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직원 동행 출장 4년 새 2배…지정 유효기간·취소 근거도 없는 ‘관리 구멍’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한식 세계화를 위해 추진 중인 정부의 '해외 우수 한식당 지정사업'이 심사위원 중복 위촉과 고액 수당 지급, 부실한 사후관리 등으로 도마에 올랐다. 심사위원 선정 과정의 공정성뿐 아니라 사업 운영의 투명성과 예산 집행의 적정성까지 검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우수 한식당으로 지정된 이후 별도의 유효기간이나 재지정 평가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국가 공인 성격의 인증사업이 사실상 사후관리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 |
| ▲ 한식진흥원 '해외 우수 한식당' 지정 사업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진=AI] |
1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식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2022~2025년 해외 우수 한식당 지정사업 시행내역'에 따르면 한식진흥원은 최근 4년간 33명 규모의 심사위원 인력풀을 활용해 해외 현장 평가단을 구성해 왔다.
한식진흥원은 자체 추첨 프로그램을 통해 평가위원을 선정한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후보자 4배수를 추첨한 뒤 해외 출장 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인원에게 개별 연락하는 방식으로 심사단을 운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특정 인사가 2022년부터 2025년까지 4년 연속 심사위원으로 위촉됐으며, 일부 인사는 2023년과 2024년 연속 심사단에 포함됐다.
연도별 심사위원은 2022년 5명, 2023년 4명, 2024년 4명, 2025년 5명에 불과했다. 한식진흥원은 올해 윤 의원실의 문제 제기 이후 전문가 공개모집을 추진해 심사위원 인력풀을 82명으로 확대했다.
심사위원에게 지급된 수당 규모도 논란이다. 해외 출장 심사위원 1인당 연간 심사수당은 2022년 400만원, 2023년 300만원, 2024년 455만원, 2025년 441만2500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같은 기간 우수 한식당으로 지정된 업체는 각각 8곳, 5곳, 3곳, 7곳에 그쳤다. 특히 2024년에는 3개 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심사위원 1인당 455만원의 수당이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심사위원들의 해외 출장에는 항공비와 숙박비, 일비 등도 별도로 지출됐다. 자료에 따르면 심사위원 출장 관련 주요 지출액은 2022년 약 8679만원, 2023년 약 1억536만원, 2024년 약 9791만원, 2025년 약 8673만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해당 금액에는 식비와 준비비 등 일부 비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심사단과 별도로 현장 평가에 동행한 농림축산식품부 공무원과 한식진흥원 직원도 증가했다.
동행 인원은 2022년 3명에서 2023년과 2024년 각각 4명, 2025년 6명으로 늘었다. 4년 만에 2배 증가한 셈이다.
이에 따라 해외 현장 평가에 필요한 적정 출장 인원과 업무 수행의 실효성, 예산 집행의 타당성을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다만 동행 인원 증가만으로 외유성 출장이나 예산 낭비가 실제 발생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사업의 사후관리 체계 역시 허점을 드러냈다. 해외 우수 한식당 지정사업은 '한식진흥법' 제15조에 근거해 시행되고 있지만, 지정 이후 법적 유효기간과 재지정 평가 절차가 마련돼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식진흥원이 실시하는 사후점검도 전년도 지정 업체를 대상으로 한 인터뷰와 만족도 조사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 윤 의원실의 지적이다.
이에 따라 지정 이후 음식의 품질이나 위생 수준이 떨어지더라도 이를 평가해 지정 취소 등 제재로 연결할 제도적 장치가 미흡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윤 의원은 "한식의 세계화와 국격 제고를 명분으로 내세운 사업이 심사위원 돌려막기와 거액 수당, 공무원·직원의 외유성 출장 잔치로 변질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법적 유효기간이나 재지정 평가 기준조차 없는 것은 K-푸드의 대외 신뢰도를 갉아먹는 총체적 행정 부실"이라며 "심사위원 풀의 공정한 확대와 부실 식당을 걸러낼 법적 퇴출 근거 마련 등 사업 전반의 쇄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논란은 K-푸드의 해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정부 지원사업이 정작 심사의 객관성과 사후관리의 신뢰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국가 차원의 한식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지정 업체 수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선정부터 사후 검증까지 관리체계를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