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중대재해법 위반 초비상 사태 확산
[메가경제=이동훈 기자] 한 지붕 두 가족인 영풍과 고려아연이 극명하게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영풍의 계열 관계인 고려아연이 독자노선을 걸으며 세계 최강 수준의 비철금속 제련 기업으로 성장했지만, 영풍은 중대재해로 인한 경영진 구속 등 잇따른 악재로 초비상 사태를 맞고 있다.
◆ 고려아연, 독자 기술력으로 글로벌 리더십 확보
1974년 설립된 고려아연은 저품위 금속원료를 처리할 수 있는 독자적인 제련 기술을 개발하며 100년 이상된 글로벌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아연정광 직접침출공법, 아연 잔재 처리기술 등 혁신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비철금속 제련 분야에서 세계 1위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특히 최창근 명예회장과 최윤범 회장으로 이어진 안정적인 경계 승계 체제에서 지속적인 투자와 기술 개발을 통해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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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풍의 석포제련소 [사진=연합뉴스] |
◆ 영풍, 중대재해로 위기 심화...실적 부진 등 악재 겹쳐
반면 영풍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박영민, 배상윤 대표가 구속되면서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대기업으로서는 첫 구속 사례로, 기업 이미지 실추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우려이다.
이미 고려아연과의 갈등, 실적 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영풍은 두 명의 수장이 동시에 불미스러운 일로 자리를 비우면서 더욱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이번 사건은 영풍에 대한 불안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 비철금속 제련업계 지각변동 예고... 새로운 강자 등장할까?
영풍과 고려아연의 극명한 대비는 비철금속 제련업계에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영풍과 고려아연의 엇갈린 행보는 기업의 성장과 위기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가 무엇인지를 보여준다”며 “기업은 안전과 환경 그리고 책임감 있는 경영에 더욱 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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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려아연 신사옥 전경 [사진=고려아연] |
한편 영풍은 “대표이사 전원구속이라는 초유의 비상사태를 맞이해 전 임직원은 큰 충격에 빠졌다”면서도 “신속한 사태수습과 경영정상화를 위한 긴급 이사회를 소집하고 직무대행임원을 선임하는 등 비상경영태세를 갖추겠다”고 밝혔다.
영풍은 또한 “이와 같은 불미스러운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쇄신하여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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