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2주기 추도식 엄수..,봉하마을에 與지도부·대권주자 총집결

정치 / 류수근 기자 / 2021-05-24 00:50:20
김총리 ”‘바보 노무현’의 삶처럼 분열 넘어 국민통합 희망 놓지 않겠다“
이재명 "노무현 꿈 실현" 이낙연 "균형발전" 정세균 "정치검찰 단죄“
국민의힘 김기현 당대표 대행도 참석...“진영논리 넘어선 국민통합”
이광재, 27일 대선 출마...“대한민국의 희망·통합 위해 도전할 것”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2주기 추도식이 23일 오전 11시 경남 김해 봉하마을 대통령 묘역에서 엄수됐다.

'열두 번째 봄, 그리움이 자라 희망이 되었습니다'를 주제로 진행된 추모 행사에는 노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 사위 곽상언 변호사 등 유족과, 여야 지도부 등 각계 주요 인사 등 70여 명만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행사 주제문이 적힌 노란 모자를 착용한 채 추모의 뜻을 보냈다.
 

▲ 권양숙 여사 등 참석자들이 23일 오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엄수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2주기 추도식에서 참배하고 있다. [김해=연합뉴스]

연합뉴스에 따르면, 딸 정연 씨는 행사 전 가족 참배를 함께하고 추도식에는 참여하지 않았고, 중국에 체류 중인 아들 건호씨는 입국시 중국과 한국에서 총 5주간 자가 격리해야 하는 점 등 때문에 이번에는 추도식에 참석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추도식에는 범여권 인사들이 총집결, 고인의 뜻을 기리며 노무현 정신 계승을 한목소리로 외쳤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윤호중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이해찬 전 대표, 김부겸 국무총리,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 정의당 여영국 대표,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 등이 참석했다.

또,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김경수 경남지사, 양승조 충남지사, 김두관 이광재 의원 등 민주당의 주요 대권주자급 인사들도 참석했다.

▲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엄수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2주기 추도식' 공식 행사 후 많은 시민이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김해=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조화로 노 전 대통령의 12주기 추모를 대신했다. 문 대통령은 18대 대선 후 치러진 서거 8주년 기념식에서 "현직 대통령으로서 이 자리에 참석하는 것은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날 추도식에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비롯해 참여정부 시절 노 전 대통령과 친분이 깊은 이해찬 전 총리, 김두관·추미애 전 장관도 함께했다.

추도식은 국민의례와 묵념, 대표 헌화 및 묵념, 김부겸 총리 추도사, 12주기 주제 영상 '어느덧, 열두 번째 봄' 상영, 유시민 이사장 감사 인사, 참배 순으로 진행됐다.

권양숙 여사와 곽상언 변호사, 유시민 이사장이 대표로 헌화·분향했다.

▲ 김부겸 국무총리가 23일 오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엄수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2주기 추도식에서 추도사하고 있다. [김해=연합뉴스]


김 총리는 추도사에서 "대통령의 열망과 달리 오늘날 대한민국의 불신과 갈등은 어느 때보다 깊다"며 "가난하고 어려운 이웃과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좀 더 관심을 두지 못하고, 분노하는 사람들을 좀 더 사랑하지 못한 정치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바보 노무현'의 삶처럼 분열과 갈등을 넘어 국민 통합과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희망을 놓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송영길 대표는 추도식 후 "노 대통령이 남긴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이라는 말을 되새긴다"며 "원칙과 민주주의를 지켜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대권주자 '빅3'인 이재명 경기도지사,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총리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2주기인 이날 일제히 노 전 대통령을 추모했다.
 

▲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6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오른쪽은 노 전 대통령 사위인 곽상언 변호사. [김해=연합뉴스]

이재명 지사는 페이스북 글에서 균형발전과 국민통합, 반칙과 특권이 없는 공정한 세상 등 노 전 대통령의 정치 철학과 가치를 언급한 뒤 "당신께서 떠나신 후 새로 태어난 수많은 노무현들 중 하나로서, 과거이자 미래인 당신의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온 힘 다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지사는 지난 6일 노 전 대통령 묘역을 미리 참배한 바 있다. 당시 이 지사는 방명록에 "반칙과 특권이 없는 사람 사는 세상, 공정한 세상으로 만들어가겠다"는 글을 남겼다.

이낙연 전 대표는 추도식 후 기자들과 만나 "노 전 대통령 앞에 서면 항상 부끄럽고 작아지는 것을 느낀다"면서 "대통령께서 남긴 숙제를 우리가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가 반성한다"고 말했다.

그는 “균형발전”을 노 전 대통령의 유지 중 강조하고 싶은 것으로 꼽았고, 검찰·언론 개혁 문제에는 "당도 고민하고 논의하고 있으니 지혜로운 결론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 23일 오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2주기 추도식에서 헌화를 마친 정세균 전 총리(오른쪽)가 헌화 순서를 기다리는 이낙연 전 총리 앞으로 이동하고 있다. [김해=연합뉴스]

정세균 전 총리는 추도식 후 기자들과 만나 "노 전 대통령이 그렇게 원하던 공수처도 출범했고, 부족하지만 국정원, 검찰 개혁 등이 이뤄진 것은 성과"라면서 "미진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완수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라고 말했다.

정 전 총리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당신을 정치적으로 타살한 세력이 반칙과 특권으로 발호하려고 한다. 정치검찰의 검찰 정치, 대한민국의 검찰 공화국 전락을 내버려 두지 않겠다"며 “반칙을 단죄하는 일이 원칙이고 특권을 깨트리는 일이 공정"이라고 했다.

'노무현의 오른팔'로 불려온 이광재 의원과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꼽히는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도 추도식에 참석했다.

▲ 이광재 의원이 23일 오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2주기 공식 추도식' 후 행사장 앞에서 대선후보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해=연합뉴스]

이 의원은 이날 봉하마을의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찾은 후 기자들과 만나 "대한민국의 희망과 미래, 통합을 위해 도전하겠다"며 "27일 노 대통령이 자방자치실무연구소를 만들었던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출마선언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 원장은 추도식에 참석한 후 "노 대통령이 필생 지향했던 '통합의 정치' 의미를 새삼 되새기게 된다"는 소회를 밝혔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도 추도식에 참석했다.

▲ 권양숙 여사(오른쪽)와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 대표권한 대행이 23일 오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엄수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2주기 추도식에서 주먹인사 하고 있다. [김해=연합뉴스]

보수 정당의 당 대표급 인사가 노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한 것은 2016년 새누리당 원내대표였던 정진석 당시 대표 대행 이후 5년 만이다. 원내대표로선 지난해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에 이어 2년 연속 참석이다.

김 당대표 대행은 추도식 참석 소회를 묻는 취재진에게 "아픈 역사의 현장에 다시 왔다"며 국민의힘 지도부의 봉하마을 방문에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통 큰 소통과 진영논리를 넘어선 통합의 정신이 아쉬운 요즘 시점"이라며 "고 노무현 대통령님께서 남기신 그 뜻을 우리의 이정표로 삼아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 대행은 취임 후 첫 지방 일정으로 지난 18일 광주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 41주년 기념식에도 참석했다. 대선을 앞두고 '통합 행보'를 통해 당의 지역적·이념적 외연을 확장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연합뉴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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