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TALK] 구내염인 줄 알았는데… 입안 궤양 3주 넘게 지속되면, 구강암 의심해야

건강·의학 / 주영래 기자 / 2025-12-31 08:46:11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입안이 헐거나 혀에 염증이 생기는 구내염은 피로와 스트레스, 면역력 저하 등으로 흔히 발생한다. 대개 1주일 내외로 호전되지만, 궤양이 3주 이상 지속될 경우 단순 염증이 아닌 초기 구강암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주의가 요구된다.


구강암은 입안 점막에서 발생하는 악성 종양으로,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어 조기 발견이 어렵다. 진단이 늦어질 경우 말하기·저작·삼킴 기능에 심각한 장애가 남을 수 있어 의료계는 조기 진단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 김현제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치과 교수

구강암 중 약 80% 이상은 편평상피세포암이 차지한다. 이외에도 선암, 사마귀상암종, 침샘암, 육종, 림프종, 흑색종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주요 위험 요인으로는 흡연과 음주가 꼽힌다. 특히 흡연과 음주를 병행할 경우 구강암 발생 위험이 단독 요인 대비 10~15배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밖에 불량한 구강 위생, 틀니나 손상된 치아로 인한 만성 자극,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 만성 구강 점막 염증 등도 위험 요인이다.

초기 구강암의 대표적인 신호는 3주 이상 낫지 않는 궤양과 구강 점막의 백반증(흰 반점), 적반증(붉은 반점) 등이다. 통증이 거의 없어 단순 구내염으로 오인하기 쉽지만, 2~3주 이상 지속될 경우 조직검사를 통한 확인이 필요하다. 특히 혀 밑이나 입천장처럼 눈에 잘 띄지 않는 부위는 증상이 경미해 조기 진단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 암이 진행되면 통증과 출혈, 구취, 체중 감소, 턱 운동 제한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김현제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치과 교수는 “구강암은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진단 시 이미 주변 조직이나 림프절로 전이된 사례도 적지 않다”며 “3주 이상 지속되는 궤양이나 점막 변화는 반드시 전문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진단의 핵심은 조직검사다. 의심 병변을 국소마취 후 채취해 현미경으로 확인하며, 전이 여부를 평가하기 위해 CT와 MRI 검사를 병행한다. CT는 턱뼈 침범 여부를, MRI는 혀와 근육 등 연조직 침범 정도를 정밀하게 확인하는 데 활용된다. 상부 호흡기나 소화기관에 동시성 암이 발생할 수 있어 위·대장 내시경 검사도 권고된다. 치료 전후 재발 여부 확인에는 PET-CT가 활용된다.

치료는 수술과 방사선치료, 항암화학요법을 병합해 진행한다. 조기 구강암의 경우 수술 또는 방사선치료만으로도 완치를 기대할 수 있지만, 림프절 전이 가능성이 있거나 재발 위험이 높은 경우 항암방사선치료를 병행한다. 항암제는 단독 치료 효과는 제한적이지만 방사선 치료 반응을 높이거나 전이 위험이 있을 때 보조적으로 사용된다.

구강암 치료는 말하기와 씹기, 삼킴 기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영양 관리와 언어 치료, 재활치료 등 다학제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 의료계의 설명이다. 구강암의 5년 생존율은 약 56%로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전문가들은 예방을 위해 금연과 절주, 정기적인 구강 검진, 틀니 및 보철물 상태 점검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과일과 채소 섭취를 늘리고 항산화 비타민 A·C·E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구강 점막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된다.

김 교수는 “3주 이상 낫지 않는 상처나 백반증·적반증 같은 변화를 발견하면 즉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며 “흡연과 음주, 만성 자극 요인을 줄이는 것이 구강암 예방의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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