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밤 핼러윈 즐기러 수만명 밀집…비명·울음 뒤엉켜 ‘아비규환’
尹대통령, 용산 청사서 '이태원 사고' 긴급점검회의 주재…소방청 대응 3단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서 ‘핼러윈 인파’에 깔려 수십 명이 심정지를 당하는 등 대규모 인명사고가 발생했다.
당국은 심정지 환자 50여 명, 부상자를 포함한 사상자를 100여 명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정확한 인명피해 현황은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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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 핼러윈을 맞아 인파가 몰려 대규모 인명사고가 발생, 현장이 통제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
소방당국에 따르면 29일 오후 10시 20분께부터 이태원 해밀톤 호텔 인근에서 호흡곤란 등을 호소하는 구조신고가 잇따라 접수됐으며, 30일 오전 1시까지 심정지 상태에 빠진 수십 명을 상대로 심폐소생술(CPR)을 하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태원 일대에서는 핼러윈을 앞둔 주말인 이날 밤 곳곳에서 파티가 벌어졌으며, 사고는 해밀톤 호텔 인근 내리막길로 된 좁은 골목에 인파가 몰리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고 현장은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비명과 울음, 구급차의 사이렌 소리에 거리로 흘러나오는 빠른 음악 소리가 뒤섞여 말 그대로 아비규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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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 핼러윈을 맞아 인파가 몰려 대규모 인명사고가 발생, 부상자들이 이송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
긴급 출동한 소방관들은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도로 바닥에 가득히 쓰러진 사람들을 하나씩 맡아 사활을 다해 심폐소생술(CPR)을 했다.
소방관과 경찰뿐 아니라 환자의 친구와 시민까지 의식을 잃은 사람들의 가슴을 압박하고 팔다리를 주무르며 멎은 숨을 돌아오게 하려 안간힘을 쏟았다.
행정안전부는 보도자료에서 “이태원 해밀톤 호텔 일대에 핼러윈 축제를 즐기려는 인파가 몰리면서 사고가 발생해 현재 심정지 약 50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방청은 이날 오후 10시 15분께 신고를 접수해 10시 43분께 대응 1단계를 발령한 데 이어 11시 13분에 대응 2단계로 상향하고 11시 50분에 최고 단계인 대응 3단계로 격상했다.
소방청은 서울과 경기 등에서 142대의 구급차를 동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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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 핼러윈을 맞아 인파가 몰려사고가 발생, 119 구조대원들이 구조활동을 벌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
이번 사고로 인해 30일 오전 1시 현재 인근 병원 응급실로 이송된 심정지 상태 환자는 총 21명으로, 대부분 20대 여성인 것으로 파악됐으며, 이 중에는 10대 여성도 1명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순천향대병원과 국립중앙의료원, 이대목동병원, 강북삼성병원, 서울성모병원, 중앙대병원, 서울대병원, 여의도성모병원 등에 나뉘어 이송된 상태다. 또 서울대병원과 강동경희대병원, 한양대병원 재해의료지원팀도 현장에 도착해 부상자들을 구조하고 있다.
소방당국은 이태원역 인근 한강로에 임시 응급의료소를 설치해 부상자들을 치료 중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30일 이번 이태원동 핼러윈 압사 사고와 관련,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긴급 상황점검회의를 주재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오전 1시 언론공지를 통해 “윤 대통령은 조금 전 용산 대통령실 위기관리센터로 나와 서울 이태원 핼러윈 사고 관련 긴급 상황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회의에 앞서 두 차례 긴급지시를 통해 모든 관계부처 및 기관에 신속한 구급 및 치료를 실시하라고 지시했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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