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여자배구 결승진출 실패 8일 동메달 결정전...여자골프는 2연패 빨간불

스포츠 / 류수근 기자 / 2021-08-07 01:15:20
한국 나흘째 '노메달'...메달순위 13위
탁구·가라테, 나란히 동메달전 패배
근대5종 김세희 11위 '깜짝 메달' 실패
스포츠클라이밍 서채현 8위 마감

불굴의 김연경(중국 상하이)을 앞세운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강호 브라질의 벽에 막혀 결승진출에는 실패했으나 동메달 획득에 대한 희망은 이어갔다.

여자골프 대표팀은 이번 대회 가장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는 김세영(28)과 고진영(26)조차 선두와 큰 격차를 보여 2연패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메달권 진입조차도 불투명해졌다.

단체전에 나선 탁구 남자대표팀과 가라테 남자 가타에 출전한 박희준(대한가라테연맹)은 모두 동메달 결정전에서 패하며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2020 도쿄올림픽 폐막을 이틀 앞둔 6일, 한국 선수단으로부터 기분 좋은 승전보는 들려오지 않았다. 벌써 메달 소식은 끊긴지 4일째다.

2012 런던 대회 이래 9년만에 4강에 오른 한국 여자배구팀은 이날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벌어진 2020 도쿄올림픽 준결승에서 세계 랭킹 2위 브라질에 세트 스코어 0-3(16-25 16-25 16-25)으로 완패했다.
 

▲ 6일 일본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한국과 브라질의 준결승전에서 세트스코어 0-3으로 패한 한국 선수들이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점수가 말해주듯 스피드와 파워, 높이를 모두 갖춘 ‘삼바 배구’에 실력 차를 실감한 경기였다. 핵심 공격수인 주포 탄다라 카이세타가 도핑테스트에서 적발돼 빠졌음에도, 그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브라질의 일방적인 승리였다.

김연경과 박정아가 10점씩 올리며 분전했으나 블로킹 수에서 3-15로 절대 열세를 보이는등 브라질의 벽은 너무 높았다.

한국 여자배구는 조별리그 첫 경기 0-3 패배에 이어 이날 경기까지 이번 대회에서 브라질을 상대로 벌인 두 경기에서 단 1세트도 따내지 못했다.

하지만 한국은 1976년 몬트리올 대회 이래 45년만에 메달 획득의 목표를 끝내 이루겠다는 각오다. 대회 폐막일인 8일 오전 9시 동메달 결정전에서 세르비아를 상대로 모든 투혼을 불살라 메달을 따내겠다는 의지는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다.

한국을 꺾고 결승에 오른 브라질은 8일 오후 1시 30분 미국과 결승전을 치른다. 2012년 런던 대회에서는 브라질이 미국을 세트 스코어 3-1로 이기고 금메달을 획득했었다.

한국 여자 골프 대표팀의 면면만 보면 세계 랭킹 상위권에 모두 포진, 말그대로 ‘어벤져스’다. 하지만 이번 도쿄올림픽에서는 그 위용을 맘껏 떨치지 못하고 있다.

▲ 6일 일본 사이타마현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골프 3라운드에서 고진영(왼쪽)과 김세영(가운데)이 멋진 티샷을 날리고 있다. 오른쪽은 단독 1위를 달리는 넬리 코다(미국, 오른쪽). [사이타마=연합뉴스]

김세영(28)과 고진영(26)은 이날 일본 사이타마현 가와고에시의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파71·6648야드)에서 펼쳐진 골프 여자부 3라운드까지 7언더파 206타를 기록, 공동 10위에 올랐다.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는 넬리 코다(미국·15언더파 198타)와는 8타 차이다. 이제 마지막 4라운드만을 넘겨두고 있어 코다를 추월하기는 사실상 어려워 보인다.

다만 메달 획득에 대한 희망은 있다. 메달권인 공동 3위 선수들이 10언더파를 기록 중이어서 이들과 3타 차이인 김세영, 고진영은 마지막 날 경기 결과에 따라 충분히 메달을 목에 걸 수 있다.

하지만 또 다른 변수가 존재한다. 7일로 예정된 최종 라운드가 태풍 예보로 취소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만약 최종 라운드가 열리지 못하게 되면 한국 여자골프는 도쿄올림픽을 '노메달'로 마감할 수밖에 없다.

3라운드까지 김효주(26)는 5언더파 208타로 공동 18위, 2016년 리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박인비(33)는 3언더파 210타로 공동 25위에 머물러 있다.

한국 남자탁구 대표팀은 이날 개최국 일본에 패하면서 메달 사냥에 실패했다.

▲ 6일 일본 도쿄체육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탁구 남자 단체전 한국과 일본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네번째 경기 단식에 출전한 장우진이 일본 미즈타니 준에게 져 메달 획득에 실패하자 아쉬워하고 있다.[도쿄=연합뉴스]

이상수(삼성생명), 정영식, 장우진(미래에셋증권)으로 구성된 한국은 이날 도쿄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남자 단체전 3·4위 결정전에서 일본에 1-3으로 졌다.

