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국세청 조사4국 세무조사 이유는 이것

조철민

webmaster@megaeconomy.co.kr | 2017-12-21 01:24:12

[메가경제 조철민 기자] 국내 게임업계의 선두주자 엔씨소프트에 국세청 조사4국 요원들이 들이닥쳤다. 대체 무슨일일까?


21일 사정기관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12월 초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요원들을 경기도 성남시에 소재한 엔씨소프트 본사에 예고 없이 투입, 회계 관련 자료들을 예치하고 세무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번 세무조사는 12월부터 내년 2월까지 약 3개월 일정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일각에선 이번조사가 기획조사를 전담하는 서울국세청 조사4국 요원들이 투입된 점을 감안하면 엔씨소프트의 재무 투명성에 큰 문제가 있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6월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이하 자조단)은 주가 급락 직전 보유주식을 팔아 막대한 차익을 얻은 엔씨소프트 경영진을 대상으로 전방위 조사에 착수했었다.


지난 6월 사건을 복기해보면 다음과 같다.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의 대표적 게임인 모바일 게임 '리니지M'은 지난 6월 21일 출시 직후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매출 1위에 오르며 돌풍을 예고했다.


하지만 회사는 바로 공매도 논란과 함께 금융당국의 조사 대상이 되며 주가는 크게 출렁거렸다.


엔씨소프트의 전날 공매도 물량은 19만6256주로 2003년 5월 22일 상장 이후 최대로 집계됐다.


공매도액은 762억4961억원으로 2014년 1월 10일 기록한 사상 최대 공매도액 425억762만원을 경신한 것이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주식을 빌려서 파는 투자기법으로, 공매도 투자자는 주가가 하락하면 해당 주식을 사서 공매도분을 상환해 시세 차익을 챙길 수 있다.


당시 엔씨소프트는 리니지M의 흥행 기대감에 주가가 고공행진을 했었다. 하지만 출시 전날 리니지M에 ‘아이템 거래소‘ 시스템이 빠진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그 날 주가는 11.41% 급락했다.


이에 따라 엔씨소프트의 시가총액은 지난 19일 8조9360억원에서 20일 7조9160억원으로 하루 새 1조200억원이 증발했다.


아이템 거래소는 게임사의 '캐시카우' 역할을 한다. 엔씨소프트가 현재 국내 게임업계 빅3로 성장하게 된 배경도 원작 리니지를 즐겼던 게이머들의 현질(현금결제)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결국 아이템 거래소가 빠진다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하면서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급락했다. 이에 엔씨소프트는 장 마감 직전 "내달 5일 이전에 아이템 거래소 시스템을 제공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며 "게임물관리위원회에 심의를 요청해 접수한 상태"라고 공지했다.


이런 상황에서 배재현 엔씨소프트 부사장도 20일 공시를 통해 보유 중이던 주식 8000주를 13일과 15일 전량 매도했다고 밝혔다. 배 부사장이 주식 처분을 통해 챙긴 액수는 32억9635만원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서는 배 부사장이 엔씨소프트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부당이득을 취한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었다.


이에대해 엔씨소프트 윤진원 글로벌커뮤니케이션 실장은 당시 "배 부사장은 보유하고 있는 스톡옵션 중 일부를 행사하는데 필요한 주금납입금과 소득세를 마련하고자 보유 주식을 매도했다"며 "스톡옵션을 행사한 후에는 매도한 주식보다 더 많은 양의 주식을 보유하게 된다"고 해명했었다.


하지만 이런 해명에도 불구하고 급기야 금융위원회가 현장 조사에 나서는 등 조사에 착수했고, 한국거래소도 공매도 거래에 대해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유재훈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장은 당시 "전날 엔씨소프트에 대한 대량 공매도, 배재현 부사장의 주식 처분과 관련한 제보가 쇄도해 조사에 착수하게 됐다"며 "엔씨소프트와 배 부사장이 미공개 내부 정보를 이용했을 가능성과 이를 다른 공매도 세력과 공유했을 가능성 등 두 가지 혐의점에 대해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었다.


김영춘 거래소 시장감시본부 상무도 당시 "공매도 특이사항에 대해 상시적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며 "필요한 경우 심리를 하고 법위반 가능성이 발견되면 금융위원회에 통보할 방침"이라고 말했었다.


결국 이 번 국세청 조사4국의 세무조사 배경에는 앞서 언급된 공매도 사태와 경영진 주식매도 등 회사측의 대규모 이익에 반한 주주들의 피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볼 수 있다. 국세청은 금융위와 한국거래소의 조사를 바탕으로 엔씨소프트 재무부문의 불공정 거래 내역을 가려내 이에 누락된 세금징수와 의혹이 있는 비자금 조성의 탈세 횡령 부분을 들여다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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