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이슈] 문 대통령, 수소차 홍보모델 자처… 현대차와 전략적 협업?

강한결

webmaster@megaeconomy.co.kr | 2019-01-18 15:07:01

[메가경제 강한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수소경제'라는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 앞서 문 대통령이 수소차 홍보모델을 자처할 정도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면서 현대자동차그룹이 야심차게 준비중인 수소전기차(FCEV) 사업도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


지난 17일 문재인 대통령은 울산시청에서 열린 정부의 수소경제 로드맵 발표행사에 참석해 "수소경제는 에너지원을 석탄과 석유에서 수소로 바꾸는 산업구조의 혁명적 변화"라고 말했다. 이어 "수소경제를 위한 우리 정부의 의지는 확고하다"며 "우리로서는 국가 에너지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꾸면서 신성장동력을 마련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7일 울산시청에서 열린 '수소경제 로드맵' 발표행사에 참석해 수소경제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사진= 연합뉴스]

수소경제 로드맵 발표행사에 참석한 문 대통령은 행사 직전 현장에 마련된 '수소경제 전시장'에 들러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넥쏘'의 그림을 보고 "요즘 현대차, 특히 수소차 부분은 내가 아주 홍보모델"이라고 말했다. 이 말은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동안 문 대통령의 경제정책 현장 방문에는 현대차가 비교적 자주 등장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여러 차례 수소차에 대한 관심을 보였던 문 대통령은 지난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과 수소차에 대한 의견을 주고 받았다. 정 부회장은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기·수소차 등에 향후 4년간 5조원을 투자할 것"이라 말했고, 문 대통령 역시 "수소 자동차·버스 등은 미세먼지를 정화하는 기능까지 있으니 효과적"이라고 화답했다.


17일 행사에서도 수소차에 대한 문 대통령의 관심은 지속됐다. 문 대통령은 "현대차는 수소로 연료전지를 만들고 있다. 수소 자체를 내연기관에서 연료화하는 방식도 있지 않나"라고 물었고, 김세훈 현대차 상무는 "그 방식은 더는 개발을 안 한다. BMW에서 개발하다가 얼마 전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수소활용 연료전지 전시장에서도 "보급이 잘 되고 있느냐", "수소차처럼 보조금이 지급되거나 하느냐", "가동 시에 이산화탄소 배출이 전혀 없는 것이냐", "스마트시티에 적용하고 있느냐" 같은 질문을 계속하며 호기심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전시장 견학 후 곧바로 이어진 발표회 인사말에서도 '수소'라는 단어를 47회나 사용할 정도로 수소경제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이 '수소경제'라는 새로운 로드맵을 제시하면서, 수소전기차를 미래 핵심 사업으로 구상하고 있는 현대차 역시 든든한 우군을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이 '수소경제'라는 새로운 로드맵을 제시하면서 현대차의 수소차 사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가운데)이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현대차 정 수석부회장은 작년 12월 열린 충주 제2공장 신축 기공식에서 "수소차처럼 수소 에너지를 활용하는 신산업 분야에서 '퍼스트 무버'로서 산업 트렌드를 이끌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대한민국과 현대차그룹이 머지않아 다가올 수소 경제라는 글로벌 에너지 변화의 핵심축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현대차가 수소차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현대차그룹의 수소차 개발 역사는 2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국 캘리포니아 연료전지 시범사업에 참여하면서 연료전지 개발을 본격화한 현대차그룹은 같은 해 11월 싼타페를 모델로 연료전지차를 처음 선보였다.


2004년 미국 전역에서 투싼 연료전지차 32대를 운행했고, 2008년에는 투싼 연료전지차 2대와 스포티지 연료전지차 1대 등 자체 개발한 차량으로 미 대륙 동서 횡단에 성공했다.


2013년 초 글로벌 완성차 업체 중 가장 먼저 양산 체제를 갖추고 투싼ix 수소차를 상용화했지만, 높은 차량 가격과 인프라 부족 등으로 초기 수소차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현대차는 전 세계적인 친환경차 확대 흐름에 맞춰 주행거리를 늘리고 안전성을 강화하는 등 야심차게 준비한 차세대 수소차인 넥쏘를 지난해 내놓으며 반격에 나섰다. 정부 역시 현대차의 수소차 사업에 아낌없는 지원을 보내고 있다. 특히 가격의 절반에 가까운 보조금을 적용하며 수소차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힘쓰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넥쏘의 글로벌 판매 목표를 6000여대로 잡았다. 수소차 보조금 규모가 확대됨에 따라 내수 판매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전년 판매량보다 6배나 많게 잡은 것이다.


업계에서는 정부 계획대로 2025년 수소차 10만대 양산체계가 갖춰진다면 수소승용차 가격이 현재의 반값인 3000만원대로 낮아지는 게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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