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볼 때 볼륨을 유난히 크게 높이거나, 대화를 할 때 한 번에 알아듣지 못하여 자꾸 상대방에게 되묻는 분들이 있다. 이렇게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증상을 ‘난청’이라고 하는데, 건설현장에서 장기간 근무하신 분들의 경우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난청의 정도가 심한 경우에는 대화가 원활하게 되지 않아 사람과의 만남을 꺼리게 되고 가족 간의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는 등 생활에서의 다양한 불편함이 발생한다. 이러한 분들에게 발생한 난청을 산재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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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픽사베이 제공] |
‘난청’이란 귀가 잘 들리지 않는 증상을 일컫는 말로, ‘감각신경성 난청’이란 달팽이관의 청각세포로부터 뇌의 청각을 담당하는 부위까지의 신경 부위에 이상이 생겨 청력이 저하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소음성 난청’은 감각신경성 난청의 일종으로 소음에 장기간 노출되어 발생하는 난청을 말한다. 따라서 근로자가 업무 수행 중 발생하는 소음에 장기간 노출되어 감각신경성 난청이 발생하였다면, 근로자에게 발병한 난청과 업무상 발생하는 소음의 상당인과관계를 증명하여 산재로 인정받을 수 있다.
근로자에게 발생한 감각신경성 난청을 소음성 난청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① 근로자가 업무수행 중 노출되는 소음의 정도가 85dB 이상이어야 하고, ② 그러한 연속적인 소음에 3년 이상 노출되어야 하며 ③ 한 귀의 청력손실이 40dB 이상이어야 한다.
여기서 ‘3년 이상’이란 한 사업장에서의 근무기간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총 경력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직업의 특성상 다양한 현장에서 일하는 건설근로자들의 경우에도 총 근무 경력이 3년 이상인 경우는 산재 신청을 고려해볼 수 있다.
다만, 85dB 이상의 소음에 3년 이상 노출되어 40dB 이상의 청력손실이 발생하였다 하더라도 내이염, 약물중독, 열성질병, 메니에르증후군, 매독, 머리 외상, 돌발성난청, 유전성 난청, 가족성 난청, 노인성 난청, 또는 재해성 폭발음 등 다른 원인으로 발생한 난청으로 확인되는 경우에는 산재로 인정받을 수 없다.
근로자에게 발생한 난청이 산재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위의 요건들을 입증하여야 하는데, 근로자들은 본인들이 작업하는 환경의 소음도가 85dB이상인지 파악하기가 어렵다.
특히 건설근로자의 경우 배관공, 용접공, 비계공, 도비공, 석공, 샷시공 등 다양한 직종들이 존재하고 각 직종마다 작업 수행 시 발생하는 소음의 정도 또한 상이하다. 같은 직종으로 일하였다고 하더라도 현장에 따라 소음의 정도가 크게 차이나는 경우도 존재한다.
또한 총 경력이 3년 이상이라 하더라도 4대보험 신고가 되지 않는 등 객관적 자료를 통해 확인이 되지 않는 직업력이 다수 존재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감각신경성 난청이 발생하였다 하더라도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를 증명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이를 바꾸어 말하면, 업무수행 중 발생하는 소음의 정도와 근로자의 직업력을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이고 다양한 자료들을 확보할 수 있다면 건설근로자에게 발병한 감각신경성 난청 또한 소음성 난청으로 인정되어 산재 승인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오랜 기간 건설현장에서 일하였는데 청력이 저하되었다고 느끼는 경우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산재 승인 가능성을 타진해보고 적절한 권리구제를 받아야 할 것이다.
[현은진 노무법인 소망 공인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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