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총선 42일만에 김종인 비대위 출범...미래한국당과 합당 '단일대오 구축'

'김종인 비대위' 9명 확정…여성 2명·청년 3명 포함

류수근 기자

webmaster@megaeconomy.co.kr | 2020-05-28 02:07:59

[메가경제= 류수근 기자]과정은 순조롭지 않았지만 마무리는 일사천리였다. 김종인호가 1시간만에 일사천리로 추인됐고, 미래한국당 흡수합당도 속전속결로 이뤄졌다.


미래통합당이 27일 오후 3시 30분부터 국회 의원회관에서 연달아 개최된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에 상정된 비상대책위원회 임기 연장을 위한 당헌 개정안과 비대위원 구성안, 미래한국당과 합당안 등을 모두 만장일치 박수를 통해 의결했다. 반대 의견은 나오지 않았다.


미래통합당이 단 1시간만에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출범과 미래한국당 흡수 합당을 동시에 마무리 지은 것이다.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주호영 원내대표 등이 27일 국회에서 열린 전국조직위원장 회의에 입장하기 전 잠시 취재진 앞에 서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상임전국위에서는 주호영 원내대표의 인사말 후 10분도 지나지 않아 비대위 안건의 의결 절차가 완료됐다.


전국위의 경우도 개회부터 의결까지 5분도 걸리지 않아 합당안을 결정 짓고 오후 4시30분께 폐회했다.


통합당에 따르면 이날 상임전국위는 전체 41명 중 23명, 전국위는 전체 637명 중 375명이 각각 참석해 일찌감치 의결정족수를 채웠다. 별도로 찬반 토론을 신청한 사람은 없었고 의결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이로써 8·15 총선 참패 후 지도부 공백 사태를 겪어온 미래통합당은 총선 42일만에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했고, 미래한국당과의 합당으로 단일대오를 갖춘 상태에서 21대 국회를 맞이하게 됐다.


이날 통합당은 지난달 말 추인된 '김종인 비대위'의 임기를 연장하는 당헌 개정안을 의결했다.



미래통합당 정우택 전국위원장이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차 전국위원회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당헌 개정으로 임기를 오는 8월 30일까지로 규정한 부칙에 '비대위를 둘 경우는 예외로 한다'는 조항이 추가되면서 그간 비대위 출범을 가로막아온 임기 문제를 해결했다.


이에 따라 김종인 비대위는 내년 4월 7일 재보선까지 통합당을 이끌면서 지난 총선까지 전국 단위 선거에서 4연패 하면서 갈길을 잃었던 당을 정상화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통합당은 이날 김 위원장과 함께 비대위를 구성할 비대위원으로 성일종·김현아 의원, 김미애 당선인, 김병민 서울 광진갑 조직위원장, 김재섭 서울 도봉갑 조직위원장, 정원석 청사진 공동대표를 선임했다. 주호영 원내대표, 이종배 정책위의장은 당연직으로 참여한다.


9명 중 김미애 당선인과 김현아 의원은 여성이며 김병민·김재섭·정원석 위원장은 나란히 1980년대생으로, 통합당에 취약한 여성과 청년층을 고려한 비대위 구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전국위 의결 후 "그동안 위기도 있었지만, 곡절 끝에 원래대로 하나가 됐다"며 "내일부터 혁신과 대선 승리를 위해 통합당을 함께 일으켜 세우자"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주호영 원내대표 등이 27일 국회에서 열린 전국조직위원장 회의에 입장하기 전 잠시 취재진 앞에 서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앞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상임전국위에 앞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국조직위원장회의 비공개 특강에서 “이제 시대가 바뀌었고, 세대가 바뀌었다"며 "당의 정강·정책부터 시대정신에 맞게 바꿔야 한다"면서 "일반적 변화가 아닌, 엄청난 변화만이 대선 승리의 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은 더는 이념에 반응하지 않는다"며 "(국민을) 보수냐 진보냐 이념으로 나누지 말자"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합당의 전통적 지지층에 호소해 온 '보수', '자유 우파'를 더는 강조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진보, 보수라는 말 쓰지 말라. 중도라고도 하지 말라"며 "정당은 국민이 가장 민감해하는 '불평등' '비민주'를 잘 해결할 수 있는 집단이라는 것만 보여주면 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과거 경제민주화처럼 새로운 것을 내놓더라도 놀라지 말라"며 "정책 개발만이 살길이다. 깜짝 놀랄 만하게 정책 개발 기능을 되살릴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세계 경제·사회의 변화를 언급하면서 "어느 쪽이 변화한 세상에 더 잘 적응하느냐의 문제가 남았고 그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다음 달 1일 오전 8시 현충원 참배로 당무를 시작한다.


미래한국당이 그간의 우여곡절을 끝내고 이날 미래통합당과 합당 절차를 사실상 완료하면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따라 헌정사상 유례없이 등장한 비례 위성정당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미래통합당 정우택 전국위원장이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차 전국위원회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그동안 통합당과 한국당은 4·15 총선 후 합당 수임 기구를 구성했으나 한국당 원유철 대표가 합당 지연을 이유로 임기를 연장하려고 시도하는 등 혼란을 겪었다.


이처럼 합당에 미온적이던 미래한국당이 '돌변'한 것은 통합당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를 띄우면서다.지난 22일 통합당 당선인들이 김종인 비대위를 출범시키기로 결정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태도를 바꿨고, 당선인들은 조속한 합당을 촉구하며 지도부를 압박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하나가 된 우리 당은 앞으로 신속하고 힘있게 민생 현안 해결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손자병법이나 어느 전략 서적에서도 '병력을 나눠 싸우라'는 얘기는 보지 못했다"면서 "병력은 집중해서 운영하고 기동성을 살려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지난 20일 국회 의원회관 제3로비에서 열린 제21대 국회 초선의원을 위한 오찬에서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왼쪽)와 미래한국당 원유철 대표가 문희상 국회의장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주 원내대표는 그동안의 합당 논의와 관련, "한국당의 독자 원내교섭단체 구성 작업이 상당히 진척되고 있었고 한편에서는 한국당이 새로운 보수의 구심점이 되어야 한다는 여론전이 거세게 펼쳐졌다"면서 "(합당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데 손을 대보니 엄청 어려운 숙제로 변해있었다"고 그간의 고충을 전했다.


그러면서 "가슴 졸이고, 냉가슴을 앓았다"면서 "'아 틀렸구나' 절망하기도 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연합뉴스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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