)도 시인성(눈에 잘보이는 정도)도 높아졌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듀얼 휴대폰 무선충전 시스템도 새롭게 적용됐다. 운전석과 동승석이 동시에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고, 디지털 키 기능과 연동된다. 최근 소비자들이 중요하게 보는 ‘실사용 편의성’을 강화한 부분이다.
안전사양 역시 강화됐다. 후측방 충돌방지보조(BSA), 후진충돌방지보조(RCTA), 차선변경경고(LCW), 안전하차경고(SEW), 8에어백 등을 적용해 상품성을 끌어올렸다.
가격은 가솔린 모델 기준 T5 2905만원, T7 3241만원부터 시작한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T5 3205만원, T7 3651만원이다. KGM은 “상품성 개선 폭 대비 가격 인상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 말미, 무대 뒤 대형 스크린에는 이런 문구가 등장했다.
“Born to be SUV(SUV로 되게 태어나다).”
KGM이 뉴 토레스를 통해 보여주려는 방향도 결국 여기에 가까워 보였다. 단순히 실용적인 패밀리 SUV가 아니라, ‘SUV다운 SUV’를 다시 만들겠다는 선언인 듯 싶다.
[ⓒ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