한국은 복식 세계랭킹 1위 이상수-정영식 복식조가 니와-미즈타니 조에게 1-3의 충격패를 당한 데 이어, 2단식에서도 기대했던 장우진이 일본의 ‘탁구 신동’ 하리모토에게 1-3으로 졌다.

이후 3단식에 나선 정영식이 니와를 3-0으로 이겨 역전의 기회를 잡는 듯했으나, 4단식에 나선 장우진이 미즈타니에게 0-3으로 패하고 말았다.

한국 남자 탁구는 일본과의 상대 전적에서는 11승 5패로 크게 앞서지만 최근 5년간 전적에서는 1승 2패로 열세다.

이미 혼합복식과 남녀 개인전, 여자단체전에서 메달 수확에 실패한 한국 탁구는 이날 남자 단체전마저 메달 획득에 실패하면서 2016년 리우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노메달로 대회를 마감했다.

2012년 런던 대회 남자 단체전 은메달이 한국 탁구가 목에 건 마지막 올림픽 메달이다.

가라테 가타에서 메달을 노렸던 박희준(27)도 동메달 결정전에서 터키의 알리 소푸글루에게 져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 6일 일본 무도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가라테 남자 가타 동메달 결정전 한국 박희준-터키 알리 소푸글루. 심판이 터키 선수의 승리를 선언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가라테는 이번 대회에서 처음 올림픽 정식종목이 됐다. 그중 ‘가타’는 가상의 적을 상정하고 미리 정해진 연속 동작을 얼마나 정확하고, 빠르고 힘있게 연출하는지를 겨루는 종목이다. 7명의 심판이 평가해 승자를 가린다. 

이날 동메달 결정전에서 박희준은 26.14점을 얻었으나 소푸글루가 더 높은 27.26점을 받으면서 동메달을 사냥에 실패했다.

근대 5종에서도 기대했던 ‘깜짝 메달’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다.

근대5종 여자부 경기에 나선 김세희(BNK저축은행)는 펜싱, 수영, 승마, 육상, 사격 등 5개 종목 합계 1330점으로 11위에 올랐다.

▲ 도쿄올림픽 여자 근대5종에 출전한 한국 김세희(2번)와 김선우가 6일 일본 도쿄스타디움에서 마지막 레이저런 경기를 마치고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 김세희는 종합 순위 11위, 김선우는 17위를 차지했다. [도쿄=연합뉴스]

그간 올림픽에서 한국 근대5종이 거둔 최고 순위 타이기록이자, 여자부에선 역대 최고 순위다.

1996년 애틀랜타 대회 김미섭과 2012년 런던 대회 정진화가 남자부 11위를 차지한 바 있다.

김세희는 수영, 펜싱 보너스 라운드, 승마까지는 2위를 달렸으나 육상+사격 복합 경기인 레이저 런에서 순위가 떨어지면서 10위권 밖으로 밀려나고 말았다. 레이저 런 순위는 전체 24위였다.

한국 근대5종은 7일 남자부 경기에서 사상 첫 메달 도전을 계속 이어간다.

정진화와 전웅태(광주광역시청)는 이번 대회 펜싱 랭킹 라운드에서 각각 5위와 9위를 기록한 상태다.

▲ 6일 일본 아오미 어반 스포츠 파크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스포츠클라이밍 여자 콤바인 리드 결승 경기를 마친 서채현이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스포츠클라이밍 여자 콤바인 결선에 나선 서채현(신정고)은 종합 점수 112점으로 8위에 올라 역시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서채현은 스피드와 볼더링에서 결선 출전 선수 8명 가운데 8위와 7위에 그쳤지만 주 종목인 리드에서 1위를 했더라면 극적으로 동메달을 따낼 수 있었다. 하지만 리드를 2위로 마치면서 결선 8위의 성적에 머물렀다.

다이빙 남자 10m 플랫폼 예선에 나선 우하람(국민체육진흥공단)은 출전 선수 29명 중 7위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 6일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남자 다이빙 10m 플랫폼 예선. 한국 우하람이 다이빙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7일 오전 준결승에서 상위 12위 안에 들면 같은 날 오후에 열리는 결승에서 메달을 노려볼 만하다.

우하람은 이번 대회 3m 스프링보드에서 결승까지 올라 한국 다이빙 사상 올림픽 최고 순위인 4위를 차지한 바 있다.

이와 같이 한국 선수단은 이날도 메달 사냥에 실패하면서 금메달 6개, 은메달 4개, 동메달 9개로 메달 순위 13위에 머물렀다. 지난 2일 체조 남자 도마 신재환(제천시청)의 금메달과 배드민턴 여자 복식 동메달 이후 메달 소식이 끊겼다.

한국은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는 금메달 9개, 은메달 3개, 동메달 9개로 8위를 했었다.

7일 0시 현재, 중국은 금메달 36개(은메달 26개·동메달 17개)로 여전히 선두를 달리고 있고 미국은 금메달 31개(은메달 36개·동메달 31개)로 그 뒤를 쫓고 있다. 개최국 일본은 금메달 24개(은메달 11개·동메달 16개)로 3위에 올라 있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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