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대북안보 진용 개편...국정원장 박지원·통일부장관 이인영·안보실장 서훈·외교안보특보 임종석 정의용
류수근 기자
webmaster@megaeconomy.co.kr | 2020-07-03 23:53:13
[메가경제= 류수근 기자]북한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가 상징적으로 말해주듯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좌초 위기에 처한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대북 가용 인적자원을 총동원해 집권 후반기 안보라인의 진용을 새롭게 갖췄다.
3일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통일부 장관에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 서훈 전 국가정보원장, 국정원장에 민생당 출신의 박지원 전 의원을 내정했다. 또 신임 대통령 외교안보 특별보좌관으로는 임종석 전 비서실장과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을 임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 문재인 정부에서 있었던 5차례의 남북정상회담 때마다 중책을 맡아 풍부한 경험을 쌓은 인사들이다.
통일부 장관과 국정원장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되고, 신임 국가안보실장과 외교안보 특보는 이르면 6일 임명될 예정이다.
현 정부의 대북라인을 모두 재기용한 데다 김대중 정부 시절 대북통인 박 전 의원까지 전면에 배치함으로써, 문 대통령이 집권 후반기에 마지막 대북 승부수를 띄웠다는 해석을 낳고 있다. 그만큼 꼬일 대로 꼬인 대북문제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절박한 의지로 풀이된다.
대북정책 최전선에 있는 통일부 장관에 내정된 이인영 의원은 민주화 운동가 출신의 4선 국회의원으로 더불어민주당 ‘남북관계발전 및 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맡는 등 남북관계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 인물이다. 남북관계 주무 부처에 여당 원내대표를 지낸 이 의원이 발탁되면서 통일부의 무게감을 높였다.
강 대변인은 이 장관 내정자에 대해 "국회의원 재임 중에도 개혁성과 탁월한 기획능력, 강력한 추진력을 보여줬다"며 “현장과 의정활동에서 쌓은 전문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교착 상태의 남북관계를 창의적이고 주도적으로 풀어나감으로써 남북 간 신뢰 회복을 획기적으로 진전시키는 등 남북 화해 협력과 한반도 비핵화라는 국정과제를 차질 없이 추진할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대북안보의 컨트롤타워인 국가안보실장에 내정된 서훈 전 국가정보원장은 평생 국가안보를 위해 헌신해온 국정원 출신의 외교·안보 전문가이다. 문재인 정부 외교·안보 분야 공약을 설계하고, 국정원장 재직 시절에는 국내 정보담당관 제도를 폐지하는 등 국정원 개혁을 강력히 추진했다.
서훈 내정자는 미국·일본의 외교·안보 고위 인사들과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해 남북·북미 정상회담 등 현안을 기획·조율했다.
강 대변인은 서훈 내정자에 대해 "외교·안보 분야의 풍부한 정책 경험과 전문성, 그리고 국정철학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강한 안보,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국제협력 주도 등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구현이라는 국정 목표를 달성하여 국민들께서 체감하실 수 있는 성과를 창출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국정원장에 전격 발탁된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는 4선 국회의원 경력의 정치인으로 김대중 정부에서 청와대 공보수석과 대통령 비서실장, 문화관광부 장관을 지냈다. 과거 민주당에 몸담았으나,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탈당해 안철수 국민의당에 참여해 대표까지 지냈다. 이후 민주평화당을 거쳐 4·15 총선에서는 민생당 소속으로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문 대통령이 장관급 이상 자리에 야당 인사를 발탁한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박 후보자는 2000년 남북 정상회담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기여했으며 현 정부에서도 남북 문제에 대한 자문 역할을 하는 등 북한에 대한 전문성이 높다는 평가다. 박 전 의원은 김대중 정부의 핵심 대북통이었던 만큼 문 대통령이 북한에 또 다른 화해의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강 대변인은 박 내정자에 대해 "메시지가 간결하면서 명쾌하고, 정보력과 상황 판단이 탁월할 뿐만 아니라 제18, 19, 20대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활동해 국가정보원 업무에 정통한 인물"이라고 평가하고, “오랜 의정활동에서 축적된 다양한 경험과 뛰어난 정치력, 소통력을 바탕으로 국가정보원이 국가안전보장이라는 본연의 업무를 충실히 수행토록 하는 한편, 국가정보원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국민에게 신뢰받는 정보기관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종석 외교안보특별보좌관은 재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현 정부 초대 대통령비서실장을 지냈다. 국정 전반에 대한 통찰력과 정무 역량이 탁월할 뿐만 아니라 외교·안보 분야에서도 다양한 경험과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
강 대변인은 임 특보 내정자에 대해 “국정에 대한 폭넓은 경험과 깊이 있는 식견을 바탕으로 외교·안보 현안에 대한 대통령 자문역할을 내실 있게 수행하여 우리나라의 국익 수호와 한반도 평화 정착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의용 외교안보특별보좌관은 외교관, 17대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하면서 30여년 간 외교·안보 분야에서 활동한 인물이다.
국제 감각과 식견이 뛰어나며, 특히 현 정부 초대 국가안보실장으로 임명되어 남북·북미 정상회담 개최, 미국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구축에 기여하는 등 복잡한 외교·안보 현안에 대처해 왔다.
강 대변인은 “오랜 기간 국내외 외교 현장에서 쌓아온 경험과 전문성, 그리고 현 정부의 국정철학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외교안보특별보좌관으로서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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