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 문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서 꼬리무는 의혹에 뭇매...사과와 해명에도 궁금증은 더 커져

정치 / 류수근 기자 / 2021-02-10 00:37:03
비상식적 생활비·자녀 편법유학·논문 베끼기·적격성 문제까지
野의 집중 신상검증 '난타'에 與는 정책질의로 '엄호'
[메가경제= 류수근 기자] 황희 문화체육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는 꼬리를 무는 여러 의혹에다 전문성 결여 지적까지 야당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이에 황희 후보자는 해명하거나 거듭 사과했지만 의혹이 가시기는커녕 곳곳에서 더 큰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며 뒷맛이 개운치 않은 청문회가 됐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9일 황희 문화체육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비상식적으로 적은 월 생활비와 많은 수의 통장, 수천만 원대 자녀 학비, 해외 가족여행 경비 등 황 후보자와 가족의 생활자금 출처와 신상 문제를 둘러싼 의혹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집중적인 질의가 이어졌다.
 

▲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서울= 연합뉴스]

야당 의원들은 초반부터 후보자의 국회의원 시절 각종 특혜 의혹과 생활자금 출처에 대한 해명 논란에 집중하며 도덕성 검증에 날을 세웠다.

황희 후보자는 부부와 딸 등 3인 가족 기준 월 생활비가 고작 60만 원에 불과하다는 논란에 대해서는 "생활비를 60만원이라고 이야기한 적은 없다"며 "언론에 나온 것은 생활비 중에서 집세, 보험료, 학비 등을 빼고 신용카드 쓴 것이 720만원 되는데 단순히 12로 나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 통장에 잔액이 없을 것이라는 전제로 60만원이라고 계산됐는데 실제 생활비 지출은 300만원 정도"라며 "최대한 아끼려는 마음이 있는데 잘못 전달된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황 후보자는 가족 명의 통장이 비상식적으로 많은 46개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총선 예비후보로 두 번 떨어지고, 계속 출마하다 보니까 계좌에 돈이 얼마나 있었는지는 대부분 소액 계좌라서 모르는 것"이라며 계좌를 정리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황 후보자는 그러나 2017년 본회의에 불참하고 스페인으로 가족여행을 떠난 데 대해선 "처음에 가족이 해외에 여행을 나갔을 때는 본회의가 없었다"면서도 "결과적으로 매우 부적절한 처사였다"고 사과했다.

그는 또 보좌관이 지역구 주민 익명 채팅방에서 주민 행세를 하며 황 후보자를 두둔한 사실과 관련해서도 "제 보좌관이 부적절한 일을 저질렀다"며 사과하고 면직 조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황 후보자는 수자원공사 '입법 청탁' 의혹에 대해서는 "단 한 번도 직접 후원자 명단을 받아본 적이 없다"고 강조한 뒤 "이번에는 그분(수공 간부)이 어디에 근무했다는 것을 알고 아마도 제 지인이 부탁한 것 같다"면서 입법 관련성을 부인했다.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은 "배우자와 자녀가 2011∼2015년 미국 유학비로 연평균 2700만∼5000만원을 썼고, 씨티은행 국내계좌 예치금을 인출해 썼다고 했는데 이 기간 송금내역이 전혀 없다"며 자금 출처를 따져 물었다.
 

▲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서울= 연합뉴스]

이에 황 후보자는 "당시 국회의원도 아니었고 개인적으로 상당히 어렵고 힘든 시기였다"며 그럼에도 "월 250∼350만원은 무조건 보내겠다고 했었고 또 배우자의 친언니가 바로 앞집에, 제 동생도 인근에서 살고 있었다. 이런저런 도움을 많이 받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황 후보자는 딸 조기유학을 위해 한국무용 전공자인 배우자가 '허위 유학'을 했다는 ‘편법 조기유학’ 논란에 대해서는 "(매사추세츠주) 알링턴의, 차상위계층 아이들이 다니는 공립학교"라면서 "아이를 위해 유학을 보냈으면 그 학교에 다니지 않았을 것"이라고 부인했다.

후보자 박사학위 논문 지도교수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발주 보고서를 수주하고 완료한 2017년 12월에 국토위 소속이었던 후보자 역시 박사학위 논문을 쓰고 학위를 받았다며 둘의 인과관계를 묻는 말에는 보고서 수주에 관해 당시에 몰랐다며 공교롭다고 했다.

연구결과의 유사성에 대해서는 "지도교수가 하니까 생각과 고민이 비슷할 수밖에 없었다"고 반박했다. 다만 "일부 방법론은 수학공식처럼 생각했다"며 출처 미표기를 사과했다.

야당의원들과 달리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정책질의에 집중하며 신상검증과는 거리를 뒀다.

김승원 의원은 "인사청문회가 과도한 인신공격, 신상 털기에 치중되어서 본래 목적인 공직 후보자의 자질을 검증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황 후보자는 지난달 20일 발표된 개각 명단에 포함됐을 때부터 전문성이 없다는 지적에 시달렸다. 이날 청문회에서도 후보자의 업무 적격성을 두고 여야의 태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은 부처 업무 관련 이력이 전무하다는 점에서 "코로나로 인한 업계 어려움을 걱정한 게 아니고, 내년 대선을 염두에 둔 정권 말기 보험용 인사"라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 간사인 박정 의원은 "전문성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정책, 소통 능력"이라며 김대중 정부 당시 박지원 장관이 문화 분야 예산을 1%대로 올려놓은 사례에 견주어 "(코로나 시국에) 예산확보도 주된 임무"라고 했다.

체육인 출신인 임오경 의원도 "한 분야에만 정통한 스페셜리스트보다 다분야를 아우르며 조율할 수 있는 제너럴리스트의 역량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황 후보자는 본격적인 인사 검증에 앞서 열린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에서 문화체육관광 분야의 코로나19 회복과 문화뉴딜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에 대해서 여러 가지 우려도 많고, 기사도 많이 쏟아졌다. 현장과 더 깊이 소통하고, 최고의 전문가인 여야 의원들과 자주 소통하면서 대한민국 문화체육관광과 코로나 극복을 위해서 열심히 뛰도록 하겠다"며 일할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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