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중국 싱웨이 '효자' 노릇에도 오버행 리스크 '촉각'

자동차·항공 / 이동훈 / 2025-04-29 10:11:18
'컷앤칩' 논란 딛고 실적 개선·유럽 확장 '청신호'
미국 관세·원자재 상승·채권 오버행 '삼중고' 우려

[메가경제=이동훈 기자] 금호타이어가 지난해 ‘컷앤칩’ 논란으로 인한 마음 고생을 딛고 호실적을 예고하며 최대주주인 중국기업 싱웨이의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러나 채권단 ‘오버행’이란 이슈가 금호타이어의 샴페인에 재를 뿌리며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29일 모빌리티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가 지난해 온라인 커뮤니티와 자동차 동호회를 중심으로 불거졌던 특정 제품의 ‘컷앤칩(Cut&Chip)’ 논란을 딛고 올해 1분기도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돼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금호타이어가 '중국 창의 디자인' 어워드에서 우수 작품상을 수상한 모습 [사진=금호타이어].

‘컷앤칩’은 타이어 표면의 고무 일부가 떨어져 나가는 현상으로, 금호타이어의 특정 제품군에서 제기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 KB증권은 호타이어의 2025년 1분기 연결 매출액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8% 증가한 1조 2100억원, 영업이익은 0.6% 증가한 1465억원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예상했다. 신차 OE(Original Equipment) 확대에 따른 매출 성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신차 OE는 자동차 회사가 신차를 출고할 때 기본으로 장착하는 부품이나 장비를 의미한다. 따라서 신차 OE 확대는 자동차 제조사에 신차 출고용 타이어를 더 많이 공급하게 되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신차 OE 타이어는 자동차 제조사의 엄격한 품질 기준과 성능 요구를 충족해야 하므로, 타이어 회사의 기술력과 신뢰도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

업계 관계자는 “신차 OE 확대는 단순히 판매량 증가를 넘어, 기술력을 인정받고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호타이어의 호재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2000억원 규모의 채권 발행을 통해 차환을 진행, 연간 약 60억원의 이자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더 나아가 현재 1.15조원에 달하는 단기 차입금 및 유동성 장기 차입금을 고려하면, 추가적인 차환을 통해 연간 약 350억원의 이자 비용 절감도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의 약 10%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재무 구조 개선에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점쳐진다.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유럽 신공장 설립 계획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1차적으로 600만 본 생산 규모를 갖춘 유럽 신공장을 설립하고, 향후 1200만 본까지 생산 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고인치 및 EV 타이어 등 프리미엄 제품 라인 확대를 통해 수익성 향상을 추구하는 금호타이어의 전략과 맞닿아 있으며, 유럽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시장은 내다봤다.

김현겸 KB증권 연구원은 “유럽 현지 공장 설립은 금호타이어가 2티어 타이어 기업에서 1티어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러한 긍정적인 전망에도 금호타이어가 샴페인을 터트리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금호타이어, 트럼프발 관세 폭탄과 원자재가 상승

우선 금호타이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라는 암초와 원자재 가격 상승이라는 파고를 동시에 직면했다. 특히 오는 5월 3일부터 시행될 예정인 타이어에 대한 25%의 자동차 부품 관세는 금호타이어 전체 매출의 약 30%를 차지하는 북미 시장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천연고무, 합성고무 등 타이어 제조의 핵심 원자재 가격마저 상승하면서 금호타이어의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희망이 감지되고 있다. 최근 미쉐린, 브리지스톤 등 글로벌 타이어 업계의 선두 기업들이 관세 인상과 원자재 가격 상승을 이유로 잇따라 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하고 있는 것이다. 경쟁사들의 가격 인상 추세가 금호타이어가 진행할 가격 인상에 대한 소비자 저항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 금호타이어, 중국발 ‘오버행’에 발목 잡히나

오히려 채권단 지분이라는 ‘오버행’ 이슈가 큰 부담이다. 현재 채권단이 보유한 18.11%의 지분은 잠재적인 매물 출회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어,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주가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버행’이란 특정 주식의 잠재적인 과잉 물량으로 인해 주가 상승을 억누르는 요인을 의미한다. 채권단은 통상적으로 기업 정상화 이후 투자금 회수를 위해 보유 주식을 시장에 매각할 가능성이 높아, 이는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투자자들은 금호타이어의 최대주주인 싱웨이코리아의 중국 모회사, 더블스타의 투자금 회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018년 금호타이어 인수 당시 대규모 자금을 투입했던 더블스타는 오랜 기간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해 재무 부담을 안고 있으며, 이르면 올해부터 배당 재개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금호타이어 실적 개선이 지속되면 더블스타가 투자금 회수를 위해 배당을 추진할 수 있다”며 “싱웨이코리아를 통한 이익 회수 전략이 구체화될지는 향후 금호타이어의 배당 가능성에 달려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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